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와의 문화교류는 창작물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한류가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현상도 기쁘지만 타문화의 다양한 소재를 우리 정서에 맞도록 재창조함으로써 또 다른 작품이 태어나는 것도 흥미롭다. 특히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의 문화는 받아들이기가 더욱 쉽다. 이야기의 강국인 일본은 소설이나 만화가 발달해 있는데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성이 강한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늘 새로운 소재를 찾고 있는 영화계에서는 좋은 스토리를 발굴해내곤 한다. 점점 더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영화의 역량을 생각할 때 일본의 작가들도 자신의 작품을 원작으로 영화화하는 것에 기대가 크지 않을까 싶다. 21세기를 맞이해 일본의 스릴러를 원작으로 한 우리 영화가 확산되면서 장르영화를 더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책으로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짜릿함을 안겨주는 스릴러 영화, 원작과 비교해보는 재미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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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Limit, 2022

일본 추리 소설의 대가 故 노자와 히사시野沢尚의 원작 소설 《リミット》을 토대로 한 영화다. 서스펜스, 미스터리, 심지어 로맨틱 코미디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최고의 인기를 누린 각본가이자 소설가인 저자의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조로 함으로써 영화는 극강의 몰입도를 이끌어낸다. 연속 유아 유괴 사건을 소재로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한 1998년작 원작소설을 현대 한국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초등학교 아들이 유괴 당하자 엄마 연주(진서연)는 충격으로 실신해버린다. 경찰은 여경찰 소은(이정현)을 대역으로 삼아 협상을 벌이지만 오히려 그녀의 아들까지 납치되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경찰을 따돌린 소은. 하지만 이로 인해 아들을 구하기는커녕 궁지에 몰리고 마는데, 모성의 외롭고 처절한 싸움이 시작된다.

▷ 감독: 이승준
▷ 출연: 이정현, 진서연, 문정희, 박경혜, 박명훈, 최덕문, 오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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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The Policeman’s Lineage, 2020

경찰소설로 유명한 일본의 작가 사사키 죠佐々木譲의 베스트셀러 《警官の血》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2008년판 1위에 선정되며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자의 대표작으로, 일본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원작은 3대에 걸친 경찰 일가의 대하미스터리이지만 국내 영화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각색되어 더욱 긴장감 넘치는 크라임 서스펜스가 탄생했다. 경찰조직의 어둠을 그린다는 것과 경찰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파고든다는 점, 그리고 진정한 경관의 모습을 조영하는 결말 부분만은 원작을 토대로 하고 있다. 광역수사대의 에이스 형사 박강윤(조진웅)과 뼛속까지 원리주의자인 젊은 형사 최민재(최우식)을 중심으로 위험한 경계에 선 두 경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감독: 이규만
▷ 출연: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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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Beasts Clawing At Straws, 2019

개성파 추리 작가 소네 케이스케曽根圭介의 동명소설 《藁にもすがる獣たち》를 원작으로 한다. 사상 최초로 ‘일본 호러소설대상’ 단편상과 ‘에도가와 란포 상’을 동시 수상하며 데뷔 때부터 주목을 받은 저자의 작품은 빈틈없는 구성과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단숨에 읽히는 속도감을 자랑한다. 절박한 삶에 몰린 사람들이 거액이 담긴 돈 가방을 둘러싸고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논스톱 범죄 미스터리로, 상상을 초월한 충격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갑자기 눈앞에 주인 없는 돈 가방이 나타난다면 누구라도 마음이 흔들릴 것이다. 하물며 언제라도 무너질 듯한 인생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라면 욕망이 폭발해 미쳐버리지 않겠는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달려드는 8명의 짐승들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 감독: 김용훈
▷ 출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진경, 신현빈, 정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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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링
Howling, 2012

인물 심리묘사가 탁월한 중견작가 노나미 아사乃南アサ의 《얼어붙은 송곳니 凍える牙》가 원작으로, 제115회 나오키상 수상작이자 여형사 오토미치 다카코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편이다. 일본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드라마화되기도 했다. 서두부터 ‘한밤중에 저절로 불타 버린 피해자’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되면서 보는 이의 호기심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걸작이다. 대개의 범죄 미스터리는 사람이 가해자이지만 이 작품은 늑대개를 내세우며 색다른 공포와 긴장감 속으로 치닫는 전개가 압권이다. 의문의 연쇄 살인, 사체에는 짐승의 이빨자국이 남겨져 있을 뿐. 강력계 만년 형사 상길(송강호)은 새파란 신참 여형사 은영(이나영)과 파트너가 되어 울며 겨자 먹기로 수사에 임한다. 그런데 짐승에게도 계획과 표적이 있었다.

▷ 감독: 유하
▷ 출연: 송강호, 이나영, 신정근, 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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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집
Black House, 2007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가 기시 유스케貴志祐介의 동명소설 《黒い家》를 토대로 한 영화로 제4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 수상작이다. '인간의 마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는 사실을 섬뜩하게 그려내며 공포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독한 열정의 소유자인 보험사정원과 전대미문 싸이코패스의 대결을 골자로 충격적인 죽음의 진실을 좇는다. 어느 날 고객의 집으로 불려간 보험사정원 전준오(황정민)은 목을 매어 죽은 7살 어린 아이의 시체를 발견한다. 곧 사망보험금이 청구되지만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아이의 아버지 박충배(강신일)의 수상한 태도로 타살을 의심하고 자체 조사에 나선다. 7살짜리가 자살을? 그게 가능한가? 준오의 앞에는 믿을 수 없는 악몽이 기다리고 있었다.

▷ 감독: 신태라
▷ 출연: 황정민, 강신일, 유선, 김서형, 김정팔
한국영화 vs. 일본영화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중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작가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 이사카 코타로, 미야베 미유키, 이분들의 작품은 발표하는 족족 국내도서로도 출간이 될뿐더러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영화로, 또 드라마로 이어진다. 더구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은 중국에서도 영화화되었고, 이사카 코타로의 <마리아비틀>은 할리우드로 진출하기에 이른다. 이 문인들의 정보는 다른 포스팅에서도 소개되니 여기서는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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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献身》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운명의 수식. 목숨을 건 순애가 낳은 범죄. 저자 작품 독자 인기 랭킹 제1위. 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용의자X, Perfect Number, 2012
감독: 방은진
출연: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 김윤성, 김보라
容疑者Xの献身, Suspect X, 2008
감독: 니시타니 히로시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츠츠미 신이치, 시바사키 코우, 마츠유키 야스코, 키타무라 카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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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さまよう刃》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선 아버지의 복수와 소년범죄를 주제로 한다. 정의와 심판에 대해 여론에 묻는 문제작.
방황하는 칼날, Broken, 2014
감독: 이정호
출연: 정재영, 이성민, 서준영, 이주승, 최상욱, 이수빈
さまよう刃, Hovering Blade, 2009
감독: 마시코 쇼이치
출연: 테라오 아키라, 다케노우치 유타카, 이토 시로, 사카이 미키, 오카다 료스케, 쿠로다 코헤이, 사토 타카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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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夜行》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18년 전 살인사건에 관련된 남자와 여자의 궤적을 쫓는 형사. 치밀한 스토리와 웅장한 스케일로 그려진 기념비적 걸작.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White Night, 2009
감독: 박신우
출연: 손예진, 한석규, 고수, 이민정, 박성웅
白夜行, Into the White Night, 2010
감독: 후카가와 요시히로
출연: 호리키타 마키, 코라 켄고, 후나코시 에이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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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ゴールデンスランバー》

이사카 코타로伊坂幸太郎. 총리 암살 누명을 쓰고 거대한 음모에 몰린 남자. 스릴 작렬 초특급 엔터테인먼트. 야마모토 슈고로상, 서점 대상 더블 수상작.
골든슬럼버, Golden Slumber, 2017
감독: 노동석
출연: 강동원, 김의성, 한효주, 김성균, 김대명, 유재명
ゴールデンスランバー, Golden Slumber, 2009
감독: 나카무라 요시히로
출연: 사카이 마사토, 다케우치 유코, 요시오카 히데타카, 하마다 가쿠, 시부카와 키요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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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車》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스스로의 의사로 실종된 여자. 자신의 존재를 지워야만 했던 자기파산자의 처참한 삶을 그린다.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의 걸작.
화차, Helpless, 2012
감독: 변영주
출연: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 송하윤, 최덕문, 이희준
火車, ドラマスペシャル드라마스페셜, 2011
감독: 하시모토 하지메
출연: 카미카와 타카야, 사사키 노조미, 테라와키 야스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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