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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노트

복싱과 인생 이야기, 영화 ‘봄에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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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지다
春に散る


 

 

복싱을 소재로 인생을 이야기하는 영화 《봄에 지다》. 좌절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다는 흔한 스포츠 성장스토리라기 보다는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인생의 고찰이 담긴 휴먼 엔터테인먼트다. 삶의 마지막에 섰을 때 아직 끝맺지 못한 무언가가 남았다는 걸 깨달았을 때의 괴로움과 두려움을 생각한다면 삶을 마주하는 방식도 조금은 달라지리라. 이 작품은 논픽션 여행기 「심야특급深夜特急」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사와키 고타로沢木耕太郎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비운의 천재 복서·전 동양 미들급 챔피언 카시아스 나이토(Cassius Naito,カシアス内藤)의 재기에 꿈과 인생을 건 남자들의 이야기 「한 순간의 여름一瞬の夏」(1981년)을 시작으로 저자가 반생을 걸고 계속 쫓아온 복싱 세계의 모든 것을 담은 감동 드라마다.

 

 

남겨진 인생에서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꿈을 꿀 때 사람은 강해진다-.

 

 

 

히로오카 진이치는 과거 복싱 세계챔피언십을 목표로 했지만 좌절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는 사업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금전만으로는 채워주지 못하는 허망함을 느끼고 40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간다. 젊은 날 소속해있던 체육관에 얼굴을 내민 히로오카는 일찍이 함께 복싱의 세계 챔프를 목표로 하던 동료들과 재회하고, 완전히 불태우지 못한 채 은퇴하는 바람에 그늘진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들 앞에 한 젊은이가 나타났다. 불공평한 판정으로 져 마음이 무너져 있던 쿠로키 쇼고는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진이치에게 녹아웃당한다. 복싱을 가르쳐달라는 쇼고의 청을 진이치는 거절하려 했지만 동료 지로와 사세가 테스트를 제안하고, 젊은 권투선수 쇼고의 재능을 알아본 그들은 어느덧 그에게 세계 챔프의 꿈을 맡기게 된다. 진이치와 쇼고의 “목숨을 건” 싸움의 무대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쇼고의 눈에, 그리고 진이치의 몸에도 이변이 찾아오고 만다.

 

 

 

어떻게 사느냐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
어떻게 죽느냐 같은 건 알 바 아니다.
두 사람은 「한순간」만을 살기로 결정했다.

 

 

 

 


<등장인물>

히로오카 진이치: 사토 코이치
전 권투선수. 불공평한 판정에 의해 지고, 좌절한 채 도미했지만 40년만에 귀국.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쇼고를 인도함으로써 인생에 존엄을 되찾으려 한다.
쿠로키 쇼고: 요코하마 류세이
현 프로복서. 불공평한 판정으로 사합에서 패했지만, 우연히 진이치와 만나 복싱을 가르쳐 달라고 간청, 포기하려던 꿈에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세계 챔피언을 함께 노린다.
히로오카 가나코: 하시모토 칸나
진이치의 조카. 쇼고의 연인. 인생을 건 무모하다고 할 수 있는 싸움에 도전하는 두 사람을 말린다.
오오츠카 슌: 반도 료타
동양 태평양 챔피언. 쇼고의 대전 상대

 

 

 

사세 겐조: 카타오카 츠루타로
진이치의 옛 복싱 동료. 진이치와 쇼고의 도전을 뒷받침한다.
후지와라 지로: 아이카와 쇼우
세계 챔피언을 함께 목표로 하던 진이치의 옛 복싱 동료. 감옥에서 막 출소했다.
나카니시 도시오: 쿠보타 마사타카
절대왕자로 이름을 날리는 세계챔피언 천재 복서. 진이치와 쇼고의 앞을 가로막는 숙명의 최대 라이벌.
사나다 레이코: 야마구치 토모코
진이치가 예전에 소속되어 있던 체육관의 현 회장. 진이치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다.


 

 

 

 

감독은 삶과 죽음에 대한 독특한 시선과 촬영 기법으로 유명한 일본의 중견 감독 제제 타카히사. 원작의 하고자 하는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 하겠다. 영상 예고편에서는 AI가 써내려간 주제가 「Life Goes On」을 배경으로 “지금밖에 없어”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겠다”는데 인생의 모든 걸 걸고 각오를 다지는 진이치와 쇼고의 모습이 겹친다.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승부를 보고자 하는 진이치 역의 사토 코이치의 연기야 말할 필요도 없으려니와 세계를 잡을 거라며 자신만만한 쇼고를 연기하는 요코하마 류세이가 기대감을 높인다. 외모만 보고 꽃미남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격투기 경험도 풍부하고 탄탄한 근육질의 스포츠맨 요코하마 류세이. 실제로 얼마나 격렬한 단련을 했는지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강한 상남자로 돌아온 인기배우들의 솟구치는 열정도 볼거리 중 하나일 듯싶다.


 

원작자 사와키 고타로의 소설 <한 순간의 여름一瞬の夏> ,&nbsp; <카시아스カシアス>

 

 

 

영화의 바탕이 된 소설 「봄에 지다春に散る(2016년)」는 비운의 천재 복서·전 동양 미들급 챔피언 카시아스 나이토(Cassius Naito,カシアス内藤)의 재기에 꿈과 인생을 건 남자들의 이야기로 닛타 지로 문학상을 수상한 「한 순간의 여름一瞬の夏(1981년)」, 그로부터 20년 후 한 젊은이를 둘러싸고 또 세 남자들이 그리는 새로운 청춘 드라마 「카시아스カシアス(2005년)」에 이어 발표한 것으로 복싱에 대한 작가의 열정을 집대성한 작품이기도 하다. 저자 사와키 고타로는 복서 카시아스 나이토와 연습 등 일상생활부터 실제 경기까지 행동을 함께하며 자신의 인생을 그에게 겹쳐보았다고 한다. 실제로 날개가 꺾인 카시아스가 재기를 꿈꾸며 성공하는 듯했지만 결국 한국의 유제두에 이어 박종팔에게 왕좌를 내어 주었으니 딱하기는 해도 한국 복싱의 위상에 뿌듯한 마음이 드는 건 이럴 때만큼은 절로 고개를 쳐드는 애국심인 걸 어쩌겠는가. 다만 작품을 통해 작가가 숙제로 삼아온 애절함과 회한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영화 <봄에 지다 春に散る> 공식사이트

 

 

사와키 고타로沢木耕太郎의 원작 소설 <春に散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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