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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역대 1위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일본소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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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mei 2022. 4. 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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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このミステリーがすごい!’는 미스터리 팬들이 직접 뽑는 작품 순위로 1988년에 시작되었으니 어언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미스터리 소설가라면 노리고 싶은 어워즈일 것이다.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10년마다 역대 1위를 차지한 작품들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는데, 이미 3번의 왕중왕이 뽑혔으며 10위권에 3연속으로 오른 소설은 4작품이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치열한 경쟁에서 두 번의 1위와 한번의 2위를 차지한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이 발간 당시에는 고작 8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1989년에는 좀비 이야기가 먹히지 않았다는 소리인데,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 간 소설가가 아닌가.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 틈에서 여전히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미스터리 걸작들, 놓치고 지나간 건 없는지 30주년 기념 리스트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1위 (10주년 기념 1위, 20주년 기념 2위)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生ける屍の死
야마구치 마사야 山口雅也

 

1989년 8위. ‘살아 있는 시체’ 즉 좀비 문학의 전설적인 작품이자 본격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미국 뉴잉글랜드의 시골 마을에서 사망자가 잇따라 되살아났다! 때마침 유산을 받기 위해 툼스빌로 돌아온 펑크족 청년 그린 발리콘은 할아버지의 초콜릿을 먹고 사망하지만 곧 소생한다. 죽은 인간들이 살아 돌아오는 괴현상 속에 발리콘 가 사람들이 연이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린은 스스로도 사망자가 된 것을 숨기면서 진실을 파헤친다. 시체가 되살아나는 지금, 범인은 왜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것인가. 범인은 산 자인가 죽은 자인가. 과연 그린은 육체가 붕괴할 때까지 진상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2위

64육사 64ロクヨン
요코야마 히데오 横山秀夫

 

2013년 1위. 유괴를 소재로 엮어낸 사회파 미스터리이자 경찰소설로, 작가 스스로 ‘나 자신의 인생을 집대성한 작품’이라며 성취감을 자부한 명작이다. D현경 홍보실 공보관으로 근무 중인 전직 형사 미카미. 교통사고의 익명문제로 기자클럽과 연일 옥신각신 중인데, 새로 취임한 경찰청장의 시찰 소식이 들어온다. 14년 전 미제로 끝난 소녀 유괴살해사건, 일명 ‘64’사건. 그러나 피해자 유족은 방문을 거절하고, 시찰 취재를 보이콧하겠다는 기자클럽에 형사부와 경무부의 전면전까지 미카미는 틈바구니에 낀 채 진실을 쫓는다. 시효 만료 1년을 앞두고 나선 청장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그러던 중 ‘64’의 모방 유괴사건이!


 

 

3위

용의자X의 헌신 容疑者Xの献身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

 

2006년 1위. 명실상부 저자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장편 미스터리 소설로, 갈릴레오 시리즈 중 가장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이기도 하다. 천재 수학자이면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고교 교사 이시가미는 홀로 외동딸 미사토를 키우는 이웃 여인 하나오카 야스코를 은근히 사모해왔다. 어느 날 야스코의 전남편 도가시가 모녀의 거처를 알아내고 찾아와 폭력을 휘두르자 모녀는 우발적 살해를 저지르고 만다. 이를 눈치 챈 이시가미는 망연자실한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 완전범죄를 기도한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시가미와 대학 동기인 천재물리학자 유가와 교수가 이 사건의 수수께끼에 도전하게 된다.


 

 

4위 (10주년 기념 2위, 20주년 기념 1위)

화차 火車
미야베 미유키 宮部みゆき

 

1993년 2위. 거대한 자본에 잠식당한 현대 소비사회와 인간의 욕망을 그린 저자의 대표적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이다. 휴직중인 형사 혼마 슌스케는 먼 친척 청년 가즈야의 부탁으로 그의 약혼녀 세키네 쇼코의 행방을 찾게 되었다. 단순한 실종사건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조사를 시작한 혼마는 시간이 갈수록 그녀 뒤에 또 다른 여자의 그림자가 유령처럼 붙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스스로의 의지로 철저하게 발걸음을 지우고 사라진 여자. 대체 왜 쇼코는 그렇게까지 해서 자신의 존재를 지워야만 했을까?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수수께끼의 열쇠는 카드사회의 희생이라 할 자기파산자의 처참한 인생에 숨겨져 있었다.


 

 

5위 (10주년 기념 10위, 20주년 기념 5위)

신주쿠 상어 新宿鮫
오사와 아리마사 大沢在昌

 

1991년 1위. 열혈 형사 사메지마의 외로운 투쟁을 그린 하드보일드 엔터테인먼트 형사 소설로 저자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일본 최대의 환락가 신주쿠 경찰서의 사메지마 형사는 소리 없이 혼자 조용히 행동하며, 한 번 노린 범죄자는 꽉 물고 놓지 않아 ‘신주쿠 상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가부키초를 순찰 돌던 경찰들이 누군가에게 총기로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신주쿠 경찰서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범인 검거에 나서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편 사메지마는 총기를 밀조하는 ‘기즈’라는 남자가 연루됐다고 보고 그의 행방을 집요하게 좇아 아지트를 발견하는데, 그만 교묘한 함정에 빠지고 만다.


 

 

6위 (10주년 기념 4위, 20주년 기념 3위)

내가 죽인 소녀 私が殺した少女
하라 료 原尞

 

1989년 1위. 레이먼드 챈들러에 깊이 매료된 저자가 일본 하드보일드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인정받는 사와자키 탐정 시리즈 두 번째 걸작이다. 중년의 탐정 사와자키는 번화한 도쿄 도심의 그늘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 와타나베 탐정사무소를 운영한다. 와타나베는 실종 상태이지만 사와자키는 간판을 바꾸지 않은 채 홀로 의뢰 받은 일을 해나가고 있다. 어느 날 그에게 닥친 불운한 하루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되었다. 행방불명된 가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싶다는 의뢰를 받은 사와자키는 애차인 블루버드를 몰고 지정해준 저택을 방문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유괴 사건에 휘말려 있는 것을 알게 된다.


 

 

7위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葉桜の季節に君を想うということ
우타노 쇼고 歌野晶午

 

2004년 1위. 반전소설의 대표작이자 신본격 추리소설의 극한을 보여주는 걸작이라 평가받는 이 작품으로 저자는 드디어 미스터리 거장의 반열에 들어섰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프리터 나루세는 지하철에서 자살을 시도하던 한 여자를 우연히 구하게 된다. 그것이 사쿠라와의 운명적 만남이었다. 한편 고등학교 후배의 부탁으로 얼떨결에 뺑소니 사건의 진범을 찾는 일을 맡게 된 그는 얼치기 탐정 흉내를 내며 사기 조직의 뒤를 캐다가 위기에 빠지고 만다. 주인공과 주위 인물들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는 진행되고, 마지막에 이르러 작품 속에 숨겨진 비밀을 깨닫는 순간의 놀라움은 책의 처음으로 다시 되돌아가게 만든다.


 

 

8위

골든 슬럼버 ゴールデンスランバー
이사카 코타로 伊坂幸太郎

 

2009년 1위. 작가의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한 몸에 받은 기념비적인 엔터테인먼트 대작이다. 군중 속에서 총리가 살해당했다. 그리고 범인은 ‘나’라고 보도되고 있다. 어째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평범한 택배회사 직원 아오야기 마사히루는 영문도 모르고 무작정 내달려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암살범이라는 누명을 쓴 채 거대한 음모에 포위된 청년.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누구도 믿을 수 없다. 폭력도 불사하는 추적자 집단으로부터의 고독한 필사의 도주는 3일 간 계속된다.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오래된 기억의 단편과 비틀스의 멜로디 속에 청년의 고군분투를 그린 역작이다.


 

 

9위

기이한 능력의 탐정 소가 가죠 전집 奇術探偵曾我佳城全集(秘の巻・戯の巻)
아와사카 쓰마오 泡坂妻夫

 

2001년 1위. 유머와 위트, 논리를 적절히 배합한 역설적인 작풍으로 ‘일본의 G.K. 체스터튼’이라고 불리는 저자는 기발한 장난감과 마술을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이러한 성향을 기조로 탄생한 다양한 탐정 중 ‘소가 가죠’의 특별한 능력은 마술이다. 젊은 나이에 은퇴한 미모의 마술사, 그 화려한 무대는 지금도 팬들의 화젯거리다. 평소에는 차분한 그녀지만, 불가사의한 사건을 만날 때마다 마술의 트릭을 밝히듯 시원하게 수수께끼를 푸는 명탐정이기도 했다. 총알을 받아내는 기술을 자랑하던 마술사가 파트너를 쏴 죽여 버리고 말았다. 무대에 주목하는 관객 앞에서 총알이나 총을 바꿔치기한 사람은 누구일까. 주옥같은 단편집.


 

 

10위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独白するユニバーサル横メルカトル
히라야마 유메아키 平山夢明

 

2007년 1위. ‘가장 무서운 공포는 현실 속에 있다’는 테마를 모토로 극악하리만큼 구체적인 호러와 폭력을 묘사하는 저자의 작품 세계는 현실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싫어도 몰입할 수밖에 없는 기괴한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택시운전사인 주인을 오랫동안 모신 한 권의 도로지도책이 이야기하는, 주인과 그의 아들이 벌이는 끔찍한 소행을 단정한 문체로 엮은 표제작. 학교에서는 집단 괴롭힘에, 가정에서는 의붓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소녀가 절망 끝에 연쇄 살인마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순진무구한 기도. 한없이 잔혹하면서도 평온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공포소설사에 찬연히 빛나는 기적 같은 작품집이다.



 

독자들이 직접 뽑는 상이니만큼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이야기이니, 그렇다면 이 정도 작품은 읽어야 미스터리 팬임을 자처할 수 있다는 것인가. 미스터리 초심자라면 이들 작품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름 추리소설 애호가라 자부해왔지만 이 중 읽은 소설은 6권 뿐. 10권 중 2권은 번역서가 출간되지 않았으니까 75%되겠다. 여러분은 얼마나 읽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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