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을 팝니다
僕の手を売ります
딱 보는 순간 분위기며 전개 방식이며 오다기리 조의 작품이다 싶은 드라마다. 즉, 평범하지 않은 스타일이기는 하나 독창성이 돋보인다는 이야기다. 예전에 어떤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꽃미남 인기스타인데도 불구하고 로맨스를 잘 찍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오다기리 조는 남이 하는 연애 이야기를 보는 것이 뭐가 재미있냐고 반문하는 것이었다. 과연 연애는 자신이 하는 게 젤 좋은 것이기도 하고, 포장된 가상 연애는 현실 연애와 갭이 너무 커서 가끔 열 받게 만드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납득이 가는 동시에 재미를 추구하는 배우에게 더욱 큰 흥미가 생겼다. 못생기고 더러워 보이는 배역을 좋아라 하는 오다기리 조의 천진난만함이 이번 드라마 <내 손을 팝니다>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뭐 때꾸정물이 흘러도 잘생김은 어디 가지 않지만. 아르바이트에도 프로가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손을 빌려주는 남자 오쿠와. 세상의 소금이 되고 싶은 건지 단지 빚을 갚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르바이트 일이 있는 곳이라면 불철주야 뛰어다닌다.
오쿠와 키타로(오다기리 조 분)는 이과대학원까지 나왔지만 취업 빙하기 세대로 취업을 포기하고 인터넷 비즈니스에 나섰지만 큰 실패를 하고 만다. 고액의 빚을 안은 그는 도쿄·마치다시에 아내 마사미(오노 마치코 분)와 딸 마루코(토우미 아미 분)을 남겨둔 채, 전국 각지의 어떤 일이든 맡는 프로아르바이터로서 빚 완제를 목표로 살고 있다. 오쿠와는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일을 하고 있지만,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해 온 경험과 타고난 재주에 더해 좀처럼 거절할 수 없는 성격 때문에 어딜 가나 매번 그 고장의 개성 넘치는 사람들의 트러블에 휘말리게 된다. 무사히 월급을 받고, 다음 아르바이트로 향할 수 있을까!? 떠안은 빚은 언제 다 갚을 수 있을까...!? 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걱정과 격려를 반복하면서도 그 지역에서 맡은 일을 마치고나면 아내와 딸의 품으로 돌아가는 가장, 오쿠와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이어지는 한편 한편의 에피소드와 함께 전국을 여행하는 재미도 있다.
각본과 감독을 맡은 토미나가 마사타카와 태그를 이루어 오다기리 조가 기획부터 참여한 이 작품에는 출연진 또한 화려하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마츠다 미유키, 미즈사와 린타로, 오노 야스히로를 비롯해 각화마다 게스트로 나카무라 안, 마시마 히데카즈, 사이키 시게루, 콘노 마히루, 이시이 마사노리, 야나기 에리사, 마루이 왕, 타나카 요우지 등이 속속 문제를 안고 등장한다. 겹겹이 껴입은 작업복에 온갖 도구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떠도는 아저씨가 어떻게 보면 수상쩍게도 생각되지만, 솔직하게 다가가는 그에게 사람들은 경계를 풀고 도움을 요청하곤 한다. 부탁이라기보다는 요구에 가까운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게 오쿠와라는 캐릭터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포인트이면서 웃음 버튼이기도 하다. 덕분에 전국을 여행하며 사람을 찾는 게 또 다른 일이 되어버린 오쿠와. 과연 그의 빚은 탕감될 수 있을는지...? 특히 이 작품은 영상에 리얼리티가 있어 좋다. 거리의 풍경은 실제로 사람 사는 냄새가 나고 거칠고 황량한 자연 또한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꾸미지 않은 날 것에서 드러나는 세계관. 오히려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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