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점 대상
本屋大賞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에서 일하는 서점원들이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을 뽑는 것이 바로 서점대상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된다는 건 읽을 만한 작품이라는 걸 인정받는 셈이다. 한권이라도 더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 자신이 받은 감동이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 재미있고 좋은 소설이 널리 퍼져서 아쉽게 묻히고 스러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긴 상이라 할 수 있겠다. 해마다 열권의 신간작품이 후보에 오르고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의 투표에 의해 등수가 매겨진다. 정서의 차이나 제반 문제로 모두 국내에 번역 출간되지는 않지만 여느 문학상에 비해 대중적인 소설이 많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선정되었는지 간단히 살펴보자면 희망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따스한 작품과 재기발랄한 미스터리가 적절히 섞여 있다.
▼
폭탄 爆弾
고 가쓰히로(오승호) 呉勝浩 | 講談社 (2022/4/20)
얼빠져 보이는 중년 남자가 사소한 상해 사건으로 경찰서로 연행됐다. 그저 술 취한 사람이라고 얕잡아 보는 경찰에게 조사를 받던 남자가 10시에 아키하바라에서 폭발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 직후 아키하바라(秋葉原)의 폐건물이 폭발하고, 게다가 남자는 다음 폭발을 태연하게 고한다. 설마, 진짜? 경찰은 연이은 폭발을 멈출 수 있을까? 폭탄마의 악의에 전율하는 논스톱 미스터리. 2023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1위. 2023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1위. 제163회 나오키상 후보작.
▷ 고 가쓰히로(오승호) 呉勝浩
1981년생. 재일 교포 3세. 2015년 《도덕의 시간道徳の時間》으로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 제73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이자 제41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제162회 나오키상 후보작인 《스완スワン》이 대표작이다.
<국내 출간작>
· 도덕의 시간 道徳の時間
· 라이언 블루 ライオン・ブルー
· 스완 スワン
▼
달이 뜨는 숲에서 月の立つ林で
아오야마 미치코 青山美智子 | ポプラ社 (2022/11/7)
오랫동안 근무한 병원을 그만둔 전직 간호사, 뜨지 못하면서도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연예인, 아내랑 딸과의 관계가 변화하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이륜자동차 정비사, 부모 슬하에서 떠나 빨리 자립하고 싶은 여고생, 일이 순조로워짐에 따라 오히려 가족과의 균형이 고민되는 액세서리 작가. 좌절하던 일상에서 그들의 귀에 들려온 팟캐스트. 달에 관한 이야기에 마음이 이끌리며 새로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 아오야마 미치코 青山美智子
1970년생. 2020년 데뷔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木曜日にはココアを》로 제1회 미야자키책 대상을 수상했다. 3년 연속 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 《도서실에 있어요お探し物は図書室まで(2021 2위)》, 《적색과 청색과 에스키스赤と青とエスキース(2022 2위)》
<국내 출간작>
·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木曜日にはココアを
· 월요일의 말차 카페 月曜日の抹茶カフェ
·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 猫のお告げは樹の下で
· 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 鎌倉うずまき案内所
· 도서실에 있어요 お探し物は図書室まで
▼
방주 方舟
유키 하루오 夕木春央 | 講談社 (2022/9/8)
대학시절 친구들과 사촌형과 함께 산속 지하건축을 방문한 슈이치는 우연히 만난 세 가족과 함께 그곳에서 밤을 보내게 됐다. 다음날 새벽, 지진이 발생해 문은 바위로 막히고 물이 유입되기 시작해 머지않아 수몰될 사태에 처했다. 그런 참에 살인이 일어났다. 누군가 한 사람을 희생하면 탈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범인이 제물이 되어야한다. 시한까지 약 일주일. 9명 중 살인범을 찾아야 한다.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 유키 하루오 夕木春央
1993년생. 2019년 《교수상회의 후계자絞首商會》로 제6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데뷔.
▼
너의 퀴즈 君のクイズ
오가와 사토시 小川哲 | 朝日新聞出版 (2022/10/7)
생방송 TV프로그램 「Q-1 그랑프리」 결승전에 출전한 퀴즈 플레이어 미시마 레오는 아직 한 글자도 읽지 못했는데 상대 선수가 문제를 풀고 우승을 차지하는 불가해한 사태를 의아해한다. 도대체 그는 어떻게 정답을 맞힐 수 있었을까? 진상을 해명하기 위해 한 문제씩 되짚어가다 자신의 기억까지도 파헤쳐보는 미시마. 놀라운 수수께끼를 푸는 미스터리 엔터테인먼트로 재기가 넘쳐나는 퀴즈소설이다.
▷ 오가와 사토시 小川哲
1986년생. 2015년 《유트로니카의 이쪽ユートロニカのこちら側》으로 제3회 하야카와SF콘테스트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 2017년 《게임의 왕국ゲームの王国》으로 제31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수상, 2022년 《지도와 주먹地図と拳》으로 제168회 나오키상 수상
▼
소라 밥 宙ごはん
마치다 소노코 町田そのこ | 小学館 (2022/5/27)
소라에게는 키워주는 엄마와 낳아준 엄마가 있다. 엄할 때도 있지만 애정이 가득한 엄마 카자미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약하며 어른답지 않은 점이 매력적인 엄마 하나노다. 두 엄마가 있다는 건 ‘최고의 행복’이었다. 그러다 하나노와 살게 되며 돌보지 않는 엄마에게 불만이 가득한 생활을 하던 소라에게 상가 비스트로에서 일하는 사에키가 손을 내밀어 준다. 소중한 레시피가 쌓이며 점점 따뜻해지는 이야기.
▷ 마치다 소노코 町田そのこ
1980년생. 2016년 데뷔 후 첫 장편소설 《52헤르츠 고래들52ヘルツのクジラたち(2021 1위)》로 2021년 제18회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했다. 3년 연속 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 《별을 뜨다星を掬う(2022 10위)》
<국내 발간작>
· 52헤르츠 고래들 52ヘルツのクジラたち
▼
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光のとこにいてね
이치호 미치 一穂ミチ | 文藝春秋 (2022/11/7)
낡은 단지 귀퉁이에서 그녀와 만났다. 그녀와 나는 모든 것이 달랐다. 입는 것도 먹는 것도 사는 세상도. 하지만 왠지 그녀가 웃으면 나도 웃는 얼굴이 되었고, 그녀가 울면 나도 슬퍼졌다. 그녀에게 이끌렸던 그날부터, 참혹한 현실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 계속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순간의 행복이 영원하길 빌었다. 운명에 이끌리고 운명으로 갈라지는 만남을 그린 감동의 걸작.
▷ 이치호 미치 一穂ミチ
1978년생. 2008년 데뷔 후 주로 BL 중심으로 활동. 《예스, 노 또는 반반イエスかノーか半分か》은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되었다. 2021년 주목을 받은 작품 《스몰월즈スモールワールズ(2022 3위)》에 이어 두 번째로 서점대상 노미네이트.
<국내 출간작>
· 오늘은 안녕 きょうの日はさようなら
▼
그대, 별처럼 汝、星のごとく
나기라 유 凪良ゆう | 講談社 (2022/8/4)
올바름에 얽매여 사랑을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살아간다. 경치 좋은 세토우치 섬에서 자란 고교생 아키미와 자유분방한 엄마의 연애에 휘둘려 섬으로 전학 온 카이. 각자 마음에 고독과 결핍을 안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고 엇갈리고 성장해 간다. 애달픈 사랑을 통해 삶의 자유와 부자유를 그려온 작가가 풀어내는 어떤 사랑 이야기. 어차피 제대로 된 인간이란 환상 아닌가. 제168회 나오키상 후보작.
▷ 나기라 유 凪良ゆう
원래는 만화가 지망이었지만 2007년 《사랑하는 에고이스트恋するエゴイスト』로 데뷔한 이래 주로 BL 소설을 집필했다. 《유랑의 달流浪の月(2020 1위)》이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과 서점대상에 오르며 3년 연속 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滅びの前のシャングリラ(2021 7위)》
<국내 출간작>
· 유랑의 달 流浪の月
· 나의 아름다운 정원 わたしの美しい庭
·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滅びの前のシャングリラ
▼
#진상을 이야기하겠습니다 #真相をお話しします
유키 신이치로 結城真一郎 | 新潮社 (2022/6/30)
현대 일본의 ‘지금’과 미스터리의 기교가 훌륭하게 융합한 주옥같은 5편을 수록한 소설집. 가정교사 중개영업맨으로서 삶의 격전을 벌이는 대학생. 딸의 원조교제를 걱정하면서도 매칭앱에 근무하는 중년남. 불임으로 고민하다 정자제공을 시작한 부부. 원격 회식으로 흥에 겨운 학생시대의 악연. 인기 유튜버를 꿈꾸는, 섬에서 자란 초등학생 4인조. 사랑스러우면서도 어리석기도 한 지금 시대의 이야기들.
▷ 유키 신이치로 結城真一郎
1991년생. 2018년 《이름 없는 별의 애가名もなき星の哀歌》로 데뷔. 2021년 본서에 실린 단편 「#확산희망#拡散希望」으로 제7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고, 2022년 《구국게임救国ゲーム》으로 제22회 본격미스터리대상에 노미네이트되며 화제에 오르고 있다.
▼
강가에 선 사람 川のほとりに立つ者は
데라치 하루나 寺地はるな | 双葉社 (2022/10/20)
카페의 젊은 점장 하라다 기요세는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연인 마쓰키가 다쳐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는다. 마쓰키의 집을 찾아간 기요세는 감춰놓은 노트를 발견함으로써, 연인이 자신에게 숨기고 있던 비밀을 조금씩 알게 된다. 「당연하다 여기는 것」에 묻혀있는 소리를 정성스럽게 풀어내는 이 작품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면서 사람으로 인해 생기는 아픔과 앞으로의 희망을 그리고 있다.
▷ 데라치 하루나 寺地はるな
1977년생. 2014년 《비올레타ビオレタ》로 제4회 포플러사 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
<국내 발간작>
· 오늘의 벌꿀, 내일의 나 今日のハチミツ、あしたの私
· 같이 걸어도 나 혼자 みちづれはいても、ひとり
▼
라브카는 조용히 활을 든다 ラブカは静かに弓を持つ
아단 미오 安壇美緒 | 集英社 (2022/5/2)
소년 시절 첼로 교실에 다니던 중 어떤 사건을 만난 이후 깊은 악몽에 시달리며 살아온 다치바나. 어느 날 상사로부터 음악교실 잠입 조사를 명령받는다. 목적은 저작권법을 침해하고 있다는 증거를 포착하는 것. 다치바나는 신분을 속이고 첼로 강사 아사바의 교습을 받는다. 스승과 동료와의 만남이, 연주하는 기쁨이, 얼어 있던 마음을 녹이기 시작하지만, 소중한 사람을 배반하는 괴로움을 어찌하랴.
▷ 아단 미오 安壇美緒
1986년생. 2017년 《텐류인 아키코의 일기天龍院亜希子の日記》로 제30회 소설스바루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 2020년 청춘소설 《금목서와 메테올라金木犀とメテオラ》로 서점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기도 했다.
2020년이 되고부터는 확실히 작가진도 달라져서 신진작가들의 약진이 주목되는 분위기다. 소개한 순서는 순전히 제멋대로 고른 것이니 개념치 마시기를... 재일교포라서가 아니라 각 방면에서 크게 화제를 모았던 만큼 '오승호(고 가쓰히로)'가 쓴 《폭탄 爆弾》의 수상이 유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1순위에 올려놓은 것이고, 만년2위라는 아쉬움을 안은 '아오야마 미치코'도 이제는 1위에 오를 순서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며, 신인이라도 쫄깃한 미스터리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현 추세를 감안하면 '유키 하루오'의 작품도 승산이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도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상화되는 최신 영미 미스터리 소설 추천 베스트5 (0) | 2023.02.17 |
---|---|
미스터리 소설 팬을 위한 필독 작가(3)- 존 르 카레 (0) | 2023.02.09 |
미스터리 소설 팬을 위한 필독 작가(2)- P. D. 제임스 (0) | 2023.01.21 |
미스터리 소설 팬을 위한 필독 작가(1)- 에릭 앰블러 (0) | 2023.01.02 |
올해의 추천도서 SF소설 베스트셀러-알라딘(2022) (0) | 2022.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