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테마리포트

시인 바이런과 셸리의 발자취, 로드무비 ‘트립 투 이탈리아’

반응형

영국의 대문호 바이런과 셸리는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역시 약속이라도 한 듯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바이런과 달리 셸리는 죽고 나서야 인정을 받았지만, 동시대 서로에게 영감을 얻고 우정을 나누었던 두 사람의 영향은 수많은 후대 작가들에게로 이어졌다. 각자의 이유로 영국을 떠나 유럽여행을 하던 그들은 운명처럼 만나고 친분을 쌓아가며 이탈리아에서 삶의 여정을 이어갔다. 


 

 

트립 투 이탈리아 
The Trip to Italy, 2014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는 바로 그 ‘바이런과 셸리’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는 두 영국 남자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의 5박 6일 여행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를 시작으로 로마, 그리고 카프리까지 자동차 ‘미니’를 타고 여행하는 꽃중년 듀오. 그들을 따라가는 시간은 눈을 즐겁게 하고 입에서는 군침이 돌게 만들 뿐만 아니라 걸작 영화의 로케이션지를 낭만적인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또한 바이런의 마지막 거주지, 셸리의 마지막 생가, 시인들의 만, 익사한 셸리를 화장한 해변, 셸리와 트릴로니의 묘 등 인상적인 장소들을 돌아다니며 지적 호기심까지 충족시켜주니, 여행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로드무비로는 늘 랭킹 상위에 오르는 그야말로 오감 만족 영화다. 이탈리아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우선 이 영화를 감상하도록 하자.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풍광과 환상적 만찬 그리고 친한 친구와의 즐거운 대화까지 ‘진짜’ 이탈리아 기행의 모든 것이 담긴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는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이 연출을 맡아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탄생했다.”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1788~1823

 

 

제6대 바이런 남작, 조지 고든 바이런은 낭만주의 문학을 선도했던 영국의 시인이다. 유서 깊은 귀족 가문이라고는 하나 프랑스 혁명으로 어지럽던 당시의 영국에서 평판이 그다지 좋을 리 없고 실제로 악명 높은 집안이기도 했다. 학생 시절의 무절제하고 방탕한 생활은 그런 영향도 있을 테지만, 당시의 귀족 자제들의 관습에 따라 오른 유럽 대륙 여행길은 새로운 세계에서 문학적인 시야를 넓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국의 풍물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노래한 기행문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Childe Harold's Pilgrimage>로 유명해진 그는 이후 수많은 걸작 시집들을 잇달아 출판하고 호평을 받았다. 스캔들과 가정파탄에 떠밀리듯 영국을 떠났으나 그의 자유로운 떠돌이 생활과 많은 여성들과 나눈 사랑이 낭만주의 문학을 꽃피우도록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여성에게 쉽게 유혹되는 남성을 묘사한 풍자적 서사시 <돈 후안Don Juan>은 마치 그의 인생을 그린 것 같은 필생의 대작으로 남았다.


 

 

 

 

 


퍼시 비시 셸리(Percy Bysshe Shelley)
1792~1822

 

영국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시인 퍼시 비시 셸리는 그 유명한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의 남편으로도 알려져 있다.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이튼칼리지에서 옥스퍼드대학이라는 엘리트코스를 밟았으나 무신론을 부르짖다 퇴학당했다. 16세 소녀와 결혼하고 종교와 정치제도를 비판하는 급진적인 시와 글을 쓰던 그는 무정부주의자이며 자유사상가인 윌리엄 고드윈의 추종자가 된다. 그리고 정치적 이상을 노래한 <매브 여왕Queen Mab>을 발표할 무렵 고드윈의 딸 메리와 만나게 되었다. 지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그의 이상에 딱 들어맞는 여인 메리와 사랑에 빠진 그는 가족을 두고 여행을 떠났고, 첫 번째 부인은 그만 자살하고 만다. 이후 결혼한 퍼시와 메리 부부는 방랑 생활을 이어가고 여행길에서 많은 작가들과 교류를 가졌다, 특히 당대 최고의 시인 바이런과 존 키츠와의 만남은 그가 체념하지 않고 더욱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힘을 주었고 그로 인해 다양한 작품세계를 펼쳐냈다. 

 

 

 

로마에 위치한 키이츠-셸리 기념관

 

 

사진: britannica.com / ksh.roma.it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