오늘 저녁은 스키야키야
今夜すきやきだよ
제목만 보면 ‘또 먹는 이야기냐’ 라는 식상함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이 드라마는 음식보다는 인간에 초점을 맞춘 따뜻함이 더 돋보인다. 맛있는 요리를 앞에 두고 나누는 일상 이야기는 어쩐지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 요리하는 이의 마음이 담겼기 때문일까, ‘집밥’이란 맛보다도 궁극적인 고향 같은 존재라는 면에서 특별함을 더한다. 렌부츠 미사코와 트린들 레이나를 주연으로 공동생활을 통해 내일을 향해 나아갈 활력을 얻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산뜻하게 펼쳐진다. 연애체질의 ‘아이코’와 연애에 관심이 없는 ‘토모코’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녔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에 속마음을 내보일 수 있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능력 있는 캐리어우먼인 아이코는 가사를 싫어하고 집에서 일하는 프리라이터인 토모코는 집안일을 좋아하니, 셰어하우스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두 여성이 그려가는 일상에서 동시대의 무한공감을 느끼게 된다.
고교 동창생 아이코와 토모코는 친구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재회한 얼마 후 동네 슈퍼마켓에서 다시 마주친다. 약혼자에게서 결별을 통보받은 아이코는 토모코를 본 순간 울음을 터트리고, 토모코는 아이코를 집으로 데려온다. 일과 가정을 동시에 해내는 슈퍼우먼을 원하는 약혼자에게서 이별을 통보받은 상황에 대해 한바탕 푸념 끝에 개운해진 아이코는 그제야 맛있는 음식 냄새에 식욕을 느끼고, 그림책 작가로서 길을 잃고 슬럼프에 빠져 있던 토모코도 자신이 한 요리에 대한 아이코의 찬사를 통해 힘을 얻는다. 갑작스럽지만 의외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공동생활을 결정하기에 이른다. 일상생활에 당연한 듯 자리 잡고 있는 성 역할과 사회생활에서 겪는 애로사항, 결혼제도의 고질적인 관습 등에 따르는 고민과 애환을 맛있는 집밥과 함께 엮어가는 이야기다.
<등장인물>
오타 아이코: 렌부츠 미사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매사에 열심이며 일은 잘하지만 집안일 전반이 서툴다. 연애 체질로 결혼 욕구가 강하다.
아사노 토모코: 트린들 레이나
그림책 작가. 일은 슬럼프에 접어들어 있지만, 가사 전반을 좋아하고 잘한다. 타인에게 연애 감정을 품지 않는 성향의 소유자.
스기우라 유키: 스즈키 진
인테리어 디자이너. 어떤 것을 계기로 ‘아이코’에게 끌린다. 순수하고 쾌활해서 미워할 수 없지만, 실은 뿌리 깊은 문제를 안고 있다!?
무라야마 신타: 미카와 유고
토모코의 친구이자 좋은 이해자. 장래 설계는 애매하고, 목표도 없으며, 수입도 불안정한 프리 웹 라이터.
야마키 카에데: 곤노 부루마
토모코의 담당 편집자.
이가라시 히로미: 카와이 아오바
아이코의 상사.
우치야마다 미쓰코: 미야자키 요시코
토모코가 동경하는 그림책 작가.
어째서 아내라는 역할은 ‘가정적’이어야 하는가. 어머니가 일과 가사를 완벽히 병행했다고 해서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남자, 과연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은근히 압박을 가해오는 사회의 구조적 병폐에 맞설 방법은 없는 걸까. 연애를 하지 않건 결혼을 하지 않건 왜 주위에서 편견을 갖는단 말인가. 도대체 ‘보통’이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가. 보다보면 수긍이 가는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본작은, 제26회 테즈카 오사무 문화상 신인상을 수상한, 타니구치 나츠코谷口菜津子저, 신초샤新潮社 코믹 원작의 「오늘 밤 스키야키야今夜すきやきだよ」를 드라마화한 것이다. 각각의 역할에 자연스럽게 동화된 연기를 보여주는 주인공 렌부츠 미사코와 트린들 레이나의 모습도 예쁘고, 매력남 스즈키 진의 등장도 반갑다. 좋은 일이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땐 집에서 스키야키를 먹는 일본인들, 확실히 맛있는 음식은 기분을 풀어주고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게다가 수육에 삼계탕이라니 음식 센스 좀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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