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이도 준 원작 드라마 ‘하야부사 소방단’

하야부사 소방단
ハヤブサ消防団

 

 

뜻하지 않게 시작하게 된 전원생활, 엉겁결에 가입하게 된 소방단원, 어쩌다보니 맡게 된 탐정 역할. 슬럼프에 빠진 추리소설가 미마 타로가 예기치 않게 말려들어간 시골마을은 궁벽한 외지라서 마냥 한적하고 조용할 것만 같았지만 실상은 소란스럽기 그지없는 나날이 기다리고 있었다. 코믹+추리+로맨스+전원 스토리가 펼쳐지는 드라마 《하야부사 소방단》은 <한자와 나오키>, <변두리 로켓>, <육왕> 등 수많은 인기드라마의 원작자 이케이도 준池井戸潤의 동명소설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이케이도 준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이미 기대감이 상승하는 바, 역시 빠른 템포와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50여분의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간다. 주로 은행이나 기업을 소재로 도시의 비즈니스 관련 이야기를 다루던 작가의 기존 작품과는 달리, 산속 작은 마을로 무대를 옮겨 연쇄 방화와 살인 사건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전개되기에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주연을 맡은 배우 나카무라 토모야까지 히트 메이커가 뭉친 전율의 미스터리, 여름을 겨냥한 기대작이라 하겠다.

 

 

 

 

미스터리 작가 미마 타로는 슬럼프 초기 단계인지 좀처럼 글이 잘 써지지 않아 고민하던 중 산간 마을 “하야부사 지구”를 방문하기로 한다.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이후 방치되어 있던 시골집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는데, 하야부사의 풍요로운 자연에 마음이 사로잡혀 이곳으로 이주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삭막한 도시생활과 원고마감에 쫓기며 점점 지쳐가던 타로가 새삼 발견한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어릴 때 함께 놀았다며 찾아온 또래의 청년을 따라 간 회식자리에서 마을의 「소방단」에 가입할 것을 권유받은 타로는 일단 거절했으나, 그 직후 벌어진 화재사건에 출동한 소방단의 필사적인 소화활동을 보고는 심경의 변화가 생긴다. 그렇게 입단하게 된 소방단은 마을의 자경단과 같은 것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멀리서 와야 하는 소방차 대신 초기 진압에 나서고, 평소에는 마을 행사에서 안전 관리 같은 일을 맡는다고 한다. 연일 갓 입단한 소방단 훈련에 끌려 나가는 피곤하고 고달픈 나날을 보내는 한편으로, 마을에서 돌고 있는 연쇄 방화 사건에 대한 소문에 타로는 뭔가 미심쩍은 기분이 든다. 인구도 많지 않아 모두 이웃사촌처럼 지내는 하야부사 지구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

<등장인물>

 

미마 타로: 나카무라 토모야
30세에 미스터리 작가의 등용문이라고 하는 “아케치 코고로상”을 수상하고 장래가 촉망되었으나 이후 좀처럼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생활을 위해 신작 연재 중인 신진 작가. 도시 생활에 지친 끝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연고지 “하야부사 지구”로 이주해 왔다. 사교성 부족에 어눌한 성격이지만 마을 소방단에 입단하면서 소동에 휩쓸려 들어가고 작가다운 추리를 시작한다.
후지모토 칸스케: 미츠시마 신노스케
하야부사 소방단 단원. 공무점 근무. 나이가 비슷한 타로와 금방 친해진다. 밝은 성격에 쾌활하고 낙관적이다. 태어나고 자란 하야부사 지구 밖으로 나간 적이 지금까지 거의 없다. 그만큼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해 연쇄 방화범을 잡기 위해 분투한다.
야마하라 겐사쿠: 나마세 카츠히사
하야부사 소방단 부장. 본업은 임업을 경영하고 있다. 과묵하고 강경한 태도로 위압감이 있어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는 분위기를 풍기지만 소방단의 고참으로서 후배들도 잘 돌본다. 하야부사를 덮치는 이변을 재빠르게 깨닫고 타로와 함께 진상규명에 나선다.
미야하라 이쿠오: 하시모토 쥰
하야부사 소방단 분단장. 양계장 경영. 초등학교 동급생인 겐사쿠와는 오랜 세월에 걸친 견원 사이로, 지기 싫어하는 성격에 욕도 잘하고 무서운 게 도통 없다. 단원들에게도 엄격하지만 정작 소화활동에 임하게 되었을 때는 가장 의지할 수 있는 남자다.

 

 

 

모리노 요스케: 카지와라 젠
하야부사 소방단의 부분단장으로 동사무소 토목과 근무. 소방단 내에서는 중간 관리직적 존재. 싸우기만 하는 겐사쿠와 이쿠오 사이에 끼어들어 중재하는 일이 잦아 부분단장 직함을 받게 되었는데, 어쩐지 잡다한 허드렛일까지도 떠맡고 있다.
도쿠다 쇼고: 오카베 타카시
하야부사 소방단 반장. 의류판매점 “잇토쿠도”의 2대째 점주. 혈기왕성한 소방단 중에서는 보기 드문 인텔리 타입. 취미는 골동품 수집으로 인터넷 채널도 갖고 있다. 마음이 약하고, 본때를 보여줘야 할 순간에는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고 만다.
다치기 아야: 카와구치 하루나
미마 타로보다 조금 전에 도쿄에서 하야부사 지구로 이주해 온 영상 디렉터. 시골 마을에서는 유난히 눈길을 끄는 세련된 미모의 소유자. 현재는 영상관계 전문학교의 강사를 맡는 한편, 하야부사 지구를 PR하는 마을 부흥 드라마 기획을 시작해 활동하고 있다.
마나베 아키미츠: 후루카와 유타
태양광 발전 기업 “루미나스 솔라” 영업 스탭. 솔라 패널의 보급을 목적으로, 하야부사 지구를 돌고 있어,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타로에게도 소유한 토지를 태양광 발전에 이용하라며 접근해 온다. 태도가 부드러운 호인이지만 타로는 의혹을 느낀다.

 

 

 

나카야마다 히로시: 야마모토 코지
도쿄의 출판사 편집자로, 타로를 담당하고 있다. 쓸데없이 잡학에 밝아서 호기심이 왕성하다. 타로가 하야부사로 이사하자 미팅을 핑계로 자주 놀러 온다. 하야부사에서 일어난 사건에 흥미를 보이며 자신의 커넥션을 활용해 타로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가쿠 다케히코: 후쿠다 덴큐
하야부사 지구 마을사람들의 쉼터인 선술집 「이자카야 산가쿠居酒屋サンカク」의 점주. 하야부사소방단 협력단원.
에이코: 무라오카 노조미
하야부사 지구에 사는 초로의 여성. 남편을 잃은 이후 큰 저택에 혼자 살고 있다.
야마하라 노부코: 코바야시 료코
수수께끼의 여성. 타로의 집 헛간에서 발견된 옛날 앨범에 그녀의 사진이 남아 있었다.

 

 

 

에니시 타스쿠: 마로 아카지
하야부사 지구의 중심부에 산문을 두고 있는 절의 주지. 주민들의 인망도 두텁다.
무라오카 신조: 가네다 아키오
하야부사 지구가 속해있는 야오로즈八百万 마을의 촌장. 왠지 하야부사 지구를 싫어하고 있어 소방단과는 사사건건 부딪친다.
나미카와 시즈오: 오오와다 바쿠
하야부사 지구의 주민. 길을 잃은 타로를 안내해 준 친절한 인물. 1화 게스트.
야마하라 히로키: 이치노세 와타루
하야부사 지구의 주민. 어릴 때부터 소행이 나빴다. 현재는 주지의 가르침을 통해 갱생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주민들에게는 거북한 존재.

 

 

 

 

 

깊은 산속 작은 마을에 꿈틀거리는 거대한 음모란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지, 미마 타로의 활약상을 보는 재미와 더불어 개성 넘치는 마을 사람들이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도 그럴 것이 출연배우진만 봐도 하나같이 베테랑급으로, 보통은 혼자서도 너끈히 중심을 끌고 가는 사람들이 하나도 아니고 여럿이 함께 소방단을 꾸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뭔가 수상쩍은 연기를 피우는 마을 주민들까지 궁금증이 폭발하는 가운데 하야부사 마을의 아름다운 전원 풍경이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스산한 분위기가 감도는 미스터리라고는 해도 밝은 배경과 가벼운 유머가 곁들여있으므로 감상하는 동안 찜찜함이나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2023년 3분기 드라마를 꼽으라면 단연 이 작품이 순위에 오르지 않을까싶다.

 

 

사진이 뭔가 스포일러가 되는 게 아닐까싶은 구도이지만, 오히려 더 궁금해지는 효과도 크다

 

드라마 <하야부사 소방단> 공식사이트

 

 

이케이도 준池井戸潤의 원작소설 <하야부사 소방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