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모래 위
夏の砂の上

독창적인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배우 오다기리 조가 주연·공동 프로듀서를 맡은 영화 <여름의 모래 위>는 나가사키 출신의 극작가 마쓰다 마사타카松田正隆의 유명 희곡이 원작이다. 1998년 무대화된 이후 여러 번 재연되고 있는 명작으로, 사랑을 잃은 남자, 사랑을 끊어낸 여자, 사랑을 모르는 소녀가 각자의 아픔과 마주하며 작은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감독을 맡은 타마다 신야는 「카메라를 통해서 인간의 본질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아픔이나 그것을 포기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허무, 그리고 그래도 삶은 그저 계속된다는 이 세상의 한 가지 본질 같은 것이 대사의 흐름 속에서 점점 입체적으로 떠오르는 작품이다. 유명한 관광지로서가 아니라 나가사키長崎에서의 리얼한 삶 그 자체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영화의 신선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고 바싹 마른 여름의 나가사키. 어린 아들을 잃은 상실감에 아내 케이코와 별거 중인 고우라 오사무는 일하던 조선소가 망해 백수가 되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않고 방황하며 지내던 중, 여동생 아사코가 17세의 딸·유코를 데리고 찾아온다. 아사코는 오사무에게 유코를 맡기고 혼자 남자를 만나러 후쿠오카 하카타로 가버렸고, 이로써 오사무와 유코의 갑작스런 동거생활이 시작된다. 고등학교에 가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유코는, 거기서 일하는 선배·다테야마와 친해진다. 서툴지만 열심히 아버지를 대신하려는 오사무와의 생활에 익숙해졌을 무렵, 유코는 오사무와 케이코가 말다툼하는 현장을 맞닥트린다.




아들을 잃은 상실감에서 인생의 시간이 멈춰버린 남자 고우라 오사무 역에 오다기리 조, 아버지의 사랑을 모르고 자란 조카딸 유코 역에 타카이시 아카리, 슬픔을 공유하고 함께 재시작할 수 없는 남편·오사무에 대해 ‘조용한 분노’를 간직한 별거중인 아내·케이코 역에 마츠 다카코, 아버지가 없는 유코를 오빠에게 맡기고, 남자 곁으로 달려가는 자유분방한 여동생·아사코 역에 미츠시마 히카리, 유코에게 호의를 보이는 아르바이트처의 선배·다테야마 역에 다카하시 후미야, 오사무가 일하고 있던 조선소의 동료·진노 역에 모리야마 나오타로, 같은 조선소 동료·모치다 역에 미츠이시 켄, 남편과 케이코의 사이를 의심하는 진노의 아내 역에 시노하라 유키코가 캐스팅되었다. 그야말로 연기파 인기배우가 집결한데다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은 희곡이 원작이니 만큼 볼만한 가치가 분명 있으리라 생각되는 영화다. 특히 이 작품에는 번화한 관광 명소는 나오지 않는다. 어디에나 있는 듯 친숙한 나가사키시의 “일상의 풍경”을 무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숨 쉬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음속 깊이 스며든다는 게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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