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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노트

이시야 유야 감독 화제의 문제작, 영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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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어난 장애인 살상 사건을 모티브로 2017년 발표된 헨미 요辺見庸의 소설이 영화화되었다. 단순히 사회파나 휴먼드라마라 정의할 수 없는 현실고발 르포라고나 할까. 영화 《달月》은 이시이 유야 감독이 단단히 각오를 다지고 세상에 던지는 문제작으로,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영역이자 매우 불편한 진실이라 해도 누군가는 이야기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본을 대표하는 정예 영화인들이 참여한 작품이다. 사회고발적 성격의 작품을 주로 만들어온 프로듀서 카와무라 미츠노부가 가장 도전하고 싶은 원작이었다고 한다. 결국 고인이 생의 마지막으로 기획한 영화가 되었으니 스탭들이 영화에 임하는 자세 역시 남달랐으리라 짐작된다. 게다가 미야자와 리에, 오다기리 조, 이소무라 하야토, 니카이도 후미 등 일급 배우들로 구성된 출연진만 봐도 영화의 완성도를 짐작케 한다. 시설과 관련된 사건 사고들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문제이지만 그 실상에 대해서 과연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무엇을 탓하고 누구를 벌하기 앞서 사회적 배경과 시스템,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심리를 파고들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영화는 원작을 재구성해 예리한 시선으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유명 작가 도지마 요코는 그녀를 스승이라 부르는 남편과 둘이서 오붓하고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갑자기 “쓸 수 없게 된” 슬럼프가 찾아와, 깊은 숲 속에 있는 중증 장애인 시설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작가 지망생 요코나 그림을 좋아하는 청년 사토 군 같은 동료들, 그리고 빛이 닿지 않는 방에서 침대에 누운 채 “움직이지 않는 키짱”으로 불리는 입소자와 만난다. 자신과 생년월일이 같은 키짱을 어딘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친근하게 대하게 되지만, 한편으로 다른 직원들이 입소자에게 심한 대우나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요코의 호소는 통하지 않고 그런 세상의 불합리함에 누구보다 분개하고 있는 것은 사토 군이었다. 그의 내부에서 증폭하는 정의감이나 사명감이 이윽고 분노를 수반하는 형태로 서서히 고개를 들어간다.

 

 

그리고 ‘그날’은 드디어 오고 말았다.

 

 


<등장인물>

 

도지마 요코堂島洋子: 미야자와 리에
전 유명 작가. 깊은 숲 속에 있는 중증 장애인 시설에서 새롭게 일하기로 하는데, 그곳에서 본 폭력과 학대의 현실에 점점 피폐해져 간다.
사토 군さとくん: 이소무라 하야토
요코(洋子)의 시설 동료직원. 그림을 좋아하는 청년.
츠보우치 요코坪内陽子: 니카이도 후미
요코(洋子)의 시설 동료직원. 작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도지마 쇼헤이堂島昌平: 오다기리 조
요코의 남편. 아내와 둘이 조촐하고 검소한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두렵고 불편하더라도 마주봐야만 하는 세상이 분명 존재한다. 알면서도 “못 본 척” 하는 게 비겁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관자로 살고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그들 중 한 사람임이 부끄러우면서도 막상 직접적인 문제가 된다면 또 외면할 것 같다. 하지만 비록 행동하지 못하는 겁쟁이일지라도 눈과 귀는 열려있다. 정의, 정답, 그런 건 잘 모르겠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걸음에는 동참하리라. 함께 바라보고 같이 고민하면서.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싶다.

 

 

영화 <달月> 공식사이트

 

 

헨미 요辺見庸의 소설 <달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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