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의 원작자는 단연 이케이도 준이 아닐까 한다. 시즌2까지 제작되며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한자와 나오키>로 더욱 유명해진 그의 원작 드라마는 최근 점점 더 많은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미스터리를 내포한 스토리 전개와 사회성, 가족애, 가벼운 유머까지 요즘 트렌드에 딱 맞는 재미의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으니 시청자들이 빠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초반에는 기업비리를 다룬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비슷했던 소재가 최근 작품에 이르러 다채로워졌다는 것 또한 흥미를 더한다. 그래도 공통적인 주제라면 ‘결국 정의가 이긴다’, ‘은행원이 등장한다’는 것 정도? 다양한 소재와 다각적인 접근으로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케이도 준 원작의 드라마들이 늘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 필요한 외침을 후련하게 대신해 준다는 것이다. 책으로 읽어도 무척 재미있는 이케이도 준의 소설이 국내 번역본은 별로 없다는 건 정말 아쉬운 일이다.
이케이도 준(池井戶潤, 1963~ )
은행원 출신이라는 이력으로 인해 ‘금융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1998년의 첫 소설 <끝없는 바닥>으로 제44회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을 수상하고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들을 발표하며 2011년 <변두리 로켓>으로 제145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최고의 드라마 시청률을 올리며 히트를 친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를 비롯해 이제 그의 소설은 거의 모든 작품이 드라마로, 나아가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다.
한자와 나오키 半沢直樹, 2013 / 2020
아마도 전설로 남을 것으로 보이는 화제작으로 원작소설은 <オレたちバブル入行組우리들 버블 입행조>와 <オレたち花のバブル組우리들 꽃의 버블조>이다. 출세를 위해서 메가뱅크인 산업중앙은행에 입사한 한자와 나오키의 파란만장한 은행원 생활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한자와 나오키 역의 사카이 마사토를 비롯해 카가와 테루유키, 타키토 켄이치, 카타오카 아이노스케 등 출연배우의 연기 또한 주목을 받았다. TBS 10부작.
2020년의 시즌2는 한자와 나오키를 주인공으로 한 또 다른 소설 <ロスジェネの逆襲로스제네의 역습>과 <銀翼のイカロス은빛 날개의 이카루스> 두 권을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드디어 국내에서도 <한자와 나오키 1~4권>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변두리 로켓 下町ロケット, 2015 / 2017 / 2018
알고 보니 <변두리 로켓>은 2011년 WOWOW에서 미카미 히로시와 와타베 아츠로 주연의 5부작으로 방송되었던 것이 2015년 아베 히로시 주연의 연속드라마는 원작소설 <변두리 로켓 2권 가우디 계획>까지 연결해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한다. 우주과학 개발 기구의 연구원이었던 '츠쿠다 코헤이'가, 죽은 아버지가 경영하던 중소기업 ‘츠쿠다 제작소’의 사장이 되어 사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꿈을 향해 나아가며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TBS 10부작.
2018년에는 <변두리 로켓 3권 고스트>와 <변두리 로켓 4권 야타가라스>를 원작으로 역시 TBS에서 속편 11부작이 방송된데 이어 2019년 1월에는 ‘그 후’의 이야기가 신춘드라마 특별방송으로 소개되면서 이야기는 완결되었다.
육왕 陸王, 2017
버선을 만들어온 백년의 노포가 러닝화 개발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전통이 사라져가는 현 시대, 버선만으로는 도저히 수익을 맞출 수 없어 고민하던 사장은 우연한 계기로 새로운 사업을 생각해낸다. 버선의 장점을 살리고 오랫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결합시켜 만들고자 의욕을 불태우지만, 자금난은 물론이고 소재와 기술력, 홍보의 문제에 이어 대기업의 방해까지 다양한 장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영세업체의 끈기와 동료들의 단결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야쿠쇼 코지, 야마자키 켄토, 타케우치 료마를 비롯해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연한 강력 추천작이다. TBS 10부작.
아키라와 아키라, 2017
영세 공장의 아들 야마자키 아키라(瑛)와 대기업 해운업체 동해상선의 후계자 가이도 아키라(彬). 태어난 곳도 자란 환경도 다른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숙명을 짊어지고 운명에 맞서 살아 왔다. 이윽고 두 사람은 같은 은행에 입사하게 되고 각자의 위치에서 신념과 의지로 시련을 헤쳐 나간다. 역경에 맞서는 두 아키라의 인생을 건 싸움은 서로 교차하고 얽히면서 뜨겁게 불타오른다. 사이토 타쿠미와 무카이 오사무가 각각 아키라 역을 맡아 매력을 뽐냈다. WOWOW 9부작.
민왕 民王, 2015
총리 아버지(엔도 켄이치 분)와 대학생 아들(스다 마사키 분)이 몸이 바뀐다는 설정의 유쾌한 드라마다. 공부는 담을 쌓았지만 여성스러운 성향의 순수함을 지닌 아들은 총리로서 정의감 넘치는 발언으로 진실한 모습을 국민에게 인정받고, 지식과 연륜을 자랑하려 한 아버지는 취업 활동에서 패배를 맛보는 전형적인 스토리지만 뻔한 데서 감동받고 교훈을 새롭게 얻는 게 바로 드라마를 보는 맛이니까 즐겁다. '카라'의 강지영도 출연했다. 아사히TV 8부작.
어서 오세요, 우리 집에 ようこそ、わが家へ, 2015
소소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트러블이 평범한 가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현대 사회에 섬뜩한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다. 알 수 없는 스토킹에 시달리게 된 가족들을 위해 굳건히 일어난 소심한 성격의 장남 아이바 마사키와 조력자 사와지리 에리카를 중심으로 진상을 좇으며 더욱 더 강한 결속력과 유대감을 다지게 되는 훈훈한 가족애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다. 후지TV 10부작.
하나사키 마이가 잠자코 있지 않아 花咲舞が黙ってない, 2014 / 2015
은행 내부의 불의에 대해 할 말을 하고야 마는 여성 은행원 하나사키 마이를 주인공으로 한 일화 완결 드라마로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제작되었다. 소설 <불상사(不祥事)>와 <은행총무특명(銀行総務特命)>을 원작으로 한다. 평범하지만 정의감 투철한 여주인공 역은 핫한 여배우 안이 맡아 활약을 보여주었다. NTV 10부작.
주가폭락 株価暴落, 2014
경영 재건이 필요한 거대 슈퍼마켓과 기업에 대한 테러 협박, 주가폭락을 두려워해 은닉하려는 은행, 진상을 쫓는 경찰 등 각자의 이익을 좇아 물고 물리는 사회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다 유지가 은행원 역할을 맡아 역량을 보여준다. WOWOW 5부작.
루즈벨트 게임 ルーズヴェルト・ゲーム, 2014
야구에는 인생을 이야기하는 법칙이 참 많다. 광고 카피에도 있지 않은가. “사는 게 다 스포츠다.” 한자와 나오키팀이 만든 드라마로 흔히 가장 재미있는 스코어라 칭하는 ‘8대 7 한 점차’로 승부를 결정짓는 일명 “루즈벨트 게임”을 회사 경영에 빗대어 중견 정밀 기기 회사의 존망과 회사가 소유한 야구부의 폐부를 건 공방전을 그리고 있다. 사장 역의 카라사와 토시아키를 위시해 결코 포기하지 않는 직장인들의 역전극을 통해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TBS 9부작.
일곱개의 회의 七つの会議, 2013
진실이냐 은폐냐 고민에 빠진 샐러리맨의 고뇌를 담은 또 하나의 사회파 기업드라마다. 이윤만을 위해 하청업체를 이용하는 대기업의 횡포에 부정은 또 다른 부정으로 마치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진다. 2013년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주연의 NHK 4부작 드라마로, 2019년에는 노무라 만사이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철의 뼈 鉄の骨, 2010
건설회사의 젊은 사원이 건설업계 담합에 직면하면서 겪는 고뇌를 다룬 이야기다. 담합으로 인해 사장되어 버리는 회사가 언젠가 자신이 될 수도 있음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사람들. 욕심은 부조리를 낳고 결국 멍드는 건 일선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소비자들이라는 현실은 비단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제142회 나오키상 후보작, 제31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수상작이라서인지 여러 번 영상화되었다. 2010년 코이케 텟페이 주연의 NHK 5부작. 2020년 카미키 류노스케 주연의 WOWOW 5부작으로 방송되었으며, MBC드라마넷 국내 드라마 <태양의 도시(2015)>의 원작이기도 하다.
하늘을 나는 타이어 空飛ぶタイヤ, 2009
자동차 타이어 사고의 원인을 은폐하려는 대기업과 억울하게 누명을 쓴 중소기업과의 전쟁을 그린 소설이다. 5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었는데 운송회사 사장 역의 나카무라 토오루를 비롯해 은행원 다나베 세이치, 대기업 쪽의 하기와라 마사토, 쿠니무라 준, 형사 역의 엔도 켄이치 등 쟁쟁한 출연진이 빛난다. WOWOW 5부작. 제28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과 제136회 나오키상 후보작이기도 하며, 2018년 나가세 토모야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끝없는 바닥 果つる底なき, 2000
처녀작이면서 가장 먼저 드라마로 제작된 작품이다. 금융계를 배경으로 은행의 내막을 파헤친 미스터리 서스펜스 드라마. 사건에 의문을 갖고 파헤치는 은행원 역할은 와타나베 켄이, 도산하고 자살한 회사 사장 딸 역은 칸노 미호가 맡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후지TV 스페셜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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