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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つるかめ助産院] 오가와 이토의 츠루카메 조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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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의 치유소설 [츠루카메 조산원]은 국내에서는 ‘트리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하긴 원제목으로 하면 누가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겠냐마는 너무 동떨어진 제목이 아닌가 싶다. 조산원의 원장이 트리 하우스에 살기는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그리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날고 싶었던 마음을 담은 자유를 향한 희망 같은 장치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내게는 별다른 감상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존재였다. 제목이야 그렇다 치고 무엇보다 평소 저자의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이었다. 드라마를 먼저 본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일본 NHK에서 방영된 드라마 <츠루카메 조산원 ~남쪽섬으로부터~>의 원작이다. 오래전에 본 드라마라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일단 캐스팅은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대범하고 다정다감하면서도 장난기와 엉뚱함을 갖춘 조산원장 츠루타 카메코 역할은 ‘요 키미코’ 말고는 다른 사람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딱 맞는 이미지가 아닐까싶고, 집을 나간 남편을 찾아다니다 섬에 다다른 임신부 마리아 역의 ‘나카 리이사’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오키나와의 하트모양을 한 작은 섬에서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동안 마음속에 맺혔던 응어리가 풀어지며 점차 성장해가는 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무리 배경이 조산원이라 해도 출산 장면이 몇 번이나 반복되다 보면 질리지 않겠는가. 네 번째 아이를 낳는 세 아이의 엄마, 상상임신으로 가짜출산을 하는 여자, 아직 10대 소녀인 어린 아내의 첫출산,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리아의 출산까지, 생명의 존엄과 출산의 고통을 다루기 위함이라고는 해도 지루했다. 생각해보면 산모와 아기 모두 아무 이상 없이,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것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므로. 츠루카메란 원장인 츠루다 카메코鶴田亀子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학과 거북이라는 뜻을 지닌 つる(鶴)와 かめ(亀). 장수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일본에서는 행운을 축하하거나 빌 때 쓰는 말이라고 하니 어쩌면 운명을 타고난 인물인지도 모른다.

私だけが、特別なわけではない。
誰もが、心のどこかに傷を抱えて生きている。
나만이 특별한 건 아니다.
누구나 마음속 어딘가에 상처를 안고 살고 있다.

탯줄이 달려있는 상태로 버려진 자신의 출생을 아파하며 자란 마리아는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삶을 지탱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지만,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들여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점차 자신감을 회복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게 된 마리아는 타인에 대한 마음을 열고 먼저 손을 내미는 법을 터득한다. 누구나 상처를 안고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힘들고 괴로운 건 자신만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으니까. 자신보다 더 큰 아픔을 지닌 사람도 많이 있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어째서 남편이 가출을 하고 오랫동안 소식 한 번 없이 무엇을 하며 살다가 꿈 한번 꿨다고 용케 찾아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었지만 이 소설에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한다면 뭐 할 말은 없다.

 


[일본드라마]
츠루카메 조산원 ~남쪽섬으로부터~つるかめ助産院~南の島か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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