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추천

불후의 명작, 법정 서스펜스 드라마 ‘사건’

반응형
사건
事件


 

 

재판이나 사법체제 등을 주제로 사건의 진상과 인간 드라마를 쫓는 법정 미스터리의 묘미는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이 치열한 승부수를 띄우는 증인심문을 비롯한 법정에서의 심리 과정이 주가 되겠으나, 한편으로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피고는 무죄인가 유죄인가 하는 긴박감에 관련자를 둘러싼 주변의 인간 군상 등 다채로운 요소를 갖추고 있는 만큼 아무리 시대가 흘러도 퇴색되지 않는 것이 바로 이 장르다. 일본 고전추리소설에도 손꼽히는 유명한 작품들이 꽤 있다. 그중 하나가 오오카 쇼헤이大岡昇平가 쓴 《사건事件》으로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제31회)’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단순한 사건인 줄 알았으나 법정에서 조금씩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는 재판과정이 치밀하게 그려지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노무라 요시타로 감독이 만든 영화는 1978년 당시 일본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상을 싹쓸이한 바 있는데, 수십 년이 지난 2023년 여름, 불후의 명저가 미즈타 나리히데 감독에 의해 법정 서스펜스 드라마로 되살아났다.

 

 

오오카 쇼헤이大岡昇平의 원작소설 《사건事件》

 

 

가나가와현에서 스낵바를 운영하던 젊은 여성 하츠코가 어느 날 시체로 발견된다. 며칠 후 경찰은 19세의 히로시라는 소년을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체포하는데, 그는 하츠코의 여동생 요시에와 몰래 집을 나와 동거하던 중이었다. 그렇다면 연인의 언니를 죽였다는 건데 히로시는 범행을 부정하지 않은 채 자해를 시도하고 요시에는 그럴 리가 없다며 울부짖는다. 이 사건은 엘리트 판사 출신의 기쿠치 변호사가 맡게 되고, 공판을 준비하며 마음을 닫은 소년에게 다가가려 애쓴다. 히로시가 하츠코를 칼로 찌르고 버려둔 사실은 분명해 보였으나, 이야기를 해보니 당시 정신없어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한다. 이윽고 재판이 시작되자 소환된 증인들로부터 잇달아 의외의 사실들이 밝혀지는데, 그 청년은 정말 사람을 죽였나? 드러나는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 치열한 법정공방 후 사건의 실체가 남긴 건 과연 무엇일까.

 

 

 


<등장인물>

기쿠치 다이사부로: 시이나 깃페이
전직 판사 출신 변호사. 우수한 법관이었지만 5년 전 자신이 내린 판결이 트라우마가 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된 우에다 히로시의 변호를 담당한다.
사카이 하츠코: 키타 카나
「사건」의 피해자. 지방에서 작은 스낵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어느 날 자재 보관소에서 가슴에 칼이 박혀 숨진 채 발견된다. 우에다 히로시와는 동네 소꿉친구.
우에다 히로시: 모치즈키 아유무
대학생.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되었다. 피해자 사카이 하츠코와는 소꿉친구이며, 그 여동생 요시에와 교제 중. 당초는 범행을 자백하고 있었지만 이후 살의를 부인한다.
사카이 요시에: 아키타 시오리
「사건」의 피고인인 우에다 히로시의 교제 상대. 히로시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언니 사카이 하츠코를 죽인 것은 히로시가 아니라고 키쿠치 변호사에게 호소한다.

 

 

 

미야우치 타츠야: 타카하시 나오
사카이 하츠코의 전·교제 상대. 하츠코와는 가부키쵸에서 호스트를 하고 있을 무렵에 만났고, 하츠코의 가게에도 줄곧 출입하고 있었다.
다카하시 시게키: 타카시마 마사히로
기쿠치가 소속된 「다카하시·츠보타 법률 사무소」의 대표 변호사. 기쿠치와는 대학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쿠치가 다시 법정에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츠보타 마키코: 후세 에리
기쿠치가 소속된 「다카하시·츠보타 법률 사무소」의 변호사. 다카하시와 함께 사무소를 운영한다. 기쿠치가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
오사키 시나코: 기지마 아스카
「다카하시·츠보타 법률 사무소」의 서기 사무원. 이번 사건은 평소 맡지 않는 형사사건이라 은근히 관심을 갖고 있다.
오카베 타카노: 이리야마 노리코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가나가와 지검 소속·검찰관. 에이스라 불린다. 법정에서 피고인·우에다 히로시를 냉엄하게 추궁한다.

 

 

 

다니모토 가즈오: 나가시마 토시유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가나가와 지방 법원 소속·재판장. 과거 기쿠치의 상사로, 엄격한 법률가.
사쿠라이 쿄코: 니무라 사와
미야우치의 현재 교제상대로 스낵을 운영하고 있다.
사카이 스미에: 이시노 요코
사카이 하츠코와 요시에의 어머니. 남편과는 사별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여자 혼자 힘으로 두 자매를 키웠다.
우에다 키헤이: 호리베 케이스케
우에다 히로시의 아버지로, 현지 시의회 의원. 대대로 이어지는 지주이기도 하다. 히로시를 엄격하게 속박하고 사카이 요시에와의 교제에 반대한다.
오무라 고이치: 나카무라 시윤
사카이 하츠코 시신의 첫발견자. 시신이 발견된 자재 보관소가 있는 건축회사 경영자.

 

 

 

 

 

사실 이 작품은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로도 수차례 제작된 모양이다. 탄바 테츠로, 와카야마 토미사부로, 키타오오지 킨야에 이어 명배우들이 배역을 맡아온 기쿠치 변호사의 맥을 이은 건 픽션을 논픽션처럼 만드는 연기파배우 시이나 깃페이. 역시 어떻게 극을 이끌어갈지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사법 제도나 재판 절차를 상세하고 객관적으로 그린 것으로 유명한 원작의 새로운 해석 또한 관전 포인트다.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면에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인간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진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모습 또한 낱낱이 파헤쳐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생전에 어떻게 살았건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억울함도 창피함도 분노도 고통도 남은자의 몫이겠지만, 재판이란 어쩌면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 <사건> 공식사이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