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엔의 사용법
三千円の使い方
흔히 사람들은 “천만원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또는 “일등에 당첨된다면 상금을 어디에 쓰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갑자기 많은 돈이 생긴다면? 하고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 적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3만원이 있다면 무엇에 쓰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오히려 답이 금세 떠오르지 않을 것 같다. 별 생각 없이 일상에서 다용도로 소비되는 금액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소소한 돈의 사용법이야말로 사람의 성격을 나타내는 척도이며 나아가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선택이라는 사실에 눈을 뜬다면 적어도 주머니 사정이 조금쯤은 좋아지지 않을까. 일본에서 누계 수십만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은 바로 그런 내용을 3세대 가족의 예를 들어 그리고 있다. 작가 하라다 히카原田ひ香의 2018년작인 이 소설이 2023년 1분기 드라마 「삼천엔의 사용법」의 원작이다. 새해를 열기에 매우 바람직하고도 적합한 소재가 아닐까싶다.
용돈을 받고 신이 난 중학생 미호에게 할머니 코토코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삼천엔을 쓰는 것에 인생이 결정된단다.” “…인생이 결정된다는 것은 무슨 뜻이야...?” 그리곤 그 대화를 깨끗이 잊어버린 채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미호. 본가를 나와 도내의 세련된 동네에서 자취를 하며 취업과 연애도 순조로운데다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무엇 하나 부러울 게 없는 생활을 누리고 있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변화를 예고하는 먹구름이 찾아든다. 동경하던 선배가 병으로 회사를 그만둔 데다 남자친구 또한 의지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호는 인생의 목표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저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약을 위해 본가로 돌아간다. 3세대 가족은 화목하게 생활하고 있기는 해도 실은 제각각 인생의 기로를 맞고 있었다. 유기견 입양과 내 집 마련을 목표로 내핍생활에 돌입한 둘째딸 미호, 살림과 육아로 빠듯하지만 미래를 위해 1천만 엔을 모으려는 큰딸 마호, 정년 직전의 과묵한 남편과 황혼이혼도 뇌리를 스치는 와중에 갑자기 병 선고를 받은 엄마, 고령이지만 여전히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할머니. 저마다 고민을 지닌 여자들의 우여곡절 돈 모으기 일상이 시작된다!
<등장인물>
미쿠리야 미호: 아오이 와카나
차녀(24세). IT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그럭저럭 급료는 좋지만, 절약 등에는 무관심하고 저금은 거의 없다. 그러다 어떤 일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도 마호: 야마자키 히로나
장녀(29세). 소방관인 남편과 결혼해 외동딸이 있다. 결혼 전에는 증권회사에 근무했지만 지금은 전업주부다. ‘행복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알뜰하게 저축을 하고 있다.
미쿠리야 토모코: 모리오 유미
엄마(55세). 결혼 후 전업주부로서 두 딸을 키웠다. 버블을 겪은 세대로 도내의 변두리에 위치한 자가 단독주택에서 가족과 살고 있다. 혹시 모를 ‘황혼이혼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
미쿠리야 코토코: 나카오 미에
할머니(77세). 남편이 죽은 후 아들 집으로 들어갔다. 남편의 유산과 연금으로 생활하며 저축과 절약에 대한 의식은 높다. ‘사는 보람을 발견하기 위해’ 돈을 벌고 싶다.
미쿠리야 카즈히코: 리쥬 고
아빠. 말이 없고 집안일은 일절 하지 않는다. 여자들만 있는 집이라 뭔가 신경이 쓰인다.
이도 타이요: 호리이 아라타
마호의 남편. 고등학교 졸업 후 소방관이 되었다. 이름 그대로 태양처럼 밝은 성격.
이도 사호: 이즈타니 라나
마호와 타이요의 세 살 난 외동딸. 모두에게 귀여움을 받고 있다.
코모리 야스오: 하시모토 아츠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전 세계를 방랑하며 살고 있는 남자. 미워할 수 없는 미소를 지닌 이웃으로 코토코와 친해진다.
코노 치사토: 토요타 마호
토모코의 학창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전 객실 승무원
하세가와 다이키: 나카타 케이스케
미호와 학창시절부터 사귀고 있다. 상사에 근무
쿠로후네 스코: 안 미카
절약 어드바이저로 TV에도 출연하는 인기 파이낸셜 플래너.
오다 마치에: 사카이 와카나
미호가 근무하는 회사 선배. 매사에 눈치가 빨라 사내 신뢰도 두텁다.
야마시타 아키라: 카나이 히로토
미호 회사 선배. 악의는 없지만 좀 귀찮은 성격.
미나미야마 요이치: 오자키 우소
미호의 상사인 부장. 차분하고 포용력이 있다.
타나카 켄지: 나가토모 이쿠마
미호의 동료. 야마시타의 일에 끌려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라다 에이코: 모리타카 아이
미호의 동료. 정시가 되면 바로 퇴근한다.
요즘 같은 시대, 누구나 흥미를 갖고 있을 ‘절약’과 ‘저축’을 주제로 세대별 여성들의 삶을 그리고 있는 이야기에서 무한한 공감을 얻게 된다. 작심삼일이 되기 딱 좋은 절약생활, 할머니는 일단 ‘하루에 100엔씩 저금하기’를 실천해보라는 조언을 남긴다. 과거 ‘용돈 3천엔’이라는 금액에는 그런 비밀(?)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도 자주 시도해보는 일이다. 하루 500원 저금하기, 하루 천원 아끼기, 매일 남은 동전 저금통에 넣기, 등등.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라 간단할 것 같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결코 쉽지 않은 목표라는 걸 알게 된다. 잊어버리기 일쑤인데다 모아봤자 얼마 되지도 않잖아 하는 생각에 열의가 식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액수보다는 습관에 있다는 걸 간과하지 말라는 진리를 깨우쳐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지금이 즐겁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자세로 살고 있다면 「누구나 살아가며 직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답은 결국 돈이다!」라는 섭리도 염두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드라마 속 일본의 사회는 우리와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인생을 설계하고 고비를 극복해 가기 위한 소비와 절약의 팁을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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