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죄를 자백하라
おまえの罪を自白しろ
유괴사건을 다루는 작품은 무수히 많이 발표되었고 어지간하면 실패하지 않는 소재이지만, 영화 《너의 죄를 자백하라》는 조금 색다른 접근으로 결을 달리한다. 이른바 “정치 미스터리”. 하다하다 유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다니 맹렬한 분노가 끓어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 이야기가 그리 단순한 것만은 아니어서 사건이 과연 어떤 방향으로 치닫게 될지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원작은 에도가와 란포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수상한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신포 유이치真保裕一의 동명 소설로, 감독은 수많은 히트작을 세상에 내보낸 미즈타 노부오가 맡았다. 유괴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가장 기가 막히는 건 납치해 놓고 아무 요구도 하지 않은 채 막막한 실종상태를 만드는 미친 행태이겠고, 가장 악랄한 건 아이를 인질로 몸값을 요구하는 잔인한 행태일 것이다. 그런데 극중에서 범인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어떤 “자백”이었다. 전대미문의 타임 리미트 서스펜스. 나카지마 켄토와 츠츠미 신이치가 열연한다.
사이타마현의 한 농도에서 오가타 마유미는 어린 딸 유즈하를 자전거에 태우고 공원에서 귀가하던 길에 누군가에 의해 넘어지는데 그 틈에 튕겨나간 유즈하는 유괴되고 만다. 마유미의 아버지는 현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명사이자 중의원 의원인 우다 키요지로. 형 요이치로는 당현련 간사장, 차남 겐지는 아버지 비서, 마유미의 남편 오가타 쓰네유키도 정계 진출을 노리고 시의원을 맡고 있는 정치인 일가다. 이윽고 도착한 유괴범으로부터의 요구는 몸값이 아니라, 할아버지인 키요지로를 향해 “내일 오후 5시까지 기자회견을 열어 네 죄를 자백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밝힐 수 없는 종류의 국가를 뒤흔드는 “죄”였다. 고집스럽게 입을 다물고 있는 키요지로. 국회의원, 비서, 엄마, 매스컴, 국가, 각각의 입장과 속셈은 모두 다르다. 새내기 비서인 둘째 아들 겐지는 시치미를 떼는 아버지와 가족의 목숨 사이에서 가려진 진상을 파헤치고자 한다. 과연 제 시간에 맞출 수 있을까.
진짜 적은 유괴범인가, 이 국가인가.
<등장인물>
[정치가 일족 우다 가문]
우다 겐지: 나카지마 켄토
우다 가문의 차남. 건축회사를 설립했다 도산해 어쩔 수 없이 의원 아버지의 비서를 맡기로 했다. 아버지 우다 키요지로의 방식에 의문을 갖는다.
우다 키요지로: 츠츠미 신이치
건설성 관료를 거쳐 지역 중의원 의원이자 내각부 부대신.
우다 요이치로: 나카지마 아유무
우다 가문의 장남. 사이타마 현의원. 일본 신민당 현련 간사장
오가타 마유미: 이케다 엘라이자
우다 가문의 장녀. 유괴된 유즈하의 엄마.
오가타 츠네유키: 아사리 요스케
정계 진출을 노리고 마유미와 결혼. 현재는 사이타마현의 시의회 의원.
[일본 신민당]
기미즈카 소스케: 카도노 타쿠조
신민당 간사장
나츠카와 다이헤이: 카네다 아키오
내각총리대신
[기타]
히라오 노부키: 야마자키 이쿠사부로
사이타마현경 형사부 수사1과 경부보
카미야 미사키: 미나미
「중앙 텔레비전」 보도기자
테라나 하쓰미: 오노 마치코
츠네유키를 지원하는 자원봉사자
다리 건설 예정지 근처에 총리의 친구가 소유한 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국회의원. 이에 사업을 진행하는 현 간부를 통해 건설예정지를 변경한다. 물밑 작업을 해놓으면 후에 장관 자리 하나 주겠지 하고. 그러나 공공사업에 관련된 부정은 어떻게든 드러나게 마련이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아닌가? 이게 일본 이야기인지 한국 이야기인지 헷갈릴 정도로 흡사한 사건인데, 어느 틈에 흐지부지 묻히고 뉴스 기사 리스트에서 사라져 버렸으니 정치와 매스컴은 정말이지 대단한 공생관계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가 납치당한다 해도 본질은 꾹꾹 누른 채 음모론이나 범죄행위 자체만을 내세워 여론몰이를 하겠지. 그리곤 서로가 “너의 죄”를 자백하라 물고 뜯겠지. 픽션에서나마 속 시원한 결말을 기대해 보련다. 최근엔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깔끔한 권선징악, 부정부패의 완전한 퇴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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