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마트료시카
笑うマトリョーシカ
스릴러 장르는 좋아하지만 정치나 언론과 관계되면 조금 복잡하고 딱딱하지 않을까 싶어 반신반의했는데, 기대 이상의 만족감이 있었다. 2024년 3분기 일드를 그리 많이 보진 못했지만, 지금까진 최고다. 원작의 힘, 출연진의 연기력, 스탭진의 노력이 모두 어우러진 결과가 아닐까 싶다. 야망과 실각, 음모와 배신, 인간의 욕망과 수수께끼가 뒤엉키는 휴먼 정치 서스펜스! 뛰어난 인기를 자랑하는 청년 국회의원과 유능한 비서를 둘러싼 검은 어둠에 위화감을 느낀 여기자가 숨겨진 과거를 파헤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원작은 『이노센트데이즈イノセント・デイズ(국내도서 제목: 무죄의 죄)』로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더 로열 패밀리ザ・ロイヤルファミリー』로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는 등 떠오르는 작가 하야미 가즈마사早見和真가 2021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이다. 저자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영상화된다는 건 그만큼 스토리텔러로서의 기량이 풍부하고 흥행성을 인정받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첫화를 보자마자 다음화가 기다려지고 다각도로 궁금증이 치솟아 오르는 것이었다.
새로 발족된 내각에는, 리버럴한 언동으로 국민의 지지를 모아 미래의 총리 후보로 주목받는 젊은 정치가·세이케 이치로가 후생 노동 대신으로 임명되어 크게 주목을 모으고 있었다. 같은 무렵, 토도 신문 문예부의 기자·미치우에 가나에는, 최근 세이케가 간행한 자서전의 취재로 에히메현·마츠야마에 있는 그의 모교를 방문하고 있었다. 거기서 고교시절 세이케를 학생회장에 올려놓은 브레인의 존재를 알게 된다. 바로 현재 세이케를 수행하는 유능한 비서 스즈키 도시야다. 그렇게 중요한 인물을 세이케는 왜 자서전에 등장시키지 않았을까, 미치우에는 뭔가 위화감을 느끼는데, 때마침 전화를 걸어온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절명했다. 사회부 민완기자였던 아버지가 조사하고 있던 건에 대한 수수께끼, 인기정치가와 비서와의 “기묘한 관계”, 영광의 뒤에서 일어난 수상한 사망사고들. 진실을 쫓는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새로운 사실이나 인물이 차례차례로 부상한다. 앞으로 드러나는 충격의 전개와 진실이란?
<등장인물>
미치우에 가나에: 미즈카와 아사미
정의감이 강하고, 신경이 쓰인 것은 알아내야만 하는 성품. 토도 신문에서는 사회부의 민완 기자였지만, 어느 특종을 계기로 문예부로 이동되었다. 정치가와 그 비서의 숨겨진 과거를 찾아 가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적으로부터의 압력에 걸리자 프리랜서로서 사건을 쫓는다.
세이케 이치로: 사쿠라이 쇼 / 아오키 유즈(학생시대)
43세의 젊은 나이에 첫 입각한 후생노동대신. 인상적인 미소와 함께 모든 것이 완벽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정치가이지만 그 영광 뒤에는 여러 가지 수상쩍은 뭔가가 의심된다.
스즈키 도시야: 타마야마 테츠지 / 니시야마 준(학생시대)
고교시절부터 정치가의 소질을 발견한 세이케 이치로를 오랫동안 지원하고 있는 유능한 비서. 현재는 정무비서관으로서 세이케를 총리대신으로 이끄는 데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
사사키 고이치: 와타나베 다이 / 하마오 노리타카(학생시대)
세이케와 스즈키의 고교동급생. 세이케를 학생회장에 올리는데 일조했다. 일식집 「하루요시春吉」를 운영하는 요리사이지만 그 이면에 뭔가를 품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세이케 히로코: 타카오카 사키
세이케 이치로의 어머니. 아름답고 품위가 있다. 세이케를 조종하는 하누센인가--!?
야마나카 다카시: 마루야마 도모미
미치우에 가나에의 사회부 시절 선배 기자. 말은 거칠게 해도 경험이 풍부하고 의지가 되는 인물. 가나에의 뒤를 따라 토도 신문을 그만두고, 세이케의 배경을 찾는다.
아오야마 나오키: 소타 료스케
미치우에 가나에의 문예부 후배 기자. 사회부 지망생으로 탐구심과 행동력을 갖췄으며, 밝고 거침없어서 주위의 사랑을 받는 인물. 위험하다고 해도 가나에를 지원한다.
미요시 미와코/마나카 아리사(본명): 타나베 모모코
세이케의 대학시절 연인으로, 당시 세이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가명을 쓴 이유가 뭔지 수수께끼인데다 야심을 지닌 것 같기도 한데, 현재는 행방이 묘연하다.
스즈키 유키: 마토부 세이
스즈키 도시야의 아내. 원래 신일본 신문 사회부의 기자로, 남편을 걱정하고 있다.
미치우에 가네타카: 와타나베 잇케이
미치우에 가나에의 아버지. 대기업 신문사 사회부의 민완 기자였던 무렵에 쫓고 있던 “어떤 사건”을 다시 취재하던 중, 수상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미치우에 가오리: 츠츠이 마리코
가나에의 어머니. 밝고 긍정적이며 배짱이 있다. 남편과 이혼한 후 친정이 하던 작은 요리집을 손수 꾸려가고 있다. 딸 가나에를 다정하게 지켜보고 격려해준다.
하타데 겐타로: 와다 마사토
가나에의 전남편. 아내가 잡은 한 특종이 가족을 끌어들이는 스캔들로 발전해, 아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혼을 선택하고 현재는 아들과 둘이 살고 있다.
하타데 유키: 모리 유리토
가나에의 아들로 초등학생. 일에 열심인 엄마를 이해하고 응원하고 있지만, 때로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사카모토 가즈노리: 나카야마 마세이
세이케와 스즈키의 같은 학원 출신. 젊지만 우수한 정책담당 비서.
후지타 노리나가: 쿠니히로 토미유키
다케치의 전 정책 담당 비서. 학창시절부터 세이케와 스즈키를 돌봐 주고 있었다.
하부 마사후미: 오오타카 아키라
총리대신. 민화당 총재. 젊고 인기 있는 세이케를 입각시켜 내각의 지지율 향상을 도모한다.
모로하시 이쿠오: 야지마 겐이치
외무대신. 여당의 2인자. 실질적으로는 하부 총리보다 권력을 쥐고 있는 존재.
우노 고스케: 가와노 다쓰로
대형 부동산 회사 빅 걸리버사의 사장. 28년 전 부동산 이권에 연루돼 벌어진 뇌물수수 사건, 일명 BG주 사건의 주범으로 체포됐다가 그 흑막을 뒤로 한 채 자살했다.
다케치 가즈히로: 오기 시게미츠
변호사 출신의 에히메 선거구 대의원으로, 명망 높았으나 16년 전에 자동차 사고로 급서.
와다지마 요시타카: 가토 마사야
세이케의 친부로 관방장관을 지낸 경험도 있는 유력 국회의원. 부자라는 것은 오랜 세월 숨겨져 있으며, 세이케의 자서전에서 그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세이케 요시카즈: 나시모토 겐지로
세이케 이치로의 친모·히로코의 전 남편으로 에히메의 자산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제목의 “마트료시카”는 나무로 만든 러시아의 전통적인 인형으로, 몸체 속에는 조금 작은 인형이 몇 개씩 들어 있다. 말 그대로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 사슬을 연상시키는 이 인형처럼, 웃는 얼굴 속에 감춰진 민낯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 것인가, 상당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세이케를 비롯해 그를 둘러싼 인물들은 모두가 서로를 이용하는 듯해 보이기 때문이다. 아돌프 히틀러의 사상을 가진 것이 진짜인지, 누가 에릭 얀 하누센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인지도. 또한 세이케를 앞세운 스즈키의 복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지, 주변인들에게 속을 내비치지 않는 세이케의 진짜 얼굴은 어떤 것인지, 수상한 죽음들은 정말 사고였는지, 사건이라면 대체 누가 획책한 것인지, 그리고 과연 「마지막으로 웃는 마트료시카」는 누구일지, 회를 거듭할수록 긴장감을 더해간다.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강한 집념과 인간이라는 미궁을 그리는 웰메이드 스릴러인 이 드라마, 더욱 원숙해진 미즈카와 아사미가 이끄는 리듬감과 타마야마 테츠지의 중후한 안정감이 뒷받침하는 가운데, 정말로 마트료시카를 닮아 보이는 사쿠라이 쇼의 두 얼굴이 돋보인다. 대체로 일관된 양지의 캐릭터를 보여주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선한 미소 뒤에 복잡다단한 감정이 얼핏 스치는 모습이 향후 전개에 한껏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2024.06.28 ~ (금) 오후 10:00-10:54/일본 TBSTBS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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