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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ホテルジュ-シ-] 사카키 쓰카사의 '오키나와 호텔 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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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mei 2020. 11. 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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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주인공의 성장'과 '일상의 미스터리'를 다루는 작가 사카키 쓰카사(坂木司)는 성별을 공개하지 않는 작가다. 선입견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하는데, 여자 작가를 싫어하고 생김새에 따라서도 호불호가 좌우되는 울엄마의 예를 생각해볼 때 납득이 가고도 남음이 있지만, 그래도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긴 한다. 이건 좋은 의미에서다. 작품이 마음에 드니까. 어떤 사람이 이런 글을 썼는지 호기심이 솟아나는 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확인하고 실망하는 것보다는 막연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편이 나은 것 같기는 하다.

 



‘호텔 쥬-시-(ホテルジュ-シ-, 2007)’는 전작 ‘신데렐라 티쓰(シンデレラ・ティ-ス, 2006)’와 한 쌍을 이루는 작품이다. 즉 주인공 히로짱과 사키짱은 친구사이로, 같은 해 여름방학 동안 아르바이트의 경험을 그린 각각의 이야기인 것이다. 온순하고 공주 같은 사키코는 외삼촌네 치과에서 얌전히 접수 아르바이트를 한 반면, 씩씩하고 부지런한 히로미는 오키나와 리조트호텔에서의 숙식제공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 꿈처럼 평화로운 섬 생활을 하던 중 리조트 안주인의 부탁으로 나하의 뒷골목에 위치한 호텔로 이동한 것이 그녀에게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처음엔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어 보여 우울했던 나하의 생활이 점점 친숙해짐에 따라 활기찬 나날을 보내며, 정말 다양한 추억을 만든 히로 짱. 인생이란 가끔은 타인의 손에 뒤얽히는 쪽이 재미있다는 것도 배웠다.

인생은 새로고침할 수 없는 롤플레잉 게임이다. 자신이 한 사소한 일이 인생의 분기점이 되기도 하고, 대답 하나로 상황이 변화하기도 하는 것이다. 틀린 답을 냈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올바르다는 것만이 삶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체 올바르다는 건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저마다 사정이 있고, 행동에는 이유가 있는 법인 것을. 정의감에 불타올라 일단 뛰어들고 보는 히로짱의 마음에도 이제는 부드러운 바람이 분다. 장래에 대한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부는 대로 몸을 맡길 수 있는 유연함을 얻었다.

우왕좌왕하면서 태풍처럼 밀려오는 이런 저런 사건들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오키나와에서 만난 사람들은 올곧기만 했던 히로짱에게 여유를 안겨주었다. 요리솜씨가 뛰어난 히가상, 장난꾸러기 같은 쌍둥이 자매 할머니에게 큰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후들후들한 알로하셔츠에 닳아빠진 비치샌들, 긴 머리에 신기한 색깔의 눈동자를 지닌 오너 대리는 낮과 밤이 전혀 다른 인간이 된 듯 이상한 사람이지만 멍해있는 낮과는 달리 또렷해지는 밤의 그는 어쩐지 자꾸만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데가 있다. 손님이 아플 때나 다쳤을 때, 태도가 나쁠 때, 거짓말을 할 때, 범죄에 말려들었을 때, 돈과 꿈을 잃어버렸을 때, 이런저런 상황을 선명한 색깔로 떠올리는 히로짱. 대학 여름방학의 한때, 사회준비생으로서의 경험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큰 힘이 되리라.

<수록작품>
ホテルジュ-シ- / 越境者 / 等価交換 / 嵐の中の旅人たち / トモダチ・プライス / ≠(同じじゃない) / 微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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