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비노트

감성을 자극하는 휴먼스토리, 영화 ‘항구의 빛’

반응형
항구의 빛
港のひかり


 

 

세대를 초월한 유대감을 압도적인 스케일로 그려내는 휴먼스토리. 영화 <항구의 빛>은 2024년 <정체>로 제48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젊은 실력파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와 수많은 명작을 작업해 온 촬영감독 기무라 다이사쿠가 만든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작품이다. 노토의 어촌 마을을 무대로, 과거를 버린 전 야쿠자 어부와 시력을 잃은 소년의 우정과 재회를 그린다. 전 야쿠자 어부를 다양한 인생을 녹여내는 연기를 해 온 명배우 타치 히로시,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년을 순수한 소년미가 매력적인 마에다 고든이 연기한다. 영상으로 담아낸 자연의 정경과 격렬하고도 아름다운 눈의 계절이 등장인물의 처지와 심정을 말해주는 듯하다. 부모와 자식 이상으로 나이가 많은 두 사람의 12년에 걸친 우정을 통해 그려지는 것은, 비록 혈연관계는 없어도 누군가를 위해 살 수 있는 인간의 힘이다. 

 

 

전 야쿠자인 미우라는 작은 어촌에서 어부로 일하며 근근이 생활하고 있었다. 어느 날, 통학로에서 흰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소년 고타를 동급생 아이들이 일부러 넘어뜨려 웃음거리로 만드는 광경을 본다. 약시를 앓는 고타는 부모를 야쿠자에 얽힌 교통사고로 잃고, 아이를 인수한 숙모는 제대로 육아도 하지 않고, 그녀의 교제 상대로부터도 폭력을 당하고 있었다. 사정을 알게 된 미우라는 고독한 고타에게서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배를 태워주며 가까워진 두 사람. 자신을 “아저씨”라고 따르며,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대해준 고타에게 구원을 받은 미우라는 눈을 치료해주기로 마음먹는다. 야쿠자의 거래를 덮쳐 돈을 훔쳐 시력 회복 수술을 받게 한 후, 편지를 남기고 자수함으로써 형무소에 간 “아저씨”를 보지 못한 채 고타는 고아원에 들어간다. -12년 후- 출소한 미우라는 조용히 살기를 바라며 지방 운전 대행업체에서 일하고, 고타는 편지에 「전 형사였다」고 적은 “아저씨”를 믿고 동경해 형사가 되어 있었다. 경찰자료로 “아저씨”의 정체를 알고는 갈등하는 고타였지만 그래도 만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들의 재회는 과거의 악연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고 미우라는 홀로 야쿠자에 맞선다.

 

 

고타의 소년시대 역을 맡은 테라지마 마호로 외에 고타의 연인 역에 쿠로시마 유이나, 일찍이 미우라가 소속되었던 야쿠자조직의 조장 역에 시이나 킷페이, 야쿠자 조직원 역에 (변모한 모습이니 놀라운) 사이토 타쿠미, 미우라를 은인이라 흠모하는 조직원 역에 피에르 타키, 고타가 근무하는 경찰서 선배 역에 이치노세 와타루, 소년시대의 고타와 함께 사는 숙모 역에 메구미, 조직폭력반 형사 역에 이치무라 마사치카, 야쿠자조직의 전 조장 역에 우자키 류도, 미우라와 고타를 지켜보는 어업조합장 역에 사사노 타카시 등 화려한 배역진이 캐스팅되었다. 자신에게 빛을 준 은인의 얼굴을 모른 채 나중에 만나게 된다는 설정은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을 떠올리게 하는데, ‘사랑’이 아닌 ‘우정’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세계의 명작보다 나은 전개를 기대해 본다. 신파라도 좋으니 너무 슬픈 결말은 아니길 바란다. 소년은 남자로부터 빛을 받았고, 그 소년은 남자에게 인생을 주었다.

영화 <항구의 빛> 공식사이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