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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추천

사회파 미스터리 일드 ‘엘피스 -희망, 혹은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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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스 -희망, 혹은 재앙-
エルピス-希望、あるいは災い-

 

 

너무도 닮아 보이는 일본과 한국의 사법시스템에 놀라고, 권력에 의해 움직이는 언론과 정경유착에 분노하면서도 이따금씩 등장하는 병맛 유머코드에 머리를 식힐 수 있는 드라마다. 스캔들에 의해 에이스의 자리에서 전락한 아나운서·아사카와 에나와 동료 스탭·키시모토 타쿠로가 한 사형수의 누명을 벗기려 동분서주하며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모습을 그려간다. 실재하는 사건들에서 착상을 얻어 스토리를 엮어냈다는 이 작품은 ‘원죄’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코믹함을 슬쩍 끼워 넣어 힘을 덜어내고, 희망과 절망, 용기와 좌절, 빛과 어둠을 적절히 배치해 긴장과 이완을 오가는 솜씨가 대단하다. 스릴, 배반, 사랑, 음모, 욕망 등 갖추고 있는 재료는 진한데 맛은 담백한 요리 같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여전히 아름답고 스타일도 멋진 나가사와 마사미와 점점 변해가는 청년을 연기하는 강렬한 눈빛의 마에다 고든을 보는 것만으로도 드라마는 충분히 흥미롭다.

 

 

 

 

 

 

별 볼일 없는 시간때우기용 심야 예능 정보 프로그램 <프라이데이 봉봉>에서 한 코너를 맡아 시시한 소식을 전하는 아나운서 아사카와 에나. 사실 그녀는 저녁 8시뉴스의 앵커였으나 한직으로 밀려나버린 것. 프로그램의 팀에는 보도국에서 좌천된 메인 CP를 비롯해 각양각색의 스탭이 있었는데 그중에는 신입 디렉터 키시모토 타쿠로도 있었다. 변호사 엄마의 보호 아래 순탄하게 성장한 것으로 보이는 도련님이 어쩌다 수년전의 사건을 조사하게 되며 에나와 공조하기에 이른다. 십대 여성의 연쇄살인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남자가 진짜 누명을 쓴 것인지 의혹을 쫓아가면서, 두 사람은 나약하고 비겁했던 과거의 자신을 마주보게 된다. 진상이 보일 것 같을 때마다 거대한 힘 앞에 속수무책이 되는 에나와 타쿠로. 한사람이 주저앉으면 한사람이 나서고, 한사람이 좌절하면 한사람이 길을 찾으며 한발 한발 나아가는 듯했지만, 희망이 발견될 때마다 재앙이 따라오는 상황에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어둠에 묻힌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날 날은 올 것인가!?


 

 

 

 


<등장인물>

 

아사카와 에나: 나가사와 마사미
타이요TV 아나운서. 입사 초기에는 인기를 끌며 골든타임 뉴스를 진행했다. 그러나 격무에 점차 피폐해지고 주간지에 길거리 키스 사진이 실리며 하차. 현재는 ‘제작자의 무덤’이라고 야유 받는 심야 정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프라이데이 봉봉」의 코너 MC를 담당하고 있다.

키시모토 타쿠로: 마에다 고든
「프라이데이 봉봉」에서 연예뉴스를 담당하는 신입 디렉터. 변호사 부부의 아들로서 가정환경과 외모도 갖추었지만 디렉터로서의 실력 평가는 낮다. 게다가 세상 물정을 몰라 눈치가 없다. 뜻밖의 일로 여성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수감 중인 사형수의 누명 의혹을 쫓는다.

사이토 쇼이치: 스즈키 료헤이
타이요TV 보도국 에이스 기자. 에나의 전 연인이자 타쿠로를 지도한 선배. 능력과 인격에 더해 정권 중추의 요인과도 친밀한 사이를 쌓은, 이른바 "큰 남자"다운 야망을 지녔다.

무라이 교이치: 오카베 다카시
「프라이데이 봉봉」의 치프·프로듀서. 예전엔 보도국에 재직하며 「뉴스8」을 담당했는데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폭언을 연발하며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고시 코헤이: 콘도 코엔
「프라이데이 봉봉」의 프로듀서. 프로그램 회의에서는 다수파 의견 중시로 현장을 정리하는 "안정 지향형". 판단이 곤란했을 때는 눈치를 살피며 스스로 책임지는 것을 회피한다.

오오야마 사쿠라: 미우라 토코
「프라이데이 봉봉」의 헤어 메이크업 담당. 프로그램 디렉터·타쿠로에 관한 "약점"을 쥐고 뭔가 협박 같은 상담을 요구한다. 이상한 분위기의 소유자로, 항상 빨간 장갑을 끼고 있다.

에비타 텐동: 카지와라 젠
「프라이데이 봉봉」의 MC. 나비넥타이에 둥근 안경이 트레이드마크다. 쾌활한 익살꾼으로 프로그램의 중심. 젊은 여성 어시스턴트, 봉봉걸 등과 함께 스튜디오를 종횡무진 누빈다.

다키카와 유다이: 미우라 타카히로
타이요TV 보도부 기자. 에나와는 동기로 보도국에서 일하느라 늘 바쁜 내색을 보이고 있다. 에나의 소개로 타쿠로로부터 "원죄 의혹"에 대해 상담 받지만 어차피 직원일 뿐이다. 

 

 

 

 


키시모토 미쓰코: 츠츠이 마리코
타쿠로의 엄마. 연봉 1억엔을 버는 민완 변호사. 역시 변호사였던 남편은 아들이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나고 현재는 고급 주택에서 홀로 키워낸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다.

다이몬 유지: 야마지 카즈히로
부총리. 전직 경찰청장이라는 폭넓은 인맥을 살려 정치권에서 상당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사이토를 높이 평가하며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

사사오카 마유미: 이케즈 쇼코
수도신문 정치부 기자. 사회부 소속이 아닌데도 여성 연쇄살인사건을 추적 취재하고 있다. 자료를 정리 정돈하는 것이 서투르고 털털한 성격이지만 취재력이나 추리력은 예리하다.

키무라 타카시: 록카쿠 세이지
마쓰모토 사형수의 재판을 담당하는 변호사. 일련의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 상당한 불신을 갖고, 경찰이나 검찰의 배경도 의심하고 있다. 재심 청구를 지원하는 등 계속 싸우고 있다.

 

 

 

 

 


마쓰모토 요시오: 가타오카 쇼지로
사형수. 여성 연쇄살해 사건 피의자로 2006년 체포돼 2016년 대법원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다. 원래 판금공을 하던 그는 현재 구치소 안에서 자신의 최후를 숙연하게 기다리고 있다.

혼죠 아키라: 나가야마 에이타
혼죠 건설의 장남. 신비로운 매력과 지적인 면모를 지닌 수수께끼의 남자.

 

 

 

 

 

 

제목의 ‘엘피스(Elpis)’란 고대 그리스어 ‘ἐλπίς’에서 나온 단어로, 그리스 신화에서 다양한 재앙이 튀어나온 것으로 알려진 ‘판도라의 상자’에 유일하게 남겨진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희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예견’ 또는 ‘징후’라고 풀이해 좋은 일의 예측이 될 수도, 혹은 나쁜 일의 예견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진실이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 법이다. 진상을 쫓다가 희생되는 사람도 있고,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누군가에게는 재앙이 닥치기도 하며, 진실을 안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 현실은 더욱 비참할지도 모른다. 그것이 바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할지 기로에 섰을 때 따르는 딜레마인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 하나 있다면 ‘죄를 지은 놈이 그에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 아닐까. 어차피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결론이라는 건 이 세상에 없으니까 말이다. 검찰이 원하는 대로 사건은 정리되고 재판의 결론은 그에 따르기 마련이라서, 일본에서는 99.9%의 유죄판결이 난다고 한다. 참 무서운 일이다. ‘재심’ 사건을 전면에 내세운 우리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이 떠오르며 어느 나라이건 사람 사는 게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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