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Lyle, Lyle, Crocodile
뉴욕에서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노래하는 악어라는 동화적 상상력에 더해 귀여운 모습으로 편견을 깨는 동시에 일단 노래를 부르면 목소리가 더없이 달콤하다는 반전으로 인해 무척이나 흥겨워지는 영화다. 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 숀 멘데스가 악어의 탈을 썼다고 생각해 보라. 청량하면서도 매혹적인 보이스와 사랑스럽게 끔벅이는 눈망울의 조합에 절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게다가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 <알라딘> 등의 뮤지컬 영화를 성공시킨 작곡가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이 음악을 맡았으니, 영화를 보는 내내 날아오르다 황홀해지기를 반복한다. 이 작품의 원작은 1961년에 데뷔해 수많은 그림책을 만든 미국의 아동문학 작가 버나드 웨이버Bernard Waber의 동화로, 이후 『악어 라일Lyle series』 시리즈로 이어지며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떠돌이 쇼맨 ‘헥터’는 밋밋한 레퍼토리로 무대에서 쫓겨나기 일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새로운 아이템을 찾던 중 어느 희귀 동물 상점에서 홀로 노래에 심취해 있던 새끼 악어 ‘라일’을 발견한다. 집으로 데려온 라일은 무럭무럭 자라는 속도만큼이나 노래 실력도 일취월장한다. 하지만 함께 멋진 공연을 하면 돈과 성공을 손에 넣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푼 헥터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막상 관객 앞에 서자 라일은 그 자리에 굳어버린다. 무대공포증이 있었던 것. 담보로 잡힌 집을 잃은 헥터는 라일을 다락방에 남겨둔 채 뉴욕을 떠나버리고 1년 후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온다. 겁 많고 신경이 예민한 소년 ‘조쉬’는 놀람도 잠시, 곧 라일의 매력에 빠져들고 어느덧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엄마도, 아빠도, 마찬가지. 그러나 새벽까지 떠들썩한 그들을 이웃이 그대로 내버려둘 리가 없었다.
▷ 감독: 윌 스펙, 조쉬 고든
▷ 출연: 숀 멘데스(라일 목소리), 하비에르 바르뎀(헥터 P. 발렌티), 윈슬로우 페글리(조쉬), 콘스탄스 우(엄마), 스쿠트 맥네리(아빠), 브렛 겔맨(이웃), 리릭 허드(트루디)
외롭고 소심하던 조쉬가 자신과 같은 처지의 라일을 만나 우정을 쌓아가며 함께 성장한다는 것이 감동 포인트이지만 불편하게 보는 시각도 있는 작품이다. 공동사회에서 제멋대로 새벽까지 소음을 일으켜 놓고는 이의를 제기한 이웃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고,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걱정된다는 반응도 있는 모양이나 픽션은 픽션일 뿐, 창작의 세계까지 현실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건 너무 피곤한 자세가 아닐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다큐멘터리를 보면 된다. 진부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동화, 마법, 기적, 용기, 진심, 같은 키워드를 사랑한다면 분명 박수를 보내게 되리라. 잘생긴 배우들이 아니라서 더 친근하고, 하비에르 바르뎀의 변신에 새삼 감탄하고, 인형보다 더 귀여운 라일과 함께 웃고 즐기다보면 어느 순간 코끝이 찡해온다.
LYLE, LYLE, CROCODILE – Official Teaser Trailer (HD)
Sony Pictures Entertainment
'무비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니메이션 명작 실사 영화 ‘귀를 기울이면’ (0) | 2023.04.13 |
---|---|
살인인가, 구원인가, 영화 ‘로스트 케어’ (0) | 2023.03.08 |
히라노 게이치로 소설 원작 영화 ‘한 남자’ (0) | 2023.01.31 |
판타지 러브코미디 애니메이션 ‘금의 나라 물의 나라’ (0) | 2023.01.27 |
서점대상 수상작의 애니메이션 ‘거울 속 외딴 성’ (0) | 2023.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