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의 아이들
シャイロックの子供たち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화제가 된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원작자이자 《변두리 로켓》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 최고의 스토리텔러 이케이도 준池井戸潤의 《샤일록의 아이들》이 드라마화되었다. 은행원 출신으로 은행원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 거의 없는 작가의 작품답게 이번에는 은행이 바로 주무대다. 저자 스스로 “내가 소설을 쓰는 방식을 결정지은 기념비적인 책”이라 밝힌 특별한 작품으로, 은행이라는 조직을 통해 평범하게 일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의 행복과 어려움을 생생하게 그려낸 걸작이다. 국내에는 일찍이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는데,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개정판이 다시 찾아왔으니 이케이도 준의 팬으로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소설은 열 개의 미스터리로 챕터가 나뉘어 있지만, 드라마는 사건의 발단과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형식의 에피소드0을 포함해 총5화로 구성된다. 도쿄 외곽에 위치한 도쿄제일은행 나가하라 지점. 이곳에 근무하는 은행원 니시키 마사히로가 실종된다. 이에 은행본부의 인사부 소속 사카이가 사건 조사에 나선다. 나가하라 지점은 중소 영세기업이 주요 거래처인 작은 영업점으로, 이런저런 사정이나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어떤 내력이나 실력을 지니고 있든 냉혹한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것만은 모두가 같다. 그런데 갑자기 니시키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추측하기로는 창구에서 현금 100만 엔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현금 분실 사건과 니시키의 실종, 두 수수께끼와 나가하라 지점 행원들의 이야기가 엇갈리는 가운데, 이윽고 퍼즐이 맞춰지며 숨겨진 비리와 놀라운 진상이 눈앞에 드러난다.
<등장인물>
-도쿄제일은행-
니시키 마사히로: 이노하라 요시히코
나가하라 지점·영업과 과장 대리. 출세 코스를 벗어나 있지만 부하들의 신뢰는 두텁다. 지점 내에서 벌어진 현금 분실 사건의 진범을 쫓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고 만다. 동료들에게 실없는 소리나 일삼는 것 같아도 날카로운 관찰력의 소유자다.
기타가와 아이리: 니시노 나나세
나가하라 지점·영업과 소속 3년차 여자 행원. 니시키의 직속 부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급여의 절반을 가계에 보태고 있는 성실한 직원임에도, 현금 100만 엔이 사라지는 소동이 일어나자 가장 먼저 의심을 받는다.
사카이 히로시: 타마야마 테츠지
도쿄 제일은행 인사부 조사역. 절친한 친구의 죽음에 자책감을 갖고 있어 신중하게 면담과 내사에 임하고 있다. 나가하라 지점 내에서 일어난 현금 분실 사건과 니시키 실종의 진상을 쫓는다.
다키노 마코토: 카토 시게아키
나가하라 지점·업무과 과장 대리. 튀지 않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일에 있어서는 화려한 실적을 올리는 지점의 에이스. 사랑하는 아내와 외아들 사이도 양호해, 공사 모두 순조롭다고 여겨진다.
다케모토 나오키: 미우라 타카히로
나가하라 지점·융자과 과장 대리. 실무 능력이 뛰어나 업적을 쌓았으나 부하들의 불상사에 책임을 지게 되고, 니시키와 마찬가지로 출세 코스를 벗어났다.
후루카와 가즈오: 하기와라 마사토
나가하라 지점·부지점장. 고졸 채용으로 입사 후 대졸 출신과의 차별을 몸으로 겪으며 부지점장까지 올라온 인물로, 성급하고 실적을 위해서라면 갑질도 불사한다.
쿠죠 가오루: 마에카와 야스유키
나가하라 지점·지점장. 검사부 출신의 엘리트. 평소에는 냉정하고 신사인 양 행동하지만 본성은 열정가면서 책략가인 일면을 가지고 있다.
고야마 토루: 모리나가 유키
나가하라 지점·융자과. 아이리의 동기. 후루카와 부지점장과의 의견 차이를 계기로, 트러블을 일으켜 버린다.
한다 마키: 하야미 아카리
나가하라 지점·융자과. 미인으로 여성 행원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지만 왠지 아이리에게는 심하게 구는 선배.
미키 테츠오: 야노 마사토
나가하라 지점·업무과. 아이리와 사귀고 있다. 그러나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구로다 미치하루: 미즈하시 켄지
도쿄 제일은행 검사부 차장. 사카이로부터의 상담을 받아 문제가 계속 되는 나가하라 지점에 검사를 하러 방문한다.
도미나가 타카히로: 미야가와 이치로타
도쿄 제일은행 인사부 부장. 사카이의 상사.
-그 밖의 인물-
이지마 무네히로: 하시모토 쥰
다키노가 담당하고 있는 융자처인 「이지마 공업」의 사장. 연매출 80억엔의 우량 기업.
오기타 마사타카: 미즈타 신지
다케모토가 융자를 담당하는 「오기타 공업」의 사장으로 불쾌감을 주는 타입이다.
니시키 타에코: 에미 클라라
니시키의 아내. 전 은행원으로 남편의 기분을 이해한다.
가와노 아키히코: 구보즈카 슌스케
사카이의 동기로 친한 친구였지만, 3년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렸다.
아저씨들만 하나 가득 등장한다고 생각했더니 자세히 볼수록 어디서 본 배우들이 즐비하다. 언제 이렇게 중후한 모습이 되었을까. 세월이 흐르는 건 누구나 어쩔 수 없는 순리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셰익스피어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악덕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제목에 인용한 건 현대판 샤일록이 바로 은행원이라는 비유라고 한다. 말로는 고객의 이익이 우선이라지만, 빌려줄 때는 감언이설로 꼬드기고 회수할 때는 비인간적일 정도로 냉혹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은행의 이중적인 구조. 그야말로 악질 고리대금업자와 다를 바가 없다. 출세와 실적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샤일록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양심과 자존심이 앞서 완벽한 샤일록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제는 샤일록이 되지 못하면 자리가 위태로워진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쫓는다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리라.
한편, 2023년 개봉 예정인 영화판에서는 소설과 드라마 모두 전개가 다른 완전 오리지널 스토리를 전개한다는 소식이다. 무엇보다 호화배역진이 집결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아베 사다오(니시키 마사히로 역), 우에토 아야(기타가와 아이리 역), 타마모리 유타(타바타 요지 역), 야나기바 토시로(지점장 역), 스기모토 텟타(부지점장 역), 사토 류타(에이스 행원 역), 에모토 아키라(지점 고객 역), 하시즈메 이사오(부동산회사사장 역), 사사키 쿠라노스케(조사부 행원 역). 그야말로 연기파 배우가 모두 모인 느낌이다. 도쿄 제일은행·나가하라 지점의 베테랑 고객계에서 근무하는 니시키가 현금 분실 사건의 이면을 탐색하는 동안 어떤 엄청난 사실에 도달해 간다는 설정만은 동일하다. 제작진은 영화 《공중을 나는 타이어》팀이 다시 뭉쳤다.
'드라마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원작 서스펜스 일본드라마 ‘양날의 도끼’ (0) | 2022.11.23 |
---|---|
공감도 높은 인간군상극, 일드 ‘지루한 주택지의 모든 집’ (0) | 2022.10.31 |
다양한 맛의 향연, 일드 ‘5분 후 의외의 결말’ (0) | 2022.10.18 |
일본소설 원작의 애달픈 감동 드라마 ‘이별의 저편’ (2) | 2022.10.14 |
일본 만화 원작 휴먼드라마 ‘땅끝에서, 도보5분’ (0) | 2022.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