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
ボクたちはみんな大人になれなかった
젠지세대에 의해 다시 소환된 세기말 감성으로 인해 2000년대를 풍미한 밀레니얼, 일명 Y2K 패션을 위시해 다양한 문화가 재조명받고 있다. 추억의 게임으로 가득한 화제작 <오징어게임>의 성공도 이러한 풍조를 탄 것이라 생각되는데, 일본의 베스트셀러 연애소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 역시 기억 속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평범한 샐러리맨였던 저자 모에가라燃え殻는 일주일에 한 번씩 트위터에 140자씩 글을 써서 올리기 시작했고, ‘140자 문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커다란 화제를 불러 모았다. 2017년 책으로 만들어지자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된 이 반자전적 연애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버블 붕괴 후인 90년대부터 코로나화의 현재까지, 시대를 물들이는 문화와 함께 가장 좋아했던 사람의 기억이 가슴에 되살아난다.
오늘날 나를 있게 만들어준 추억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
그녀를 만난 건 1995년. 인터넷이나 휴대전화가 보급되기 이전, 잡지의 펜팔을 통해 친구를 사귀게 되고 공중전화로 약속을 잡아 만나던 시절이었다. “넌 괜찮아. 재미있는 걸.” 처음 만난 그녀의 말에서 힘을 얻은 나는 난생 처음 힘을 냈다. ‘보통’을 싫어하는 그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영상 업계의 말단에서 무작정 일한 날들이었다. 1999년 노스트라다무스의 대예언과는 달리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고, 유일한 마음의 버팀목이었던 그녀는 작별인사도 하지 않고 떠났다. 뜻을 두고 있던 소설가가 되지 못한 채 질질 끌어온 TV업계에서의 시간은 어영부영 지나가고, 2020년 사회와 타협하며 살아온 46세의 나는 몇 번의 씁쓸한 재회를 계기로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린다.
그때도, 그 장소도, 그 사람도, 모든 것이 지금의 나에게 연결돼 있다.
어느 아침 만원 전철에서 옛날 차였던 그녀에게 실수로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보내버린 사토의 혼돈스러운 하루부터 시작되는 러브스토리. 주인공의 사랑과 우정이 변해가는 시대의 분위기와 함께 스크린에 비친다. 극중에 아로새겨진 90년대 문화는 그것들을 실시간으로 경험한 관객에게 강렬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한편으로 당시를 모르는 세대도 좋아하는 음악, 영화, 패션을 나누는 연인들의 모습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누군가를 만나, 자신보다도 소중하다 느끼고, 주변의 세계가 달라 보이게 되는 경험. 좋아하는 사람에게 인정받는 기쁨과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을 상실의 아픔. 보는 사람 누구나 갖고 있을 그리움이, 시대가 변해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감정이, 서정적인 영상으로 그려진다. 지금을 사는 사람 모두에게 선사하는 2020년대 연애 청춘영화다.
주인공인 ‘나=사토’를 연기하는 것은 영화는 물론 춤과 연극계에서도 유일무이한 존재감을 내뿜는 모리야마 미라이. 평범한 극히 보통 남자의 21세부터 46세까지를 특유의 표현력으로 섬세하게 연기해 완전히 매료된 채 그의 행보를 따라가게 만든다. 사토가 쭉 잊지 못하고 있는 첫 연인 ‘카오리’역에는, 유니크한 매력으로 출연작이 잇따르는 이토 사이리. 독자적인 미학을 갖고 있는 여성을 생생하게 연기해 관객의 마음에도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일이나 사생활에서 사토에게 영향을 주는 개성적인 남녀 캐릭터 역에, 하기와라 마사토, 오오시마 유코, 히가시데 마사히로, 스미레, 시노하라 아츠시, 카타야마 모에미, 오쿠노 에이타, 히라 타케히로, 타카시마 마사노부 등 다채로운 배우들이 모였다. 메가폰을 맡은 이는 본작으로 감독 데뷔하는 모리 요시히토. 각본은 타카다 료. 폭넓은 층을 매료시킨 원작소설의 감성적인 문체와 구성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표현해냈다.
<등장인물>
주인공 사토(모리야마 미라이)와 그의 잊을 수 없는 첫사랑 카오리(이토 사이리)
사토와 함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세키구치(히가시데 마사히로)와 호소이(시노하라 아츠시)
사토의 오랜 상사 미요시(하기와라 마사토)와 부하직원 다니구치(오카야마 아마네)
실연한 사토의 앞에 나타난 미녀 바텐더(스미레)와 몰래 사토를 좋아하는 나나세(시노하라 아츠시)
2010년대 동거하고 있던 사토의 연인 메구미(오오시마 유코)와 그녀의 엄마(하라 히데코)
사토의 인생에 작은 발자취를 남기는 그라비아 아이돌(카타야마 모에미)과 야쿠자 미야지마(오쿠노 에이타)
TV 프로그램 프로듀서(타카시마 마사노부)와 파티를 기획한 실업가(히라 타케히로)
『ボクたちはみんな大人になれなかった』 티저 예고편 -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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