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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노트

히가시데 마사히로의 감동 영화 ‘풀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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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의 울림草の響き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函館의 풍경을 스크린으로 실껏 감상할 수 있는 영화 [풀의 울림]은 오랜만에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심리적인 밸런스를 잃고 마음에 병이 생긴 남자가 정신과의사에게서 치료 방법으로 런닝을 권유받고 달리기를 통해 서서히 마음의 평온을 찾아간다는 재생의 이야기다. 

 

 

 

주인공 쿠도 카즈오 역에 히가시데 마사히로, 아내 역에 나오, 의사 역에는 무로이 시게루, 카즈오의 친구 사쿠마 켄지 역은 다이토 슌스케, 노상에서 만난 세 젊은이는 카야, 하야시 유타, 미네 유키가 공연한다. 감독은 사이토 히사시. 

 

 

 

 

원작을 쓴 사토 야스시佐藤泰志는 1980년대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동시대의 저명 작가와 나란히 작품성을 인정받으면서도 문학상이나 상업적인 성공을 얻지 못하고, 41세라고 하는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운의 작가다.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고향 하코다테를 무대로 한 소설을 계속 써온 그의 작품은 어릴 적부터 꿈꿔온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에 5번 노미네이트되었지만 결국 수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20년이 지나고 최근 작품이 재평가되면서 그의 경력이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제작, 공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풀의 울림草の響き]은 작가의 대표적인 청춘소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きみの鳥はうたえる]를 표제작으로 한 도서에 함께 수록된 주옥같은 명작이다.

 

 

 

도쿄의 출판사에서 근무하던 카즈오는 정신의 균형을 잃고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아내와 함께 고향 하코다테로 돌아간다. 고향 친구가 데려간 병원에서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운동요법으로 매일 달리기를 하도록 지시받은 그는 비가 오는 날도, 강한 바람이 부는 날에도, 뙤약볕이 내려쬐는 한여름에도, 같은 길을 달리고 또 달린다. 낯선 곳에서 의지할 사람도 없이 생활하게 된 아내는 불안과 불만이 쌓이지만 열심히 달리는 남편의 한결같은 모습을 보고 그를 이해하려고 한다. 반복되는 생활 리듬에 맞춰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던 카즈오는 노상에서 만난 젊은이들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점차 무언가가 바뀌게 된다. 

 

 



도대체 달리기 영화를 무슨 재미로 보냐고? 그럼 마라톤은 무슨 재미로 보겠는가? 하지만 영화가 당연히 달리기만 하지는 않을 테고, 공감할 수 있는 사연과 감정 속에 따스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길에는 많은 이야기가 태어난다.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어쩌면 기적일지도, 인연일지도 모른다. 길쭉해서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를 따라 길을 나서보는 건 어떨까.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후련해지지 않을까.


 

원작: 사토 야스시佐藤泰志
감독: 사이토 히사시斎藤久志
각본: 가세 히토미加瀬仁美

 

영화 <풀의 울림> 공식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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