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미스터리소설이 활기를 띤다. 7~8월의 국내신간도서 베스트셀러에도 일본 미스터리소설이 다수 올라 있는데, 사실 너무 더워 머리까지 몽롱해지는 한여름보다 저물녘이면 조금씩 선선한 바람이 부는,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접어들 즈음의 고요한 한밤중이 추리소설에 빠지기 딱 좋을 때다. 인기도서 리스트에는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작가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작가도 있는 가운데, 미스터리소설이라고 해도 세부적인 장르가 다양해서 취향에 맞는 작품이 하나 이상은 분명 있을 듯싶다. 사람들에게 인기 높은 베스트 7을 골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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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よって件のごとし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 김소연 | 북스피어(2023-08-18) | KADOKAWA(2022-07-27)
미스터리는 물론이고 SF나 시대소설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맛깔 나는 솜씨로 그려내는 일본의 대표작가 미야베 미유키. 최근에는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기담을 엮은 ‘미야베 월드 제2막’ 시리즈에 주력하고 있는 추세다. 손님을 초대하여 그가 직접 겪은 기이한 이야기를 청취하는 에도의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三島屋」에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죽은 자가 소생하는 마을, 등에 신의 무시무시한 저주, 신과 인간의 삼각관계... 난데없는 ‘인간이 아닌 자’들로 인해 두려움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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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의 집 棘の家
나카야마 시치리中山七里 / 민현주 | 블루홀식스(2023-07-27) | KADOKAWA(2022-05-31)
사회파 미스터리로 자리매김한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활동은 놀라울 만치 왕성해서 시리즈 외에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 많다. 이번에는 집단 괴롭힘(일명 학폭, 왕따)을 중심으로 여러 사회문제를 조명하고 있는데, 우리사회에도 공감이 가는 테마라서인지 더욱 반응이 뜨겁다. 호카리는 반에서 일어나는 왕따를 외면하는 무사안일한 중학교 교사였다. 그러나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집단 괴롭힘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고 이로 인해 가정마저 붕괴되자 교육자로서의 긍지와 아버지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크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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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눈물 クロコダイル・ティアーズ
시즈쿠이 슈스케雫井脩介 / 김현화 | 빈페이지(2023-08-20) | 文藝春秋(2022-09-26)
베스트셀러 작가 시즈쿠이 슈스케의 ‘궁극의 서스펜스’로 제168회 나오키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심리묘사의 귀재인 저자의 작품답게 가족에 얽힌 ‘의심암귀의 어둠’이 반전을 거듭하며 농밀하게 번져 간다. 아들이 죽었다. 용의자는 며느리 소요코의 옛 애인. 그러나 피고는 재판에서 소요코로부터 살인 의뢰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남겨진 가족들은 의심과 혼란에 빠진다. 아름다운 아내가 남편을 죽였는가. 과부가 된 며느리를 의심하는 어머니와 믿고 싶은 아버지. 가족 간 마음의 엇갈림, 그 최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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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피베리 ホテル・ピーベリー
곤도 후미에近藤史惠 / 윤선해 | 황소자리(2023-07-20) | 双葉社(2014-11-13/2022-05-12)
본국에서는 신간 《호텔 카이자린ホテル・カイザリン》이 나왔건만 일단 피베리 호텔부터 만나기로 하자. 미스터리와 멜로, 성장소설을 넘나드는 곤도 후미에의 이 스테디셀러가 2022년 신장판이 나온 기념으로 국내에도 소개된 것 같다. 일자리를 잃고 우울해 있는 기자키에게 어느 날 친구가 하와이 여행을 권했다. 추천을 받은 숙소는 재방문이 허용되지 않는 특이한 호텔 피베리. 작지만 조용하고 아름다운 이곳에서 안온한 나날을 지내고자 했으나 손님이 차례로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호텔에는 ‘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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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장미 愚かな薔薇
온다 리쿠恩田陸 / 김예진 | 리드비(2023-07-11) | 徳間書店(2021-12-23)
독특한 세계관으로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온다 리쿠. 뱀파이어와 SF 요소를 섞은 신비한 서사와 미스터리로, 연재 기간 14년에 이르는 환상의 대작이 드디어 한 권의 책으로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다. 14세 소녀 다카다 나치는 어머니의 고향인 이와쿠라 마을을 찾았다. 우주를 항해하는 배, ‘허주’에 오르는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는데, 도착 후 곧 몸에 이상을 느낀다. 승선원이 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변질’. 나이를 먹지 않는 특수한 몸이 되지만 그 대신 타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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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마을에서 誰かがこの町で
사노 히로미佐野広実 / 김지연 | 문예춘추사(2023-08-10) | 講談社(2022-01-27)
소설 《내가 사라지다わたしが消える》로 제66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은 작가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저자의 작품이다. 사회파 미스터리를 주로 다루는 만큼 ‘집단 심리’와 ‘동조 압력’ 등 인간의 뒤틀린 심리를 통찰력 있게 그려냈다. 법률 사무소를 운영하는 이와타에게 실종된 친구의 딸이라 주장하는 인물이 찾아와 가족의 행방을 알고 싶다고 한다. 이와타는 조사원을 19년 전 실종사건이 일어난 마을로 보낸다. 하지만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을 지향하는 주민들은 실종사건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하며, 이윽고 아무도 이유를 모르는 따돌림과 범죄가 일어난다. 주민들이 계속 숨겨온 비밀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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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변호인 刑事弁護人
야쿠마루 가쿠藥丸嶽 / 남소현 | 북플라자(2023-06-30) | 新潮社(2022-03-18)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주축을 이루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으로 더욱 유명해진 야쿠마루 가쿠. 이번 작품은 기존 스타일로부터 변화를 도모해 형사 출신의 변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일본의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확률은 99.9%라고 한다. 호스트를 죽인 여성경찰관의 무죄를 믿으며 분주히 변호를 준비하는 젊은 여성 변호사 린코. 그러나 피의자의 진술은 모두 거짓? 한편 선배 변호사 니시는 시간의 진상에 다가가고 있었다. 과연 진실은 99.9%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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