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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추천

색다른 판타지 힐링 음식드라마 ‘텐구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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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구의 부엌
天狗の台所


 

 

올가을에도 역시 음식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이제는 지겹기도 하고 식상해서 모두 패스하려다 조금 색다른 느낌이 드는 작품이 있어 건져 올렸다. 《텐구의 부엌》 다나카 아이田中相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때 묻지 않은 자연에서 얻은 식재료를 마을 사람들과 나누기도 하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조용히 흘러가는 슬로우 라이프는 「삼시세끼」와도 닮은 듯싶지만 “텐구”라는 판타지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신비한 분위기를 더했다. ‘텐구天狗’라는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건 모리미 토미히코의 소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읽었을 때였다. 대체 텐구가 뭐 길래 하늘을 날아다니는가, 어떻게 생긴 요괴인가,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었는데, 한번 알고 나니 일본문화에서 갓파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전설적인 존재였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바로 텐구의 후예다. 그러나 불그스름한 얼굴에 크고 길쭉한 코를 지닌 괴물이 아니라 꽃미남이라는 것이 주요 포인트라고나 할까. 거만하고 인간을 희롱하는 마물은커녕 온화하고 착실한 젊은이가 정성껏 만드는 요리는 보는 이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뉴욕에서 살고 있는 소년 온에게 어느 날, 부모님이 폭탄 발언을 한다. 사실은 텐구의 집안이라는 것. 따라서 관례에 따라 열네 살이 되면 1년 동안 은둔생활을 해야만 한다는 것. 이를 따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마지못해 일본에 있는 형 이즈나 모토이를 찾아간 온. 마냥 전원 풍경이 펼쳐진 시골의 낯설음과 처음 보는 형과의 어색함에 당혹스럽기 그지없지만, 맛있는 집밥을 먹으며 조금씩 적응해 가기 시작한다. 텐구라고 해서 특별한 힘이 있는 게 아니라는데 실망했으나 모토이에게 날개가 있다는 걸 보고 약간의 흥분을 느끼기도 하고, 무뚝뚝한 형과는 달리 친근하게 대하는 유이와도 친해진다. 자신의 밭이나 촌락에서 자란 식재료를 사용하여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음식을 만드는 형 모토이와 살면서 소년 온은 느긋하게 흘러가는 시간과 제철 식자재를 즐길 줄 알게 되고 꽁해 있던 마음도 부드럽게 풀려간다. 

 

 

 


<등장인물>

 

이즈나 모토이: 코마기네 키이타
현존하는 텐구의 후예 중 유일하게 날개를 가지고 있다. 14세에 은둔 생활을 시작한 텐구 마을에서 계속 살고 있다. 마이페이스로 식재료와 요리에 남다른 집착을 보인다.
이즈나 온: 코시야마 케이타츠
모토이의 동생으로 부모님과 뉴욕 거주. 14살이 되자 자신이 텐구의 후예임을 알게 되고 관례에 따라 모토이와 함께 시골마을에서 살게 되었다.
아타고 유이: 시오노 아키하사
모토이와 은둔생활을 함께 한 친구. 텐구족 중에서도 으뜸가는 아타고가 혈통의 후예다. 평소에는 도시에 살다가 주말이면 마을에 온다. 형제의 좋은 이해자.

 

 

이즈나 모토이의 소년시대: 시라토리 하루토
아타고 유이의 소년시대: 이치무라 유타
히라야마 타마오: 무라야마 키라리
텐구의 후예 히라야마 가문의 딸. 온보다 1년 전에 은둔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모토이에게 동경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
무기: 카쿠타 아키히로(목소리)
모토이가의 개. 텐구의 피를 이어받았다. 열네 살이 되면 갖추어진 텐구의 힘 덕분에 온이나 모토이는 무기와 말이 통한다. 텐구의 자손을 줄곧 지켜보아 왔다.

 

 

이즈나 시키코: 아사지 요코
모토이와 온의 할머니. 모토이의 은둔생활 때는 함께 살았다. 손자를 지켜보는 좋은 이해자.
이츠노 이즈나 윌슨: 와타나베 마키코
시키코의 딸로 모토이와 온의 엄마. 자신도 14세 무렵 은둔생활을 했다. 텐구의 관례에 반쯤 어이없어 하면서도 지키고 있다.
에리스 윌슨: 하라다 다이조
모토이와 온의 아빠. 가족과 함께 뉴욕에 산다. 아내의 집안 관례에 따라 14살이 된 온을 일본으로 내보내는 자상한 아버지.
아타고 렌타로: 혼다 히로타로
텐구의 후예 중에서도 유서 깊은 가문인 아티고가 당주. 유이의 할아버지. 날개를 가진 모토이를 자신의 감시 하에 두려고 한다.

 

 

 

풍광 좋은 시골 일본 가옥을 비롯해 계곡물과 논두렁길 등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텐구 형제와 그 동료들의 환상적이고 맛있는 슬로우 라이프가 시작된다. 고즈넉하면서도 싱그러운 자연에서의 생활은 도시 사람들에게는 늘 동경의 대상이다. 물론 막상 시골에서 살게 되면 상상했던 것과는 많은 차이를 느끼는 일도 빈번하겠지만, 좋은 것만 보여주는 화면 속 슬로우 힐링 라이프는 역시 로망이 아닐 수 없다. 계곡물을 길어와 장작불로 갓 지은 밥으로 만든 주먹밥, 밭에서 수확한 열매로 담근 시원한 음료, 싱싱한 야채를 곁들인 따뜻한 요리. 확실히 정성이 깃든 맛있는 음식에는 사람의 마음을 너그럽고 푸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툴툴거리면서도 시키는 대로 다 하는 소년 온의 귀여움과 함께, 리얼한 자연의 풍경과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주는 힐링 시간은 짧지도 길지도 않아 딱 좋다.

 

드라마 <텐구의 부엌> 공식사이트

 

 

다나카 아이田中相의 원작만화 <텐구의 부엌天狗の台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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