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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노트

요시자와 료 & 요코하마 류세이, 영화 ‘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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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国宝


 

 

제목처럼 국보급 외모를 소유한 배우 요시자와 료와 요코하마 류세이를 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울 일인데, 사실 그들은 꽃미남이라는 수식어가 우선시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연기력을 지닌 실력파 배우로 유명하다. 영화 <국보>는 두 청년이 가부키歌舞伎 배우로서 예능의 길에 인생을 바치는 모습을 그린 휴먼 드라마로, 이상일 감독이 <악인>, <분노>에 이어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했다. 작가 자신이 직접 3년간 가부키의 검은 옷을 입고 분장실에 들어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혼신을 쏟아 부어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 결과 걸작소설이 걸작영화를 낳았다. 이야기는 야쿠자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가부키 배우의 집에 인수되어 격동의 삶을 살아간 주인공 기쿠오의 50년을 그린 장대한 일대기다. 주인공·기쿠오를 요시자와 료, 일생에 걸친 라이벌·슌스케를 요코하마 류세이, 기쿠오를 인수하는 가부키 배우·한지로를 와타나베 켄, 한지로의 아내·사치코를 테라시마 시노부, 기쿠오의 연인·하루에를 타카하타 미츠키가 연기했다. 그야말로 화려하기 그지없는 캐스팅이다.

 

 

 

장차 나라의 보배가 될 남자는 야쿠자 가문에서 태어났다. 15세 때 항쟁으로 아버지를 잃고 천애고아가 되고 만 기쿠오. 세상에 없는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소년의 타고난 재능을 간파한 가미카타 가부키 명문의 당주·하나이 한지로는 그를 인수하고, 기쿠오는 뜻하지 않게 가부키의 세계로 뛰어들게 된다. 거기에는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으니, 한지로의 친아들로 태어나 장래를 약속받은 도련님 슌스케와 형제처럼 길러진다. 정반대의 혈통을 이어받아 성장도 재능도 다른 두 사람. 친구로서, 라이벌로서 서로 경쟁하며 기예에 청춘을 바쳐 가는데, 숱한 만남과 이별이 운명의 톱니바퀴를 크게 뒤흔든다. 아무도 본 적 없는 금단의 “가부키” 세계. 핏줄과 재능, 환희와 절망, 신뢰와 배신.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장렬한 인생의 끝에 있는 “감루”와 “열광”. 무엇 때문에 기예의 세계에 매달리고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며 세계에서 단 한 사람의 존재 “국보”로 뛰어오르려 하는가? 압권의 클라이맥스가 보는 이의 영혼을 떨게 만든다.

 

 

 

일본의 주요무형문화재이며,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가부키”는 약 400년 전 교토에서 시작되어 오랜 역사를 거쳐 다양한 변화를 이루면서 일본의 전통 공연 예술로 발전해 왔다. 음악, 무용, 연극이 일체가 된 종합예술로 독특한 화장이나 무대 장치가 특징이며, 출연자는 오로지 남성만으로 이루어져 여성을 포함한 모든 배역을 연기한다. 상영시간 2시간 55분이라는 대작인데다 전통예술을 소재로 삼고 있으니 지루하지 않을까 싶은 기우가 들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호평일색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고 한다. 탁월한 연기력이 압도하는 가운데 각본, 연출, 빼어난 영상미까지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재능’을 타고 난 기쿠오와 ‘피’를 타고 난 슌스케의 대립 구조라는 설정이 가져오는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전개되는 서사와 농밀한 무대 장면, 전반적인 템포의 강약으로 인해 관객의 집중도를 흐트러트리지 않는다고 하니, 안볼 이유가 없는 듯하다. 각본은 <썸머 워즈>의 오쿠데라 사도코, 촬영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다룬 소피안 엘 파니, 미술은 <킬 빌>의 타네다 요헤이가 맡았다. 2025년 제78회 칸 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 출품.

영화 <국보> 공식사이트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원작소설 <국보国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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