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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アイネクライネナハトムジ-ク]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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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사카 코타로伊坂幸太郎가 처음으로 시도한 연애소설집이다. 도둑이나 강도, 살인청부업자, 초능력, 무서운 범죄자, 특징적 인물이나 기묘한 설정 같은, 그동안 즐겨 다루던 소재가 아님에도 가벼운 수수께끼는 분명히 존재한다. 고로 미스터리를 싫어해서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멀리했던 사람도, 연애소설은 별로라서 이사카 코타로를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만남에 대한 주제로 현실의 인간관계를 엮어가는 작가의 솜씨는 절묘하고도 유머러스해서 시종일관 미소를 짓게 한다. 특히 마지막의 복싱 세계타이틀전은 마치 실제로 시합을 보고 있는 듯 어찌나 생생한지 격투기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몰입되어 버렸다. 지면 너무 딱하지만 이긴다면 지나치게 작위적일 듯한 상황에 과연 어떻게 될까 궁금했는데 그야말로 현명한 결과를 내보인다. 각 에피소드마다 진부한 결말이 아니고 일부 여지를 남겨두는 여백이 더욱 좋았다.

 

영화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あの時、あれがあの子で、俺は本当に助かった。って思えるのが一番凄いことなんだよ。
“자신이 좋아하게 된 사람이 이 여자라 다행이다. 좋은 판단이었구나. 하고 나중에 생각하게 되는 만남이 최고라는 이야기다.” 이 알 듯 모를 듯한 오다의 말을 이해하기 쉽게 해석해 주는 것이 오다에게 과분한 아내 유미다.

結局、出会いってそういうものかなあ、って今、思ったんだ。
결국 만남이란 이런 것일까, 하고 지금 생각했어.

その時は何だか分からなくて、ただの風かなあ、と思ってたんだけど、後になって、分かるもの。ああ、思えば、あれがそもそもの出会いだったんだなあ、って。それが出会いだ、ってその瞬間に感じるんじゃなくて、後でね、思い返して、分かるもの。
그때는 뭔지 알지 못하고 그저 바람이려니 생각했지만, 나중에서야 알게 되는 것. 아아, 생각해보니, 그게 애초의 만남이었구나 하고. 이게 만남이다, 라고 그 순간 느끼는 게 아니라, 나중에, 되돌아보고 알게 되는 것.

小さく聞こえてくる,夜の音楽みたいに?
そういえば、小夜曲ってなかったっけ?モーツァルトの。
조그맣게 들려오는 밤의 음악처럼?
그러고 보니 소야곡 아니었나? 모차르트의.

アイネ·クライネ·ナハトムジ-ク?



제목으로 사용된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Eine kleine Nachtmusik]는 모차르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의 하나다. 직역하면 ‘작은 밤 음악’이지만 의미하는 바는 ‘작은 세레나데’다. ‘나흐트무지크’는 세레나데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세레나타’를 독일어로 옮긴 단어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저자의 후기를 읽어보면 평소에 좋아하던 뮤지션 사이토 카즈요시斉藤和義에게서 연애를 테마로 한 앨범을 만드는데 만남이 들어간 가사를 써주지 않겠느냐는 부탁을 받고 가사는 힘드니 차라리 소설을 쓰겠다고 한 것이 첫 번째 단편 <아이네 클라이네>라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연작소설집이니만큼 모든 주제가 이 첫 작품에 응축되어 있는 것이다.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치고는 심히 간질간질한 이야기이지만, 역시 그답게 산뜻한 전개로 이어진다.

 


이 연작소설의 커다란 묘미는 각 편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마치 월리를 찾는 것처럼 뿅 튀어나온 캐릭터를 드라마의 등장인물 관계도처럼 이리저리 줄을 그어 맞춰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양념 역할을 하는 특유의 개성파 인물이 등장하는 점도 역시 이시카 월드라는 걸 입증하고 있다. <칠드런>에는 ‘진나이’가 있고,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에는 ‘교노’가 있고, <오! 파더>에는 ‘타카’가 있다면, 이 작품에는 ‘오다’가 있다. “터무니없는 말로 상대를 얼떨떨하게 만드는 괴짜에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방약무인, 마이동풍 등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사자성어가 무척 잘 어울리며 자신만의 정의를 가지고 주변을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이지만 어쩐지 미워할 수는 없는 인물” 말이다. 철없는 젊은 아빠 오다의 오지랖은 어이가 없을 정도이지만 어느 사이엔가 사람들 마음속의 얼음조각을 스르르 녹게 만든다. 이런 사람 한 명쯤 알고지내고 싶기도 하고, 친구 같은 아빠여도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운명적 만남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싱글남의 이야기 <아이네 클라이네>, 미용실 단골손님의 주선으로 전화데이트를 이어가는 남녀를 그린 <라이트헤비>, 가출한 아내와 가출한 남편이라는 같은 입장에 처한 두 사람의 고민 <도쿠멘타>, 고교생과 대학생 커플이 교차로 편집되다 튀어나오는 서프라이즈 <룩스라이크>, 고교시절 왕따 관계가 사회인이 되어 역전되자 복수를 망설이는 여자 <메이크업>. 그리고 마지막의 <나흐트무지크>에서 이 모든 이야기들이 합쳐진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에피소드 속에서 소소한 순간이 특별한 사건이 되고, 우연한 만남이 소중한 인연이었음을 깨닫는 건 책 속의 당사자들이 아니라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자신이 되는 신기한 이야기. 늘 그랬듯이 또다시 이사카 월드에 푹 빠져버렸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국내도서
저자 : 이사카 코타로(Isaka Kotaro) / 최고은역
출판 : 현대문학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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