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포스트맨
ブラックポストマン
시작 전부터 관심이 가던 드라마 《블랙 포스트맨》,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스타트를 끊었다. 90분짜리 특별 편성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만큼 첫화에서 이미 충분한 밑바탕을 그려놓으며 향후 전개에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등장인물의 미스터리한 과거에 대한 암시에서부터 사건 발생과 드러나는 범인까지 스피디한 전개를 보이다 깜짝 엔딩과 함께 이야기가 그리 간단치는 않을 것이라는 예고로 이어진 것이다. 어른들에게 고통 받는 아이를 대신해 나쁜 어른을 혼내준다는 “네버랜드의 악마”가 과연 개인인지, 집단인지, 범법자인지, 의인인지, 과거와 현재가 얽히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을 통해 밝혀질 진상이 무척 궁금해진다.
일찍이 어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위해 태어난 우체통이 있었다. 사연을 적은 편지를 넣으면 “네버랜드의 악마”가 나쁜 어른에게 징벌을 내린다는 신기한 포스트. 하지만 그건 이미 옛날이야기로, 한 남자가 체포된 뒤로 사라져 버렸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묘한 편지가 우체통에 투함되었다. 쓰여 있는 문장은 단지 「네버랜드의 악마는 끝나지 않았다.」는 한 줄뿐. 이를 계기로 호스피스에서 일하는 전 집배원 소에지마 리키야는 다시 우체국에 복귀한다. 그 즈음 지역의 하천부지에서 신원미상의 사체가 발견되고 “제재 완료 네버랜드 악마”라는 쪽지가 입 속에 들어있었다. 이후 연쇄살인사건으로 이어지는데, 대체 누가 벌이는 짓일까. 모방범인가? 공범이 남아있었나? 혼란에 빠진 가운데 경찰 수사본부는 연관성을 찾아 수사망을 펼치고, 한편으로 리키야가 사건에 휘말려 들어간다.
<등장인물>
소에지마 리키야: 다나카 케이
집배원. 곤란한 사람이 있으면 내버려 둘 수 없는 성격으로, 무심코 고개를 들이미는 바람에 말썽에 휘말려 버린다.
쿠사나기 모모: 시다 미라이
리키야의 후배이자 선배 집배원. 밝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소부에 히나타: 타카하시 메리준
형사. 리키야의 소꿉친구로, 강직하고 기가 세다.
가노 나오키: 히라야마 히로유키
의사.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리키야의 좋은 상담 상대이기도 한 개업의
가자마 쇼코: 카나자와 미호
기자. 10년 전에 일어난 사건과 우체통에 관련된 사연을 취재하고 있다.
하라다 하루카: 콘도 하루나
리키야와 모모의 선배 우체국 직원으로, 분위기 메이커
하세베 유스케: 하마오 노리타카
형사. 히나타의 후배로 조금 미덥지 않지만 정의감은 강하다.
야마자키 카이토: 호리 조
리키야와 동료들이 사는 셰어하우스의 거주자로 밝고 친근한 성격의 젊은이
에구치 미치오: 마사나 보쿠조
우체국장. 리키야의 상사로 초연한 듯하면서도 의지할 만한 인물
미쿠라 후미오: 코우모토 마사히로
형사과 과장. 10년전 사건을 담당했으며 히나타와 하세베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사에키 토시하루: 스기모토 텟타
시장. 불가해한 사건이 일어나는 도시의 질서를 지키려고 분발하고 있다.
미즈노 신: 고이즈미 코타로
전 우체국 직원. 리키야가 존경하며 따르는 선배였다.
감독은 《파트너》를 비롯해 미스터리 장르에 강한 곤노 하지메. 그래서인지 적절한 긴장감과 함께 연출에 군더더기가 없다. 집배원 리키야를 연기하는 것은 요즘 한창 바삐 일하는 다나카 케이. 쾌활하면서도 언뜻 그늘이 비치는 이중적인 면모를 그려나간다. 과연 선인인지 악인인지 인물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수상쩍은 주인공의 행보라든가 사법체계를 빠져나가는 악인을 징계한다는 면에서 최근 국내드라마 《국민사형투표》가 연상되는데, 이 드라마의 관건은 적과 아군의 모호함과 그들이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묘미에 있다고 본다. 부와 권력에 맞서 합리적인 응징에 성공했나 싶다가도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사건이 전환되며 피해자 또는 약자의 입장 또한 오히려 악화의 길로 들어서고 각자의 입장에 따라 수사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어 간다. 다만 가면이 너무 허술해서 누군지 알아볼 수 있다는 점과 우체통 관리가 너무 태만한 것 아닌가 하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과연 “다크 히어로”도 히어로는 히어로인가? 악에 대해 제재를 가한다는 명목아래 범법행위가 마치 유행처럼 번져가는 데 대한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아주 조금 용기를 내어 벌이는 소소한 액션이 어떤 기적을 일으킬는지 주목하게 만드는 엔터테인먼트 서스펜스 미스터리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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