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는 어느 정도 사회분위기를 반영하는 부분이 있다. 최근에는 불안정한 세계정세와 팬데믹 현상 등으로 인해 ‘돈’이나 ‘노후’ 같은 생활에 밀접한 주제가 주목을 받고 있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일상이 본궤도를 찾기 시작하면서 오락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이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역시 작가가 지닌 영향력이 가장 크다 하겠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6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이 출간과 동시에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으니 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나토 가나에 등 미스터리대가들의 작품이야 발표하는 족족 늘 상위권에 진입하므로 말할 것도 없고. 또한 나오키상과 서점대상 수상은 베스트셀러로 가는 지름길임은 10위권 내 진출한 작품들의 면면에서 증명된다. 이런 법칙 속에서 예외적으로 유난히 약진하는 작품이 있다. 우케쓰의 ‘이상한 시리즈’. 실은 호러‧오컬트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저자의 유튜브 동영상이 인기를 얻으며 소설화된 것이니 콘텐츠의 힘이야말로 현대사회의 강력한 무기라 해도 좋을 듯싶다. 여기서는 국내 번역 출간된 소설만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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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街とその不確かな壁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9월 한국어판 출간예정. 소설 배경과 설정은 1985년 발표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가져왔다. 작가가 코로나시대를 견디며 써내려간 오래된 꿈.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보자. 17세와 16세의 여름 해질녘, 강물 위를 바람이 고요히 스치고 지나간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은 내 손가락에 살짝 이야기를 건넨다. 뭔가 중요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30대 남자 주인공이 10대 시절에 글쓰기라는 같은 취미를 공유했던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그녀가 말한 ‘사방이 높은 벽에 둘러싸인, 아득히 먼 수수께끼의 도시’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1980년 문예지 「문학계文學界」에 발표한 단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토대가 됐다. 단편이 다시 멋지게 장편으로 살아나는 경우가 많은 저자의 능력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다. 오랜 팬으로서 부푼 마음을 안고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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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クスノキの番人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중 역대 최초로 한국, 일본에서 동시 출간된 소설. 트릭을 풀어내는 미스터리도 강하지만, 저자의 또 다른 장기 중 하나는 신비로운 힘을 수수께끼와 함께 녹여내는 것. 소원을 들어준다는 영험한 ‘녹나무’를 소재로 하는 감동 스토리가 펼쳐진다. 부당한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당하자, 그 분풀이로 죄를 짓고 체포되어 버린 레이토. 감옥행을 기다리는 그의 앞에 갑자기 변호인이 나타나 묘한 제안을 한다. 의뢰인이 시키는 대로 하면 풀려나게 해주겠다는 것. 그에게 맡겨진 일은 바로 「녹나무의 파수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찾는 신비한 녹나무를 지키게 된 청년의 진정한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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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カケラ
미나토 가나에湊かなえ
결코 내보이고 싶지 않은 인간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작가 미나토 가나에. 하지만 싫은 기분이 들면서도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매력으로, 저자의 작품은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이번에는 성형을 주제로, 곪아버린 사회 속 다양한 인간 군상을 조명한다. 미용클리닉에 근무하는 의사 히사노는 다이어트 상담을 받으러 오랜만에 찾아온 소꿉친구와 추억담을 나누다 한 동창의 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엄청난 수의 도넛이 흩뿌려진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고생. 어쩐지 소녀의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떨쳐낼 수가 없던 히사노는 결국 고향을 찾는다. 소녀는 대체 왜 죽음을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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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 変な家
우케쓰雨穴
괴담을 사랑하는 오컬트 전문 작가 우케쓰. 도쿄에 집을 마련하려는 지인이 보여준 묘한 평면도에 즉각적인 호기심을 느껴 한 건축사에게 자문을 구한 저자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가설을 듣게 되고 이 이야기를 SNS에 올렸는데, 이 동영상이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내며 미처 밝히지 못한 부분을 더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주택 평면도에 숨겨져 있는 ‘위화감’을 대화로 풀어나간다. 문이 없는 수수께끼의 공간, 이중문, 창문 없는 아이 방, 비효율적인 구조의 불가해한 방 배치의 진상은 과연 무엇일까.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는 몰입감과 공포감이 굉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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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変な絵
우케쓰雨穴
경이로운 판매고를 세운 전작 《이상한 집》으로 단숨에 일본 문학계의 스타로 떠오른 복면작가 우케쓰. 두 번째 작품으로는 장편소설을 펼쳐냈으며, 영상 콘텐츠 전문가이기도 한 작가가 이번에 다루는 이야기는 그림에 숨겨진 비밀이다. 아내와 알콩달콩 블로그를 엮어가던 남편. 그러나 아내는 아이를 낳다 사망하고 그녀가 남긴 기묘한 그림의 충격적인 진실을 깨달은 남편은 이내 블로그를 중단하고 만다. 우연히 이를 발견한 오컬트 동아리원 구리하라와 사사키는 이 9장의 그림들에 무시무시한 비밀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되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녀가 그림들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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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을 말씀드립니다 #真相をお話しします
유키 신이치로結城真一郎
본서에 수록된 「#퍼뜨려주세요拡散希望」가 제74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 작가 유키 신이치로.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모습과 미스터리의 기교가 훌륭하게 융합된 주옥같은 5편을 만날 수 있는 단편집이다. 방문 가정교사 영업사원이 겪는 미스터리한 사건 <참자면담>, 데이트 앱을 통한 만남 <매칭 어플>, SNS를 통한 정자 제공 <판도라>, 온라인 회식에서 일어나는 사건 <삼각관계>, 그리고 유튜브가 사건의 매개로 등장하는 <#퍼뜨려주세요>.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인물과 우리가 보내는 흔한 일상이기에 그 이면에 숨은 진실이 더욱 오싹하게 느껴지는 반전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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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方舟
유키 하루오夕木春央
수많은 찬사를 받으며 일본 추리소설계를 뒤흔든 본격 미스터리 소설. 닫힌 공간에서의 살인과 범인 찾기라는 공식은 그간 많이 다뤄진 트릭이지만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반전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본격 추리소설의 묘미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범인 찾기와 함께 “타임 리미트”와 “탈출”이라는 요소로 긴장감을 더했다. 산속의 지하건축물. 화물선을 연상시키는 3층 구조에 ‘방주’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이곳에서 모험심을 불태우며 밤을 보내기로 한 9사람. 그러나 다음날 새벽 지진으로 출구가 막혔다. 곧 수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살인까지 일어났다. 누군가 한 사람을 희생하면 탈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범인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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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爆弾
오승호呉勝浩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와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모두 2023년판 1위! 일본 추리소설계를 뒤흔들고 국내에서도 출간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연쇄 폭발 추적 스릴러. 재일교포라서 더욱 관심이 가는 젊은 작가의 걸작이다. 단순 상해사건으로 경찰에 연행된 술주정뱅이가 조사 도중 도쿄에서 폭발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직후 아키하바라의 폐빌딩이 폭발한다. 진짜야? 당황하는 형사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다시 예언한다.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난데없이 도쿄에서 피어오르는 화염의 불꽃. 과연 경찰은 폭발을 멈출 수 있을까? 폭탄마의 악의에 전율하는 논스톱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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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제물-인민교회 살인사건 名探偵のいけにえ―人民教会殺人事件―
시라이 도모유키白井智之
1978년 남아메리카 가이아나 공화국에서 신흥종교 신도 1천여 명이 집단 사망한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고, 저자는 이를 소재로 소설을 쓰기로 했다. 2023년 역대 최다 득표로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화제의 대작이다. 질병도 부상도 존재하지 않고 잃어버린 사지마저 되살아난다는 기적의 낙원 조든타운. 미국에서 시작해 수만 명의 신자를 모은 이 신흥종교집단의 조사 차 떠난 조수가 돌아오지 않자 교단의 본거지에 잠입한 탐정 오토메는 수상한 죽음과 차례차례 조우한다. 밀림 속에 만들어진 극도로 폐쇄적인 마을, 이곳은 전체가 거대한 밀실이다. 기적을 믿는 사람들에게 현실 세계의 논리는 통용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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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踏切の幽霊
다카노 가즈아키高野和明
인기소설 《제노사이드》의 저자가 11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제169회 나오키상 후보작에 오르며 사회파 미스터리 거장의 솜씨를 증명한 작품. 1994년 겨울 도쿄 시모키타자와에서 일어난 괴이의 전모를 실감나게 그려가며, 읽는 이에게 짜릿한 감동을 안겨주는 유령소설의 결정판이다. 도시 한쪽에 있는 건널목에서 촬영된 심령사진 한 장. 같은 건널목에서는 열차 비상정지가 잇따르고 있었다. 심령 특집 기획을 맡게 된 월간지 계약기자 마츠다는 독자로부터의 투고를 바탕으로 심령 소재의 취재에 나서는데, 별다른 단서 하나 없을 것 같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한 그의 조사는 유령 사건에 얽힌 뜻밖의 진실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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