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フェンス, Fence
복귀 50년을 맞은 오키나와를 무대로 성폭행 사건의 진상을 쫓는 엔터테인먼트 서스펜스 드라마로, 피부색이 다른 두 여성이 이끌어가는 이야기다. 오키나와라고 하면 일본 최대의 관광지, 이국적인 문화와 경이로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 아름다운 바다와 무수한 섬으로 이루어진 환상의 낙원 등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실상을 파고들면 아직까지도 아픈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어두운 그늘이 도사리고 있다. 일본이 전쟁을 일으켜놓고선 패배하고 나니 피해 운운하는 것이 마땅치 않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된 국민 개개인을 생각할 때 전쟁이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참담하기 그지없다. 종전 후 오키나와는 미국의 통치를 받게 되었다. 1972년 일본에 반환되었으나 동북아 최대의 미군기지이기에 쉽사리 철수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여러 가지 문제와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젠더와 인종, 세대 간 차이, 오키나와와 본토, 일본과 미국 등 다양한 울타리를 넘어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을 서스펜스를 곁들여 그려낸 작품이다.
잡지사의 라이터 ‘키’는 잠입취재의 귀재로, 상사의 요청을 받고 오키나와로 향한다. 미군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피해를 고발한 여성 ‘오오미네 사쿠라’를 취재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름에서 자연히 일본인을 떠올렸던 키의 앞에 등장한 인물은 검은 피부의 혼혈 여성이었다. 관광객을 가장해 사쿠라가 경영하는 카페바 MOAI에 간 키는 아버지가 미군이지만 본적은 없다는 것, 엄마는 결혼해 본토로 떠났다는 것, 키워주신 할머니가 오키나와전쟁 체험자로 평화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것 등 사쿠라의 주변사정을 듣는다. 한편으로 도내의 카바쿠라에서 일하고 있을 무렵의 손님이었던 오키나와현경의 경찰관 ‘이사’를 만나 미군 대상의 범죄 수사에 대한 어려운 현실을 알게 된 키. 사건이 벌어진 미군기지의 “몬젠마치”에서 탐문조사를 행하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기피하는 듯하고 사쿠라의 진술에서도 묘한 위화감을 느끼는데, 이윽고 오키나와의 복잡한 사정이 얽힌 “어떤 진상”에 도달하기에 이른다.
<등장인물>
코마츠 키에(키): 마츠오카 마유
카바쿠라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월간지 「BOWOW」에 기사를 쓰는 라이터. 미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사쿠라를 취재하기 위해 오키나와로 향한다.
오오미네 사쿠라: 미야모토 에리아나
미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여성. 오키나와에서 태어나 자란 혼혈로 카페바 「MOAI」를 경영하고 있다.
이사 카네후미: 아오키 무네타카
오키나와현경 중부서의 경찰관. 키, 사쿠라와 함께 범인을 쫓는다.
나카모토 소타: 요나시로 쇼
미군기지 종업원. 사쿠라의 전 애인
나카모토 루나: 히가 나나코
소타의 여동생. 사쿠라와는 친하게 지내고 있다.
시로마 가오루: 아라가키 유이 (특별출연)
오키나와의 「멘탈 클리닉 유쿠루」의 정신과 의사. 성 피해를 당한 여성들에게 다가가 전화 상담에도 응하고 있다.
히가시 유키치: 미츠이시 켄
「월간 BOWOW(바우와우)」 편집장. 키에게 사쿠라의 취재를 의뢰한다.
오오미네 요시: 요시다 타에코
양로원에서 살고 있는 사쿠라의 할머니. 오키나와전쟁 체험자로 평화운동에 참가하고 있다.
우에하라 코에이: 사쿠모토 다카라
오키나와현경 중부서의 경찰관. 이사의 후배이자 파트너.
다에라 기요미: 후지키 하야토
오키나와현경 중부서의 형사
제이: 드랭크생 노조미
오키나와 주재 미군 해병대원
야마시로 미유: 마츠다 루카
제이의 약혼자
미키: 니키
사쿠라의 친구로 미군기지 종업원
호리: 레이나
미국에서 온 소아과 의사
해리스: 단테 카버
미군 상관
각본은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MIU404>를 비롯해 수많은 히트작을 써낸 노기 아키코野木亜紀子. 연출은 영화감독으로도 활약 중인 마츠모토 카나松本佳奈. 탄탄한 쌍두마차에 올라탄 연기파 배우 마츠오카 마유가 당차게 극을 이끌어간다. 국내에서도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 사고’나 ‘주한미군 이태원 묻지마 살인사건’ 등 사건을 일으킨 미군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불평등한 현실을 마주한 바 있다. 범죄를 저질러도 용인되는 동맹관계란 납득할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 될 조약이 아닌가,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그에 따르는 불편한 진실, 차별받는 오키나와의 실태가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도 펜스를 뛰어넘는 인간사회의 연결성에 있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똑바로 마주보고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것만큼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할 ‘진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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