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
水は海に向かって流れる
타지마 렛토田島列島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 가정의 달에 보기 좋은 이야기다.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분위기의 히로세 스즈가 주연을 맡고,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노후자금이 없어> 등 원작소설을 멋지게 실사화하는 감독 마에다 테츠가 메가폰을 잡았다. 요즘 일본 창작물의 추세를 보면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한 고찰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결혼과 출산이 줄어들고 수명은 늘어나는데다 방치와 학대 같은 무책임한 양육도 한몫 거들어 혼자 사는 사람들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교류가 필요한 법이다. 그렇다면 꼭 피를 나누지 않았어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 가족을 이루고 살아갈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원작은 26세의 OL 사카키씨와 고등학생 나오타츠를 중심으로, 심상치 않은 인물들이 모인 셰어 하우스의 나날을 엮은 이야기다.
그 비오는 날의 만남이 세상을 바꿨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나오타츠는 통학을 위해 삼촌 모테미치의 집에 얹혀살기로 했다. 하지만 빗발치는 빗속에서 가장 가까운 역으로 마중 나온 것은 낯선 여성 사카키 씨였다. 게다가 안내된 것은 셰어하우스. 아저씨 집에는 몇 명의 룸메이트가 더 있다. 나오타츠는 그 일원이 된 셈이다. 부모 몰래 회사를 그만두고 만화가가 되어 있던 숙부 시게미치. 언제나 언짢은 것 같지만 맛있는 밥을 대접하기도 하는 회사원 사카키 씨. 여장을 한 점쟁이 이즈미야. 해외를 방랑하는 대학교수 나리세. 범상치 않은 남녀 5명에, 주운 고양이·미스터 문라이트(애칭:무)를 계기로 셰어하우스를 방문하게 된 나오타츠의 동급생이자 이즈미야의 여동생 카에데도 합류하면서 예상 밖의 공동생활이 시작된다. 쿨한 사카키 씨에게 어느새 아련한 마음을 품은 나오타츠는 조심스럽게 남자친구는 있냐고 물어보지만, 그녀는 “연애는 필요없다.”라고 답한다. 그런데 둘 사이에는 생각지도 못한 과거의 인연이 있었으니, 과연 나오타츠의 순수하고 곧은 마음이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내가 없었다면 이 사람의 어깨가 젖지 않았을 텐데.
<등장인물>
사카키 치사: 히로세 스즈
항상 기분이 언짢은 듯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살아가는 26살의 회사원. 기분이 나면 맛있는 밥을 짓는다.
구마자와 나오타츠: 오오니시 리쿠
셰어하우스로 이사 온 고등학생. 무도의 조카. 약간 사랑에 둔감하다.
우타가와 시게미치: 코라 켄고
나오타츠의 숙부. 통칭 니게미치 선생. 샐러리맨을 탈피해 만화가가 되었다.
이즈미야 하야테: 토즈카 준키
여장을 하고 있는 점쟁이. 카에데의 오빠. 셰어하우스의 분위기메이커.
이즈미야 카에데: 토우마 아미
하야테의 여동생. 육상부. 동급생 나오타츠에게 마음이 있다.
나루세 겐조: 나마세 카츠히사
대학교수. 세계를 여행한다.
사카키 킨고: 카츠무라 마사노부
치사의 아빠
다카시마 사나에: 사카이 마키
치사의 엄마
구마자와 타츠오: 키타무라 유키야
나오타츠의 아빠
미스터 문라이트: 고양이
애칭은 무. 나오타츠에게 주워져 셰어하우스의 일원이 된다.
진짜 가족의 곁을 떠나 기묘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신개념 가족 이야기.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일생 연애하지 않을 거라 선언하는지는 몰라도 점차 물이 스며들 듯 얼었던 마음도 녹지 않을까. 깜찍한 십대소녀였던 히로세 스즈가 어느새 한참 어린 십대소년을 바라보는 어른이 되어 있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형미모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화를 낸다고 어쩔 수가 없는 일이 세상에는 많이 있다. 그렇다고 화를 내지 않으면 쌓여가는 울화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 걸까. 그럴 때 다만 들어줄 뿐이라고 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마음이 든든해지지 않을까. 꼬인 인간관계 속에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무비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장판 영화 ‘키시베 로한 루브르에 가다’ (0) | 2023.06.02 |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영화 ‘괴물’ (0) | 2023.05.30 |
일본판 신데렐라, 영화 ‘나의 행복한 결혼’ (0) | 2023.05.22 |
히가시노 게이고 갈릴레오9 ‘침묵의 퍼레이드’ (0) | 2023.05.04 |
수묵화의 예술혼, 영화 ‘선은 나를 그린다’ (0) | 2023.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