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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리포트

낭만파 음악의 선구자 클라라와 슈만, 브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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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과 함께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이끈 슈만과 브람스는 작품도 인생도 퍽이나 낭만적인 사람들이었다. 쇼팽의 인생에서 조르주 상드를 빼놓을 수 없듯이 슈만과 브람스에게 있어서도 클라라를 언급하지 않고는 생애와 음악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평생 짝사랑만 한 브람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 앞에는 그저 조연 역할밖에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사실은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을 이야기할 때 브람스 역시 빼놓을 수는 없다는 것.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이들의 로맨스는 그 자체가 영화와도 같은 삶이었다. 음악과 피아노를 사랑한 천재들에게 허락된 삶은 그리 길지 않았으나 굴곡 많은 인생에서 정열적으로 사랑하고 위대한 작품들을 남겼다.


 

영화 Geliebte Clara, 2008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

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독일 태생의 슈만은 순수한 열정을 지닌 사람으로 클라라의 아버지 프리드리히 비크에게 작곡과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파가니니의 악마의 연주법을 접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법을 창안해낸 쇼팽과는 달리, 슈만은 ‘피아노의 파가니니’처럼 신들린 연주자가 되기 위해 맹연습을 하다 손가락이 마비되면서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작곡과 평론에 전념함으로써 결국 대작곡가가 되었다. 가족력인 듯한 정신질환으로 인해 극단적인 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주옥같은 걸작들을 창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랑하는 아내 클라라의 존재였다. 말년에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시도로 결국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했으나 아내의 지극한 사랑을 받은 슈만의 음악은 서정적이고 편안하며 더없이 낭만적이다.



 

요하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1897

 

독일 출신 음악가였던 아버지에게서 음악교육을 받으며 자란 브람스는 유년기부터 재능을 인정받고 있었다. 연주여행을 하다 평소에 존경하던 슈만에게 소개를 받은 그가 피아노 연주를 하자 이 20세 청년의 재능에 놀란 슈만은 극찬을 마지않았다고 한다.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연모한 브람스는 이후 여자들과 친분을 쌓기는 했지만 결국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14살 연상의 클라라에게 일종의 플라토닉한 연정을 품고 살았다. 비교적 보수적인 경향을 갖고 있는 그의 음악은 숭고하면서도 아름다운 서정성을 지니고 있다. 피아노 음악에서도 화려한 기교를 배격하고 중후한 작품을 작곡했다. 흔히 크고 복잡한 음악 구성을 보이는 진지한 음악가란 평을 받고 있지만, 그의 업적과 새로운 시도는 후대 여러 음악가들의 찬탄의 대상이 되었다.

 

 


< 전기 영화 >


송 오브 러브
Song Of Love, 1947

 

병원에 입원한 작곡가 남편 슈만과 일곱 자녀에게 헌신한 클라라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수한 피아노 연주자인 클라라(캐서린 헵번 분)는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폴 헌레이드 분)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세월이 흘러 조울증과 실의에 빠진 슈만은 결국 정신병원에서 삶을 마감하고, 클라라는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을 꾸려가느라 연주를 다시 시작한다. 슈만을 존경하던 음악가 요하네스 브람스(로버트 워커 분)는 클라라를 사랑해 구애의 편지를 보내지만, 그녀는 항상 로베르트를 사랑할 거라며 그를 거절한다. 그렇지만 클라라는 남편이 죽은 이후에도 슈만과 브람스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여생을 보냈고, 자신을 사랑한 두 위대한 작곡가의 아름다운 음악을 유품으로 남겼다.

 

▶ Schumann <Kinderszenen> Träumerei 

슈만 <아린이의 정경> 중 ‘Dreaming’
독일어로 꿈, 공상이라는 뜻인 '트로이메라이(Träumerei)'는 슈만의 피아노 소품 <어린이 정경> 중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대중적으로도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곡이다. 



 

애수의 트로이메라이
Frühlingssinfonie, Spring Symphony, 1983

 

슈만이 1838년에 작곡한 피아노곡 제목인 트로이메라이를 따와 번안 제목을 붙인 독일영화로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헤르베르트 그뢰네마이어 분)과 그의 아내이자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나스타샤 킨스키 분)의 사랑과 삶을 다룬 음악 영화다. 슈만과 클라라가 난관을 헤치고 결혼하기까지의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브람스는 등장하지 않는다. ‘테스’로 일약 스타로 떠오른 나스타샤 킨스키가 클라라 역을 맡아 화제가 되었으며 이전 영화들에 비해 더 화려하고 로맨틱한 클래식 음악의 항연이 펼쳐지는데, 한국 제목으로 사용된 ‘트로이메라이’와 ‘사육제’같은 친숙한 곡들도 영화를 빛내주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봄의 교향곡’이 중심을 잡고 있다. 

 

▶ Schumann Symphony No.1 in B flat major Op.38 'Spring'

슈만 교향곡 제1번 내림나장조, Op.38 '봄'
슈만이 직접 ‘봄의 교향곡’이라 이름 붙인 곡이며, 전곡에 넘치는 행복감은 그의 생애의 가장 좋은 시기를 상기시키고 있다. 4악장. (1841년)



 

클라라
Geliebte Clara, 2008

 

낭만주의 음악 거장 슈만의 아내이자 최고의 피아니스트였으며 브람스가 사랑했던 여인 '클라라'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아버지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6년간의 법적 공방을 거쳐 슈만과 결혼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클라라(마르티나 게덱 분)와 로베르트 슈만(파스칼 그레고리 분). 1850년 뒤셀도르프 상임지휘자로 정착하며 상황은 오히려 나빠지고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지내던 어느 날, 젊고 재능 있는 요하네스 브람스(맬릭 지디 분)가 악보를 들고 집으로 찾아온다. 브람스의 천재성을 알아본 슈만, 클라라를 사랑하게 된 브람스, 감정의 흔들림을 경험하는 클라라. 우울증에 시달리던 슈만이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하지만 클라라는 재혼하지 않고 피아노를 연주함으로써 그들의 사랑과 인생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 Brahms Piano Concerto No.1 in D minor, Op.15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D단조 Op.15
클라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가 슈만 죽음 후 웅장한 교향곡으로 다시 개작된 작품이다. 피아노 독주는 또 다른 악상으로 전개되는 복잡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담백하고 아름답게 진행된다.



 

 


< 영화 사운드트랙의 슈만과 브람스 >

 

소피의 선택
Sophie's Choice, 1982

 

브루클린에 방을 얻은 시골출신의 소설지망생 스팅고(피터 맥니콜 분)는 옆집에 사는 네이단(케빈 클린 분)과 소피(메릴 스트립 분) 부부를 알게 된다. 그들과 친해진 스팅고는 소피가 유태인 학살현장에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과거 소피의 아버지와 남편은 나치의 학살 정책에 희생당하고 그녀 또한 아우슈비츠로 보내졌다. 한 독일 장교의 눈에 띄고 만 소피는 아들과 딸 두 아이 중에서 가스실로 보낼 아이를 선택하라는 협박을 당하는데... 참혹한 비극적 삶과 대비되어 영화에서 슈만의 음악은 행복한 시절의 음악으로 쓰였다. 네이단이 피아노로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중 ‘미지의 나라들, 미지의 사람들’을 연주하자 소피가 그 선율을 들으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 Schumann <Kinderszenen> Von fremden Ländern und Mensche 

슈만 <아린이의 정경> 중 ‘Of Foreign Lands and Peoples’
[어린이의 정경]은 슈만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쓴 작품이다. 모두 13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곡인 [미지의 나라들, 미지의 사람들]은 멜로디가 자장가처럼 달콤하고 로맨틱하다. 



 

비투스
Vitus, 2006

 

음악 및 수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비투스는 특히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는 부모의 높은 기대와 학교의 부적절한 교과 과정 사이에 갇혀 답답해하며, 점점 일상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어 한다. 천재소년 비투스가 좋아하는 것은 홀로 사는 할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 하늘을 날고 싶어 하며, 평범한 생활을 꿈꾸는 비투스. 발코니에서 뛰어내린 사건을 계기로 피아니스트와 평범한 아이로써의 이중생활을 할 수 있게 된 소년은 자신이 원하는 삶의 주인공이 된다. 천재소년의 특별한 삶을 다룬 영화 <비투스>는 모짜르트, 베토벤, 슈만 등 정통 클래식을 다룬 ‘음악영화’이다. 비투스 역할을 맡은 주인공 테오 게오르규는 실제로도 천재 피아니스트로, 영화에서 피아노의 거장 못지않은 화려한 연주 실력을 선보이며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멋진 연주곡은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 Schumann Piano Concerto in A minor, Op. 54

슈만 피아노협주곡 A단조, Op. 54
감미롭고 아름다운 악곡을 만들고자했던 슈만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피아노 협주곡으로, 공개적으로 초연된 1847년 1월에 슈만이 관현악을 지휘하고 부인이 피아노를 쳤다. (1845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Aimez-vous Brahms, Goodbye Again, 1961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스물넷의 나이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이 훗날 브람스나 로맨스를 대표하는 유명한 문구가 되기도 한 이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소설의 원제목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Aimez-vous Brahms]로, 미국에서는 [굿바이 어게인Goodbye Again], 우리나라에서는 [이수離愁]라는 제목으로 각각 상영되었다. 실내장식가인 폴라(잉그리드 버그만 분)는 트럭매매를 하는 부유한 사업가 로제(이브 몽탕 분)와 5년째 연인사이다. 바람둥이 로제는 결혼할 생각이 없고 폴라는 그런 그를 이해하려고 하는데, 어느 날, 실내장식을 의뢰한 고객의 아파트에 갔다가 그 집 아들인 멋진 젊은 청년 시몽(안소니 퍼킨스 분)을 알게 된다. 시몽은 폴라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던 날, 브람스 교향곡이 연주되는 음악회의 티켓을 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연상의 여인과 젊은 남자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에 걸맞은 작품 선정이 아닐 수 없다.

 

▶ Brahms Symphony No. 3 in F major, Op. 90

브람스 교향곡 제3번 F장조 Op. 90
음악회는 교향곡 제1번이 연주되었지만, 영화에서 주제음악의 역할을 한 것은 교향곡 제3번의 3악장이다. 브람스 교향곡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로맨틱한 곡이라서 널리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 슈만의 음악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소설 >


A장조의 살인 (Murder in a major)

 

<A장조의 살인>은 19세기 유럽의 음악 천재들을 둘러싼 스캔들과 미스터리를 그린 소설이다.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 그녀를 사랑한 브람스, 또 다른 천재 피아니스트 리스트... 낭만주의 음악이 황금기를 누리던 시절을 생생하게 되살린 음악 미스터리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저자 몰리 토고브는 캐나다의 주요 문학상인 리콕 메달을 두 번이나 수상한 작가로 ‘캐나다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로 불린다. 뒤셀도르프 관현악단의 지휘자이자 유명한 작곡가인 로베르트 슈만이 뒤셀도르프 경찰청의 헤르만 프라이스 경위에게 'A음이 계속 들려 견딜 수가 없다'며 사건을 의뢰한다는 설정이다. 실제로 슈만은 정신질환을 잃고 있어 A음의 환청이 계속 들렸다고 전해지는데 이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인다. 위대한 음악가들의 주옥같은 음악을 떠올리며 그들의 인간적인 내면세계를 상상할 수 있어 더 흥미로운 작품이 아닐까 한다.

 

 


손가락 없는 환상곡 (シューマンの指)

 

<손가락 없는 환상곡>의 저자 오쿠이즈미 히카루는 슈만의 열혈 팬임을 자처한다. 1994년 <돌의 내력>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며 미스터리 소품을 즐겨 사용하는 순문학 작가로 평가받는 한편 재즈 뮤지션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음악적인 역량 또한 풍부하다. 손가락을 다쳐 연주를 못하게 된 후 비로소 완벽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슈만을 경애하는 천재 피아니스트 ‘마사토’와 그런 그를 열렬히 숭배하는 ‘나’. 그리고 여학생의 죽음과 숨겨진 진실. 곳곳에 배치된 슈만의 음악이 미스터리의 완성도를 더한다. 문학, 음악, 미스터리,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고 하니 더욱 흥미를 돋우는데 이제 이 책과 함께 슈만의 음악 세계에 흠뻑 빠져들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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