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아리스
厨房のありす
자폐 스펙트럼증 요리사라는 조금 색다른 주인공을 중심으로 그려가는 애틋하고 따뜻한 하트풀 스토리. 어떤 인터넷뉴스에서 국내드라마의 표절이라는 기사를 보았으나 그렇게 따진다면 주인공에게 자폐증상이 있다면 모두 표절인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엄청난 양의 특수한 용어로 가득한 대사를 소화하는 동시에 특별한 모습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에게는 상처를 주는 소리지 싶다. 드라마 《주방의 아리스》의 주인공, 즉 아리스는 요리도 잘하지만 화학에 특별한 재능을 지는 인물이다. “요리는 화학입니다”가 입버릇인 그녀의 식당에서는 사람의 기분이나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요리를 내놓는다. 이 작품의 특징은 요리나 먹방에 초점을 맞춘 흔한 음식·미식 드라마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이해나 믿음 같은 관계성에 힘을 싣는다는 점과 과거의 어떤 사건에 대한 미스터리가 얽혀 들어가며 흥미를 돋운다는 점이다. 놀라울 정도로 맛있는 밥을 짓는 천재 요리사 아리스. 그녀와 살고 있는 자상한 아버지, 어릴 때부터 그녀를 지켜온 친구, 그리고 그녀의 요리점으로 굴러들어온 수수께끼 청년이 서로의 장단점을 메우고 서로를 지지하며 따스한 말과 음식으로 인연을 엮어가는 이야기로, 각본은 다재다능한 타마다 신야가 쓴다.
코세이는 아르바이트 전단지를 보고 식당에 들어선다. 아무도 나와 보지 않는 텅 빈 식당에서 그만 깜박 잠이 든 그의 앞에 살그머니 한 끼 식사가 놓인다. 주방에 있던 아리스가 피곤해 보이는 그를 위해 준비한 것. 마침 아리스의 친구이자 홀 담당 카즈사가 들어서고 우여곡절 끝에 첫인상 면접에 통과한 코세이는 입주 아르바이트 홀 스탭으로 고용된다. “메뉴 없음. 요리는 주방장 마음대로”라는 독특한 컨셉의 식당이지만 이곳에서 밥을 먹은 사람들은 모두가 만족하며 이후 단골이 된다. 아리스가 대학교수인 아빠 신고와 둘이 살고 있는 집에는 그녀만의 특별한 규칙으로 가득해 코세이는 정신을 차리기 힘든 상황에 놓이지만 조금씩 맞춰가고자 노력한다. 낯선 청년과의 동거를 우려하던 신고도 코세이의 이해하려는 모습에 안도하고, 생활은 자리를 잡는가 싶었는데, 각자에게는 말 못할 사정과 어떤 비밀이 있는 듯하다.
<등장인물>
야에모리 아리스: 카도와키 무기
작은 요리점 「아리스의 멋대로」의 점주. 자폐 스펙트럼증의 특성 때문에 고집이 세고 의사소통은 서투르다. 하지만 경이로운 기억력의 소유자로 특히 좋아하는 화학에 대해서는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 식재료의 영양소나 조리 공정을 화학식이나 화학 변화로 이해한다.
사카에 코세이: 나가세 렌
입주 아르바이트 홀 스탭. 무뚝뚝하고 퉁명스럽지만 근본은 착하다. 아리스의 행동이나 언행에 당황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 재능이나 한결같음에 점차 끌리고 지지하게 된다.
야에모리 신고: 오오모리 나오
대학에서 유기화학을 가르치는 교수. 미혼에 게이로 실은 아리스의 친부는 아니지만 깊은 애정으로 키워왔다. 이전에는 대기업 제약회사·고조 제약에서 연구를 하는 화학자였다.
미츠자와 카즈사: 마에다 아츠코
아리스의 소꿉친구이자 유일한 친구. 근처 「미츠자와 공무점」의 외동딸로, 어렸을 때부터 기도 세고 싸움도 강했지만, 마음씨는 상냥하며 아리스를 왕따로부터 지켜내 왔다.
고조 마키코: 키무라 타에
고조제약 CEO의 딸. 연구개발 담당 이사로 신약 개발에 열정을 쏟는 신약 개발자이기도 하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신고의 옛 동료이자 아리스의 과거를 알고 있다.
고조 세이지: 하기와라 마사토
고조 마키코의 남편. 곧 고조제약의 CEO로 취임한다. 원래는 아내와 신고의 동료로 창약화학자였지만, 현재는 사위로서 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온화하고 스마트한 사업가.
고조 미치타카: 키타오지 킨야
일본 굴지의 대형 제약회사 고조제약의 CEO. 곧 사위인 세이지에게 CEO 자리를 물려주고 회장에 취임한다. 창업 250년의 고조제약을 지키는 것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하고 있다.
고조 미치코: 쿠니나카 료코
아리스의 친엄마. 고조제약 CEO의 둘째딸. 고조제약의 연구원으로 언니인 마키코나 신고, 세이지와도 동료였다. 천재적인 신약개발 화학자였지만 25년 전 연구소 화재로 사망했다.
토시마 아키오: 타케자이 테루노스케
코세이의 아버지. 이미 타계했다. 원래 고조제약의 연구원으로 신고의 연인이었지만, 주위에 커밍아웃하지 못하고 여성과 결혼했다. 마음씨 착하고 그만큼 상처받기 쉽기도 하다.
미츠자와 킨노스케: 다이토 슌스케
카즈사의 남편. 카즈사의 친정 「미츠자와 공무점」의 사위로 솜씨가 좋은 목수. 애처가로 생각한 것이 바로 입 밖으로 나오는 등 단순함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미츠자와 죠이치로: 미나가와 사루토키
카즈사의 아버지. 「미츠자와 공무점」 사장. 어렸을 때부터 카즈사에게 “아리스를 지켜줘라”라고 가르치는 등, 25년간 야에모리 부녀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지해 왔다.
미츠자와 아키코: 아나미 아츠코
카즈사의 어머니. [미츠자와 공무점] 전무. 누구에게나 상냥한 확실한 사람. 보살핌을 잘하는 성격으로 옛날부터 신고의 육아를 도와주며 아리스네 가족을 지원해 왔다.
미쿠니야 유사쿠: 마에하라 미즈키
아리스와 카즈사의 소꿉친구. 아리스가 야채를 구입하는 슈퍼의 점장. 지금은 고지식한 사람이지만 골목대장이던 어렸을 때 아리스를 괴롭혔던 일로 아직까지 외면 받고 있다.
미츠우라 모모카: 오오토모 카렌
신고가 근무하는 대학의 유기 화학 연구실에 출입하는 거래처 영업사원. 코세이의 학창시절 동급생으로 호의를 베풀고 있다. 여성적이며 밝고 사교적인 성격의 소유자.
오무라 에이타: 호리노우치 사토시
신고의 연구실 소속 대학생. 레오의 연인. 질투심이 많고 소녀스러운 성격.
야마구치 레오: 타치바나 유키
신고의 연구실 소속 대학생. 같은 게이인 신고에게 연애 상담을 한다. 쿨하지만 상냥하다.
얼마 전에도 요리사 역할을 맡았던 카도와키 무기. 선과 악, 순수함과 괴짜, 고전과 현대, 양면적인 분위기의 신비하면서도 지적인 매력과 함께 확실한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이지만 이번 역할은 또 다른 도전이었으리라. 어떤 역이든 찰떡같이 소화하는 그녀와 합을 맞추는 상대역은 요즘 미남 랭킹 상위권에 상주하는 인기배우 나가세 렌이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무표정 속에서 배어나오는 따뜻함에 얼었던 마음도 흐물흐물 녹아버릴 것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게다가 주연일 때보다 조연일 때 더 빛이 나는 배우 마에다 아츠코와 늘 안정적인 신뢰감을 주는 배우 오오모리 나오까지 탄탄한 출연진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어느 정도의 강박증은 이해한다해도 일주일 루틴으로 색깔까지 정해진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피곤하고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사람과의 동행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도 기꺼이 그들 곁에서 지지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데, 사람 사는 세상의 온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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