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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리포트

영화와 소설을 통해 보는 쇼팽의 음악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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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서정적인 쇼팽의 음악과 그의 짧지만 격정적이었던 인생을 통해 남긴 사랑과 열정은 현시대에도 창조적인 예술혼을 불어넣고 있어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 클래식 음악은 소설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유난히 미스터리 장르에 더 어울리는 건 아마도 느리게 흐르다 빨라지고 조용하게 연주되다가 클라이맥스로 고조되는 전환이 스토리 전개나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와 잘 맞아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음악의 시인 쇼팽과 함께 하는 책과 영화, 겨울밤을 보내는 좋은 시간을 만들어줄 것 같다.


 

폴란드 영화 Mlodosc Chopina (Young Chopin, 1952) 쇼팽 역의 배우 체스와프 보웨이코


 

프레데리크 프랑수아 쇼팽
(Frédéric François Chopin, 1810~1849)
  

 

 

폴란드의 젊은 천재 쇼팽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열적인 사랑이 있었기에 더욱 아름다운 음악의 세계를 꽃피우지 않았을까. 첫사랑이었던 바르샤바 오페라 가수 ‘콘스탄티아 글라드코프스카’에 이어 ‘포토츠키 부인’, ‘마리아 보진스카’. 이루지 못한 사랑은 서정적인 작품들을 남기고, 리스트의 소개로 마침내 운명의 여인 조르주 상드를 만난다. 상드가 화려한 사교생활을 좋아하는 것에 비해, 쇼팽은 내성적이고 고독을 즐기는 성격이었기에 결국 헤어지고 말지만,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인 문학가와의 만남과 사랑은 수많은 역작을 남겼다. 이 시기의 낭만적인 작품으로 인해 쇼팽과 상드는 세기의 연인으로 언제까지나 기억될 것이다.


 


< 쇼팽 전기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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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투 리멤버
A Song to Remember (1945)

 

쇼팽의 가상의 삶을 그린 전기 영화로 아카데미상의 여러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성공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프레데릭 쇼팽은 11살의 신동으로 모차르트의 작품을 그의 스승 엘스너 교수(폴 무니 분)를 위해 연주한다. 엘스너는 자신의 제자가 뛰어난 연주자일 뿐 아니라 재능 있는 작곡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미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한다. 파리로 간 쇼팽(코넬 와일드 분)은 유명한 음악가 프란츠 리스트와 소설가 조르주 상드(멀 오베른 분)를 만나고 인생의 정열을 불태우지만, 애국자였던 그는 쇠약해진 건강에도 불구하고 고향 폴란드를 위해 연주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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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연인
Impromptu (1991)

 

쇼팽의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1836년 여름 조르주 상드(주디 데이비스 분)는 유명세와 동시에 악평의 정점에 올라 있었다. 어느날 상드는 프란츠 리스트(줄리안 샌즈 분)의 집을 방문했는데, 때마침 와있던 폴란드 태생의 작곡가 쇼팽(휴 그랜트 분)의 음악에 완전히 사로 잡혀 버렸다. 오해와 엇갈린 상황을 헤치고 결국 상드와 쇼팽은 마요르카 섬으로 요양을 떠나 사랑의 기쁨을 누렸지만, 결핵을 앓던 쇼팽의 병세는 낫질 않고 결국 파리로 돌아온 뒤 얼마 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쇼팽의 푸른노트 
La Note Bleue, Blue Note (1991)

 

역시 조르주 상드와의 시절을 그리고 있지만 상드의 딸 솔랑주(소피 마르소 분)을 엮어 각색한 이야기를 더하고 있다. 프레드릭 쇼팽(자누즈 올레니작 분)과 조르주 상드(마리-프랑스 비지에 분)는 19세기의 커플이었다. 음악의 천재였고 가장 낭만적인 작곡가였으며 병적인 사랑의 소유자였던 쇼팽과 당시 가장 당당한 프랑스 여성 작가였던 조르주 상드는 서로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러나 36세의 쇼팽은 그의 창조적인 천재성이 극에 달했을 때 심한 병을 앓게 된다.



 

쇼팽 : 디자이어 포 러브
Chopin: Desire for Love, Chopin. Pragnienie milosci (2002)

 

폴란드의 제르지 안테작 감독이 그리는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로맨틱한 사랑을 테마로 한 영화다. 러시아의 통치에 반대하는 저항운동이 일어나던 시대, 폴란드 바르샤바의 촉망받는 연주가이던 쇼팽(피에트르 아담첵 분)은 아들의 젊은 혈기가 걱정이 된 아버지에 의해 파리로 보내진다.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조금씩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쇼팽의 앞에 여류 문학가 조르주 상드(다누타 스텐카 분)가 나타난다. 둘은 사랑에 빠지고 상드는 결핵에 걸린 쇼팽이 음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여러 가지 난관이 도사리고 있었다. 낭만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시처럼 아름다운 멜로디가 스크린을 채운다.


 


< 쇼팽 사운드트랙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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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카의 이상한 사건
The Strange Case of Angelica, O Estranho Caso de Angélica (2010)

 

포르투갈의 노장 올리베이라 감독의 사랑과 예술에 관한 우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가 배경으로 흐르며 꿈인지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마법 같은 세계로 안내한다. 결혼 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젊은 신부 안젤리카(필라르 로페스 데 아얄라 분)의 마지막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진작가 아이작(리카도 트리파 분)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압도된다. 카메라를 통해 본 여인은 마치 살아있는 듯 신비로움에 싸여있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랑에 빠진 아이작은 밤낮으로 그녀와의 만남을 이어간다.

- Piano Sonata No.3 in B Minor, Op.58

쇼팽이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중 마지막 작품으로 기술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쇼팽의 가장 어려운 연주곡 중 하나로 여겨진다.


 

플라잉 머신 3D
The Flying Machine (2011)

 

쇼팽의 음악을 배경으로 가족애의 따스함을 맛볼 수 있는 피아노 클래식 3D 애니메이션.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주로 듣는 쇼팽의 주옥같은 클래식 피아노곡과 함께 환상적인 유럽 음악 여행이 시작된다. 런던의 미혼모 조지의 아이들은 플라잉 머신을 타고 애니메이션 세계로 보내지는데, 조지는 마에스트로 랑랑의 도움을 받아 그들을 추적한다. 한편 "Magic Piano"는 쓰레기장에서 발견한 피아노가 마법의 플라잉 머신으로 변하자 런던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폴란드의 소녀 애나와 사촌 칩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Chopin Etude

쇼팽은 총 27곡의 에튀드를 작곡했다. 기계적인 연습에 불과하던 연습곡들을 그의 천재성을 통해 독립적인 곡으로서의 음악적 가치를 얻어 연주회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곡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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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이즈 스트레인지
Love Is Strange (2014)

 

음악교사인 조지(앨프리드 몰리나 분)와 화가인 벤(존 리스고 분)은 오랜 게이커플로 39년 만에 드디어 뉴욕 맨해튼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길지 않았다. 꿈같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조지는 고교합창단 감독직에서 해고되고 함께 살던 아파트를 팔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결국 적당한 새 집을 찾기 전까지 지인들의 거처로 흩어져 살게 된 두 사람. 그들을 염려하는 친구들은 진심을 다해 보살펴주지만 두 사람의 일상은 채워지지 않는 결핍으로 황폐해진다. 클래식 음악으로 채워지는 사운드트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쇼팽의 아름답고 쓸쓸한 선율들이다.

- Nocturne No. 8 in D-Flat Major, Op. 27

쇼팽의 고요한 서정성을 담뿍 담고 있는 야상곡은 총 21곡이다. 그중 8번은 꿈결처럼 흘러가는 우아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무척 매혹적인 작품이다.



 


< 쇼팽의 음악을 소재로 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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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발라드 제4번
(Presto con Fuoco)

 

<쇼팽 발라드 제4번>은 미발표 악보를 둘러싼 비밀과 사랑을 그린 음악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다. 원제는 ‘Presto con Fuoco-정열을 가지고 빠르게’ 라는 음악용어다. 이탈리아 태생의 저자 로베르토 코트로네오의 소설 데뷔작으로 이탈리아 캄피엘로 문학상을 수상하며 움베르트 에코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세기의 걸작으로 꼽히는 쇼팽의 ‘발라드 제4번 바단조 작품번호 52’는 두 가지 버전이 존재했다는 가설을 전제로 한 이 소설은 쇼팽이 죽기 직전에 쓴 수수께끼 자필악보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속에 화자인 ‘나’ 마에스트로의 지난 세월이 겹쳐지면서 펼쳐지는 음악의 세계로 안내한다. '쇼팽의 발라드 1~4번'은 한편의 서사시처럼 서정적이고 풍부한 감성이 흐르는데 특히 4번은 피아노로 연주하는 모든 발라드 곡 가운데 정점을 찍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 Chopin Ballade No.4 in F minor Op.52

쇼팽의 발라드 제4번 바단조 Op.52 : 쇼팽이 작곡한 4개의 발라드 중 민족적 성향과 개성이 돋보이는 곡으로 대중의 인기 또한 높다. 피아노로 펼치는 서사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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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쇼팽
(いつまでもショパン)

 

<영원히 쇼팽>은 <안녕, 드뷔시>, <굿나잇 라흐마니노프>에 이어 피아니스트 ‘미사키 요스케’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다. 폴란드의 유명한 국제음악콩쿠르 ‘쇼팽 콩쿠르’을 배경으로 테러 사건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우승을 한 바로 그 콩쿠르 말이다. 저자 나카야마 시치리는 2010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받기도 했던 추리 소설가로 2015년 일본드라마 <속죄의 소나타>의 원작자이기도 한데 주로 음악을 소재로 다룬 이 작가의 작품은 은근히 찜찜한 뒷맛을 남기기는 하지만 클래식 연주가 흐르는 배경이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별로 없는지 <영원히 쇼팽>도 번역서가 출간되지 않았다. 그래서 더 궁금한 ‘쇼팽’편. 워낙 유명한 곡들이 많은 쇼팽의 음악은 <안녕, 드뷔시>의 ‘달빛’과 ‘아라베스크1번’처럼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아름다운 선율들로 머릿속을 가득 채워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11

쇼팽 피아노협주곡 제1번 마단조 Op.11 : 폴란드 혼란의 시기, 고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 연주회에서 초연한 곡으로 20세 청년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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