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아카데미 의상상을 거머쥔 작품 《블랙 팬서》. 2018년 영화가 공개되자 영화 비평가들은 감독, 각본, 연기, 의상, 미술, 사운드트랙 등 거의 모든 부분에 극찬을 보냈다. 그에 응답하듯이 슈퍼히어로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올랐으며, 의상상, 음악상, 미술상을 수상했다. 제24회 크리틱스 초이스 영화상에서는 12개의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역시 의상상, 미술상, 시각 효과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22년 라이언 쿠글러가 다시 감독과 각본을 맡은 속편 또한 아카데미 의상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온갖 부문을 휩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도, 럭셔리하우스 디올을 앞세운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도, 패션역사에 한 획을 그은 팝스타를 그린 <엘비스>도, 화려한 할리우드를 무대로 한 <바빌론>도, 결국 무릎을 꿇게 만든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이로써 제91회 아카데미상(2019)과 제95회 아카데미상(2023)의 의상상 트로피는 디자이너 ‘루스 카터Ruth Carter’가 품에 안았다. 물론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영화상에서도 또 다시 의상상을 수상했다.
그렇다면 ‘루스 카터’란 누구일까 궁금해진다. 어려서부터 옷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영화계에서 코스튬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되었다. 로스앤젤레스 시어터 센터에서 일하며 만난 스파이크 리 감독의 작품을 함께 하며 경험을 쌓아갔고, 그밖에도 다양한 감독과 작업을 해나갔는데 자신이 흑인이기 때문일까, 흑인을 가장 빛나 보이게 만들 수 있는 이는 바로 그녀였다. 결국 스파이크 리의 전기 영화 <말콤 엑스(Malcolm X, 1992)>, 스티븐 스필버그의 역사 드라마 영화 <아미스타드(Amistad, 1997)>, 라이언 쿠글러의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Black Panther, 2018)>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Black Panther: Wakanda Forever, 2022)>를 담당하며 아카데미 의상상에 네 번 후보로 지명되고 그중 두 개를 거머쥐었다. 전설적인 코미디언 루디 레이 무어의 이야기를 그린 크레이그 브루어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Dolemite Is My Name, 2019)>에서는 1970년대 LA의 당시 패션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덴젤 워싱턴이 연기한 인권주의자 말콤X, 노예수송선 아미스타드 호에 탄 흑인들, 에디 머피가 연기한 만능 엔터테이너 돌러마이트, 그리고 와칸다 왕국의 전사들. 시대를 오가며 감동을 주는 작품 속 주인공들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건 캐릭터에 딱 맞는 의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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