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않았는데, 맛있는 한상을 받은 느낌이다. 혼다 다카요시本多孝好 라는 작가의 작품은 여러 작가가 함께 출간한 단편소설집에서 짧게 한번 본 것뿐이어서 엄마의 감상평 “별로다.” 만 믿고 선입견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웬걸, 재미도 있고, 현대 사회의 가족이란 형태에 대해 진지한 화두를 제시한다. 무엇보다 일어 초보자인 나의 입장에서 술술 읽히니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즉 어려운 단어를 쓰지도 않고, 문장을 멋 부리거나 꼬아놓지도 않았으며, 신조어나 복잡한 한문도 남발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덕분에 4편의 작품을 완독하기에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각 작품에 등장하는 가족은 보통의 가족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혈연관계가 아니라도, 새롭게 호적이 정리된 경우라도, 사정에 의한 동거라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더라도, 따듯한 위로를 서로 나눌 수 있다면, 그렇게 믿음과 배려의 마음이 오고 가는 바로 그 관계가 가족이 아니겠느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 at Home 우리들의 집
아버지는 도둑, 어머니는 결혼사기꾼, 나는 여권 위조를 도우며 여동생,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오히려 결혼사기꾼에게 역으로 당했다. 돈을 요구하는 인질범에게서 무사히 구출하기 위해 가족은 힘을 합쳐 작전을 짜는데, 일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꼬이고 만다.
家族のため。またゼロから何べんだって始めてやるよ。
俺たちは家族だ。誰に向かっても、堂々とそう言ってやる。
가족을 위해서. 처음부터 몇 번이라도 다시 시작해 줄게.
우리는 가족이다. 누구에게나 당당히 그렇게 말해 줄 거라고.
■ 日曜日のヤドカリ 일요일의 소라게
나에게 가족이 생겼다. 아내와 딸이 동시에. 아내가 고교 동창회에 간다며 외출한 어느 일요일, 초등학교 딸아이와 오붓하게 점심을 먹으려는데 손님이 찾아온다. 딸 또래의 남자아이가 이 집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찾는 이유는 부재중인 아내와 관계가 있는 걸까. 일단 찾아나서는 세 사람.
家族という脆い器の中で、あり得ないことなど何もないのだ。
だからそれは戦って守らなければならないものだ。
가족이라는 무른 그릇 속에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니까 그것은 싸워서 지켜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 リバイバル 리바이벌
사채 빚을 갚기 위해 일을 하고, 봉급을 받으면 빚을 갚는다. 살아가는 의미를 찾지 못한 채 기계적으로 살아가던 내게 사채업자가 제안을 해온다. 빚을 탕감해 줄 테니 어떤 여자를 호적에 올리고, 일 년 동안만 함께 살라는 것. 말도 안 통하는 외국여자지만 위안을 받았는데...
困ったときに助け合うのが夫婦。
つらいときに慰め合うのが家族。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것이 부부.
힘들 때 서로를 위로하는 것이 가족.
■ 共犯者たち 공범자들
여동생이 맡긴 아이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다. 설마 학대를 당하는 걸까.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여동생을 의심하게 된 나는 아이 아빠에게 조카를 보내고 말았는데, 어렸을 때 집을 나간 지 이십여 년이 지나고 얼마 전 우연히 만난 이후부터 일 년에 한번 만나는 아버지에게서 호출을 받는다.
最後にはこの人を頼ればいいんだって、そう思えるだけで全然違う。
もしも何もできなくても、少なくとも私と一緒に悩んでくれる。悲しんでくれる。怒ってくれる。
마지막에는 이 사람에게 의지하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전혀 달라.
혹시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도, 적어도 나와 함께 고민해주고, 슬퍼해주고, 화를 내줄테니까.
표제작인 「at Home」이 가장 임팩트가 있었고, 점점 힘이 빠지는 경향은 있으나 작품마다 교묘한 복선과 미스터리적인 부분이 있어 흥미로웠다. 사랑, 분노, 비애, 위로, 이해와 용서. 인간이 살아가며 맞닥뜨리는 온갖 감정들이 녹아있는 이야기들이 약간의 감동과 흐뭇한 미소 속에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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