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법정식
勝利の法廷式
법정 미스터리의 또 다른 접근을 시도한 작품 《승리의 법정식》은 변호사와 각본가가 손을 잡고 현대사회의 어둠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리갈 하이》, 《이치케이의 까마귀》, 《정의의 천칭》 등 웰메이드 리걸 미스터리 일드의 뒤를 이어갈 수 있을는지, 출연진의 파워가 조금 약한 것이 불안하지만 주인공의 숨은 서사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는 좋아 보인다. 변호사 역의 시다 미라이와 각본가 역의 카자마 슌스케. 늘 아쉬웠던 신장의 차이가 이 둘에게는 극히 자연스럽게 어울리니, 믿음직한 두 배우의 연기력이 더 탄탄하게 돋보인다. 이기기만 한다면 진실과는 상관없이 어떤 더러운 수단과 방법이라도 쓰겠다는 거대로펌.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칙은 물질사회에 있어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일까. 역사는 이기는 자의 것, 죄와 벌은 지는 자의 것이라니. 불합리한 현실을 완벽하게 짜인 각본으로 타파할 수 있다면 힘없는 변호사로서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아역배우 출신의 변호사 ‘카구라 란’은 숱한 장면을 연기했지만, 정작 친한 친구를 구해주지 못했다. 원죄로 살인범의 누명을 쓰고 12년의 징역을 선고받은 친구의 재판을 끝으로 법정을 떠난 지 일년이 흐르고, 자신과 동명의 리갈 에세이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패할 줄 모르는 민완 변호사 카구라 란」. 이름을 도용당했다고 생각한 란은 에세이의 필자를 찾아가는데, 그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그녀를 맞아들인다. 수수께끼의 천재 각본가 ‘구로사와 진’과의 첫 만남이었다. 때마침 찾아온 방문객의 의뢰를 받아들이게 된 란은 재판에서 증인이 증언을 뒤집자 과거와 똑같은 패닉에 빠져들지만, 구로사와가 나타나 대본을 내민다. 순발력과 임기응변에 약한 란에게 있어 구로사와의 각본은 구세주와도 같았고, 이제 그의 힘을 빌려 변호사 활동을 재개하고 친구의 누명을 벗기기로 한다.
<등장인물>
구로사와 진: 카자마 슌스케
수수께끼의 각본가.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집필. 평소에 무뚝뚝해서 사람과의 거리감이 멀다. 세상에 실망한 과거가 있어 ‘정의란 없다’는 생각으로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카구라 란: 시다 미라이
변호사. 유년기에 드라마 「작은 변호사 코란」에서 주역을 맡아 천재 아역배우로 일약 유명해졌다. 그때 기른 연기력과 상대방의 미세한 표정에서 감정을 읽어내는 공감성이 강점.
루카와 소우: 타카하시 유토
신인 변호사. 루카와 종합법률사무소 소장의 아들. 어른이 되면서 ‘변호사업은 비즈니스다.’라는 아버지에게 환멸을 느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는 란을 존경하고 따른다.
사오토메 하나: 키타노 키이
란과 같은 전 아역배우로 절친. 한 아이의 어머니. 2년 전 어느 날 살인 혐의로 연행되어 이후 란이 담당 변호사가 되었으나 패소,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 있다.
츠바키 쿠죠: 이치카와 토모히로
구로사와의 서재에 출입하면서, 뭔가 제보를 하고 있는 수수께끼의 남자.
루카와 다이지로: 마스 타케시
소우의 아버지. 도내에 사무소를 둔 루카와 종합 법률사무소의 소장. 정계 재계 법조계에 다양한 라인을 갖고 있다. 일가의 기둥으로서 아들에게 엄격하게 대한다.
토도 아란: 유이 료코
란의 전 동료 변호사. 류카와 종합 법률사무소 내 에이스 변호사로서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회사의 변호 방침에 따라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오토메 렌: 카토 신스케
사오토메 하나의 남편. 여러 출판사에 출입을 하고 있는 프리라이터.
마유즈미 토와: 이리키 마리
플라워 디자이너. 5년 전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 시신에는 어떤 특징이 남아 있었다.
얼마나 인간심리나 법에 빠삭하면 미리 각본을 쓸 수 있을까 싶지만, 아무튼 재판은 구로사와의 대본대로 흘러간다. 어차피 대본대로 연기만 하는 것이라면 변호사가 하는 일은 뭐냐, 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사건을 들여다보고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 검토하는 제반업무는 착실히 하고 있다. 특히 카구라 란의 장점은 냉철한 분석력으로 재판을 뒤집어 보이겠다는 구로사와와는 달리 의뢰인의 미래를 생각하는 변호를 하고 싶다는 남다른 마음가짐에 있다. 매회 의뢰자가 등장하겠지만, 그보다 흥미로운 건 구로사와의 목적이다. 벽에 빼곡하게 붙여놓은 사건의 재구성 자료. 그의 과거에 뭔가 심각한 사건이 존재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사실 그저 흥미만으로 카구라 란에게 접근한 건 아닐 테니 말이다. 란이 구하지 못한 친구 사건의 수수께끼. 그리고 구로사와가 안고 있는 수수께끼. 두 수수께끼가 뒤엉켜 서서히 진실이 밝혀지고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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