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7인 시즌9
刑事7人 Season9
2015년부터 시작한 드라마 《형사7인》이 어느새 아홉 번째 시즌을 맞이한 장수프로그램이 되었다. 솔직히 일본드라마에는 형사, 탐정, 변호사, 검사, 판사까지 크라임 수사드라마가 워낙 다양해서, 색다른 점도 없고 꽃미남 배우도 등장하지 않는 이 작품에 처음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진국이었다고나 할까, 특별한 묘미가 있는 드라마였다. 게다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사건과 맞물려 등장인물 개개인의 사연이 조금씩 드러나고, 캐스팅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데 있어서도 개연성을 만드는 등 짜임새가 상당히 탄탄하다. 무엇보다 시즌마다 극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일화 완결 수사드라마의 경우 대개 설정에 따라 일관된 분위기로 사건을 해결해 가는데 반해 이 작품은 시즌에 따라 느와르적 분위기를 띠는가하면 사회문제에 기인한 안타까운 현실을 고발하기도 하고, 권력 이면의 부패 등 묵직한 이슈를 다루다가도 경찰 수사에 초점을 맞춰 가벼운 템포로 사건일지를 그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그중에서도 많이 다른 색채로 시작한다. 어쩐지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뉘앙스를 마구 풍기며 모처럼 강력한 원팀이 된 수사반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최강의 팀웍을 자랑하는 신전담수사반을 뒤흔드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것은 경찰내부의 <폭로 채널>. 감찰은 7명의 멤버 중 사건관계자가 있다고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뭔가를 숨기려는 것 같은 가타기리의 묘한 언행은 균열을 예고하는 듯하다. 그런 한편으로 과거와 현재가 엇갈리며 시리즈 사상 최고로 격렬하고 애틋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건 해결의 서스펜스 요소에 더해 범죄 이면에 숨어있는 인간의 연약함과 복잡한 심리까지도 진지하게 그려내는 시리즈의 묘미는 그대로 가면서 더욱 심도 있는 드라마가 탄생할 예정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유대감이 강해지던 수사팀에 불온한 공기가 흐르고, 갈등 속에서도 한층 성장한 팀원들은 새롭게 등장하는 흉악한 범죄에 맞서 싸운다.
<등장인물>
아마기 유: 히가시야마 노리유키
고독한 프로페셔널. 사건의 사소한 위화감을 놓치지 않으며 천재적인 번뜩임으로 수사의 본질에 다가간다. 오로지 증거를 쌓고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까지 일을 단정 짓지 않는 스타일. 아내와 딸을 잃은 과거의 사건으로 흔들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려 애쓰고 있다. <비할 데 없는 정의>를 관철하는 그의 머릿속에는 인간범죄의 빅 데이터가 들어있다.
아오야마 아라타: 츠카모토 타카시
개구쟁이 형님. 관할 형사, 수사 1과, 파출소 근무를 두루 경험한 이력이 원동력이다. 경찰관이 되지 않았다면 범죄자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남자로, 나름대로의 신념 <법에 얽매이지 않는 정의>에 의해 과거의 끈을 이용한 수사를 하다 아우를 잃은 아픔이 있다. 경찰 조직에 어느새 물들어가는 자신에게 화가 나지만 조직에 대한 반골정신도 잊지는 않았다.
노노무라 타쿠미: 시라스 진
미워할 수 없는 순정파. 호기심 많고 천진난만한 성격이 화가 되었는지 일관되게 내근직을 걸어왔다. 강렬한 개성을 뿜어내는 선배 형사들을 앞에 두고 좀처럼 결과를 내지 못하는 자신에게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맹세한 ‘훌륭한 형사가 되겠다’는 약속과 자신이 본래 가진 <순수한 정의감>이 한 걸음씩이지만 형사로서 그를 성장시켜 나간다.
사카시타 로빈: 코타키 노조무
MZ세대 엘리트. 전담 수사반의 능력을 인정하고 스스로 희망해 배속돼 온 커리어 형사. 팀내 선배형사들을 존경하지만 가성비 위주의 방식은 허물고 싶지 않다. 효율을 중시해, 시간을 단축한 방법으로 진실을 찾는다는 <새로운 정의>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나 그렇게 간단치 않은 현실과의 갈등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도 팀원으로서 서서히 융화되는 중이다.
에비사와 요시키: 다나베 세이지
게임 체인저. 과거에는 배타적인 태도로 조직에서 진급하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았지만 전담수사반 멤버로서 행동을 함께하는 동안 그 안에 잠들어 있던 <고요한 정의>가 깨어난다. 주변공기를 못 읽고 눈치 없는 면도 보이지만, 가끔 그가 한 아무렇지도 않은 한마디가 막힌 수사를 바꿔놓는 방아쇠가 되기도 한다. 가타기리를 대신해 팀의 진두지휘를 맡는 일도 많다.
가타기리 마사토시: 요시다 코타로
경시청에서 가장 교활한 남자. 숱한 대실수를 저지르고도 경시청에 머물 수 있는 것은 윗선의 약점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선한지 악한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 알 수 없는 인물이자 초권력주의자. 조직의 눈치만 보는 것 같지만 실은 <확고한 정의>를 갖고 있다. 전담 수사반 설립의 장본인이면서도 운영은 마음 내키는 대로에다 늘 꿍꿍이가 있어 보인다.
도모토 슌타로: 키타오오지 킨야
메스로 진실을 해명. 대학 의학부 명예교수. 아마기의 장인. 경시청의 의뢰를 받아 사건성이 높은 시신을 사법해부하며 유체의 목소리를 줄곧 들어온 법의학의 스페셜리스트. 반세기 가까이 <불굴의 정의>로서 수수께끼에 맞서왔다. 다만 어디까지나 법의학자로서의 입장을 분별하고 있어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형사」라고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다.
야이즈 타이치: 이즈미사와 유키
감찰관. 노노무라 타쿠미의 동기.
구성원은 전 시즌과 같다. 홍일점이던 미즈타(쿠라시나 카나)가 떠나고 남자만 일곱 명이 된 것도 나름 신선한데다 그동안 부족했던 꽃미남이 둘이나 합류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는데, 구성원 모두가 기로에 서 있는 지금 상황이라면 팀의 해체로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이 시리즈의 팬으로서 많이 아쉽지만 어쩌면 그런 심리를 자극하려고 연기만 피우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그냥 극에만 집중하기로 하자. 이번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사건이 일화 완결이 아니라는 점. 과거의 사건에서 연결고리를 찾아 해결로 이끈다는 설정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벌어지는 사건에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수수께끼는 더 얽혀 들어간다. 하나의 사건이 일단락되나 싶으면 그와 관련된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하는 것이다. 누군가 뭔가를 필사적으로 은폐하려는 것처럼. 어쩌면 시즌9이 “형사7인” 시리즈 중 가장 흥미진진한 시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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