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쿠
大奥
에도 막부 도쿠가와徳川 쇼군의 역사를 남녀역전 시대극으로 그린 만화 《오오쿠》. 요시나가 후미よしながふみ의 작품으로 2009년 데즈카 오사무 대상을 수상한 이 인기작은 당시 드라마와 영화로도 사랑을 받았는데, 10년이 지나 다시금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오오쿠大奥’란 에도성에서 쇼군가의 자녀나 정실, 하녀 등이 거처하는 구역을 일컫는 명칭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내명부와 궁녀들이라고 보면 되겠다. 일본에서 워낙 중요한 시대인 만큼 에피소드 또한 풍부해서 여러 차례 대하사극으로 방영되기며 큰 인기를 얻었던 “오오쿠”지만, 남녀를 완전히 뒤바꾸면서 훨씬 가볍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탄생된 것이 바로 만화 《오오쿠》다. 대대로 여자 쇼군이 다스리는 가상의 에도 막부 시대, 오오쿠에는 미남 3천명이 있다는 소문이지만 실은 8백명 정도가 각자의 책무를 다하며 생활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에도 막부 3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쓰 때 ‘적면포창’이라고 불리는 기묘한 병이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 병은 “젊은 남자에게만” 감염되고, 일단 병에 걸리면 “며칠 만에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유행병이었다. 대처법도 치료법도 발견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남자 인구는 여자의 1/4까지 격감하고 일본의 사회구조는 격변했다. 남자는 씨를 얻기 위한 종마, 여자는 노동력을 담당하는 사람이 되어 모든 가업이 여자에서 여자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시기에 쇼군이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이에미쓰의 유모 ‘카스가노츠보네’는 이를 숨기고 쇼군이 밖에서 낳은 딸 치에를 오오쿠로 불러들여 대를 이을 자식을 잇고자 한다. 쉽사리 바뀔 수 있는 세계는 아니었지만 다사다망한 나날들을 거치며 3대 쇼군 이에미쓰(치에) 이후 쇼군직은 여자에게 계승되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2023년판 드라마는 3대, 5대, 8대 쇼군을 중심으로 그들의 일대기와 함께 권력을 둘러싼 오오쿠 내에서의 암투와 애정극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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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도쿠가와 이에미쓰徳川家光(홋타 마유) × 마데노코지 아리코토万里小路有功(후쿠시 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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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도쿠가와 쓰나요시徳川綱吉(나카 리이사) × 에몬노스케右衛門佐(야마모토 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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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도쿠가와 요시무네徳川吉宗(토미나가 아이) × 미즈노 유노신水野祐之進(나카지마 유토)
<주요 등장인물>
도쿠가와 요시무네: 토미나가 아이
기슈 도쿠가와 번주의 뒤를 이은 뒤 쇼군에 올라 재정난에 빠진 에도 막부를 절약과 검소를 몸소 실천하며 재건하고자 한다. 오오쿠의 역사를 기록한 “몰일록”을 통해, 남녀역전의 수수께끼를 살펴보고 ‘적면포창’의 박멸에 힘쓴다.
미즈노 유노신: 나카지마 유토
에도의 가난한 무가의 아들. 무예에 뛰어나고 미목수려하며 마음 따뜻한 성품의 청년. 소꿉친구 노부를 좋아하지만 신분 차이로 포기하고 가게에 보탬이 되기 위해 오오쿠로 들어간다. 쇼군 요시무네의 눈에 들어 첫 남자로 선택된다.
스기시타: 카자마 슌스케
오오쿠에서 일한지 10년 경력의 고참. 미즈노를 도운 인연으로 그를 보필하게 된다. 후에 쇼군 요시무네의 온후하고 근면하며 성실한 인품에 매료되어 그녀를 받든다.
이에미쓰(치에): 홋타 마유
쇼군 이에미쓰가 ‘적면포창’으로 사망하자 도쿠가와의 대를 이을 씨받이로서 오오쿠에서 자라난다. 환경 탓으로 비뚤어진 성격에 마음을 닫아걸고 폭력적인 일면이 있으나, 아리코토를 만나 그의 깊은 애정에 의해 성장해간다.
마데노코지 아리코토: 후쿠시 소타
공가 출신의 승려. 사려 깊고 온화하며 지성과 미모 모든 것을 지닌 남자. 카스가노츠보네의 책략에 휘말려 환속당해 이에미쓰의 측실 ‘오만’이 되며, 그녀의 상처 입은 마음을 열고 깊은 사랑을 맺는다. 후에 오오쿠의 총책임자가 되어 기반을 쌓아간다.
카스가노츠보네 : 사이토 유키
죽은 3대 쇼군 이에미쓰의 유모. 오오쿠의 실질적인 창설자. 전란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평화로운 세상을 강하게 염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쇼군의 죽음을 숨기고 몰래 대를 잇게 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판단 하에 치에를 강제로 데려오고 오오쿠를 남성 중심으로 바꾼다.
도쿠가와 츠나요시 : 나카 리이사
3대 이에미쓰의 딸로 미모와 교양을 겸비한 5대 쇼군. 정치에 의욕적이고 쇼군의 권위를 높이고자 하지만, 외동딸을 잃은 후로는 아이를 낳는 데만 전념하게 된다. 여쇼군으로서 도쿠가와 가문의 숙명에 지쳐가던 중 에몬노스케와 마음이 통하게 된다.
에몬노스케 : 야마모토 코지
가난한 공가출신. 학문을 갈고 닦았으나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상심해있던 중 쓰나요시의 사람에게 불린 것을 계기로 오오쿠에 들어간다. 남녀관계보다는 권력을 원해 아리코토 이후 공석으로 있던 총책임자 ‘오오쿠 소오토리시마리’로 취임한다.
케이쇼인 : 류 라이타
원래 아리코토 소속의 시종으로 에도에 방문해, 함께 오오쿠에 입성했다. 그 후, 이에미쓰의 측실이 되어, 츠나요시의 아버지가 된다. 아리코토의 뜻을 이어받아 도쿠가와의 대를 이을 후손을 낳으라고 딸을 압박한 탓에 그 집념이 악법을 낳게 된다.
8대 쇼군 요시무네 등장부터 시작해 과거의 기록을 돌아보며 여자쇼군이 첫등장하게 되는 3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요시무네 역을 맡은 토미나가 아이의 특이한 매력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강렬하게 마음을 잡아 끈 것은 짧은 출연에도 ‘오오쿠’라는 곳과 시대상을 회오리치듯 흥미진진하게 보여준 미즈노 역의 나카지마 유토였다. 연출, 각본, 연기 3박자가 합을 맞추어 연속드라마의 키를 쥐고 있는 1화의 맡은 바 책무를 그야말로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고 본다. 캐릭터의 중요도나 외모는 3대의 커플이 높을지 모르나 극의 활력 면에서는 1화 쪽이 강하다. 그로인해 2화, 3화로 계속 이끌리며 보게 되는 이 작품, 끝까지 선방하길 바란다.
원작만화 - 요시나가 후미よしながふみ 「大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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