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리스
マリス, Malice
또 원죄 스토리인가 싶기도 한데 ‘진짜 누명을 쓴 것이긴 한가?’에서부터 시작되는 의혹이 ‘과연 누명을 풀고 난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진범은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왜 하필 그 또는 그녀를 고른 걸까, 거기엔 무슨 의미가 숨어 있나’로 이어지는 전개가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주기 때문에 수사물이나 스릴러에 있어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는 설정이고, 역시 또 이끌리듯 보게 된다. 2023년 가을 드라마 《맬리스》는 「U-NEXT」에서 배급하는 오리지널 드라마로, 각각 형사, 용의자, 기자 역할을 맡은 하야시 켄토, 타카나시 린, 사토 류타의 트리플 주연이 삼각 구도를 이루며 따로 또 같이 사건의 진상을 쫓아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경찰, 사건 관련자, 언론이라는 세 가지 시각에서 사건 이면에 숨어 있는 “MALICE=악의悪意、적의敵意、원한恨み”을 파고든다는 설정이 이 작품의 포인트라 하겠다.
한 대학 사무국장이 살해된다. 담당 관할 형사·호시노 나오토가 현장에 도착해 수사에 나서지만 본청에서 나온 형사들이 사건을 접수해간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용의자가 특정되었다. 가택수색, 증거확보, 용의자 체포, 수사는 이상할 정도로 급속도로 전개되고 살인 혐의를 받은 대학강사·타니무라 카호는 제대로 반박할 시간도 없이 검찰에 송치된다. 범행을 부인하는 여성과 수사 과정에서 뭔가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한 호시노는 진실을 찾고자 하지만 탐문수사에서 확보한 목격증언조차 사라져버렸다. 게다가 용의자의 개인정보가 어디선가 인위적으로 새어나가면서, 출세를 위해 남자를 이용하고 가치가 다하면 잡아먹는 사마귀 같은 여자이자 미모의 악녀라는 얼굴로 전파를 타고 퍼져간다. 특종을 노리는 주간지 기자·마루야마 카나타도 이에 동조하기는 했으나 진실은 따로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것도 아주 수상하고 조직적인 음모의 냄새가 난다.
<중심인물>
호시노 나오토: 하야시 켄토
신념을 관철하는 자세로 사건을 쫓는 관할 형사. 정의감이 강하고 조직의 외압이나 알력에 말려드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상사로부터 소외되는데 수사1과의 방침에 의문을 품고 단독수사에 임한다. 알코올 의존 아버지 등 가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타니무라 카호: 타카나시 린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사건을 마주하는 용의자. 준교수 승진을 노리는 대학 강사. 출세를 위해 사무국장과 불륜 관계가 되었는데, 그의 살해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양식으로 삼아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마루야마 카나타: 사토 류타
공훈을 쌓기 위해 특종을 노리는 주간지 기자. 이혼 조정 중 딸의 친권 다툼의 우위에 서고 싶어 정시 퇴근할 수 있는 부서로 이동하고자 상사로부터 받은 조건은 공훈을 세우는 것. 이에 특종을 잡으려 정치가를 좇던 중 살인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사건뿐만 아니라 각자의 사생활에도 초점을 맞추는 다각적인 묘사에 의해 깨끗한 것만으로는 살 수 없는 현실 세계에서 고민하며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모습과 속마음이 그려지는 점이 상당히 인간적이다. 돈, 정치, 사법, 언론이 뭉치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다. 평범한 소시민이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범죄자의 낙인을 뒤집어 쓸 수도 있는 것이다. 정녕 21세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열심히 살고자 한 바닥 인생이 위로 올라가고자 애를 쓴 것이 오히려 해가 되는 뭣 같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슬픈 현실에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누군가 권력자가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위협하며 돈을 건네어온다면 나 역시 뿌리칠 용기는 없을 것 같다. (엄연히 범죄 행위나 마찬가지인데도...) 어쩌면 정의구현이란 이야기 속에서나 가능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더더욱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속 영웅에 열광하게 되는 걸지도. 하여, 흥정과 불화와 정보에 휘둘리면서도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는 통쾌하고 짜릿한 결말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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