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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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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작, 법정 서스펜스 드라마 ‘사건’ 사건 事件 재판이나 사법체제 등을 주제로 사건의 진상과 인간 드라마를 쫓는 법정 미스터리의 묘미는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이 치열한 승부수를 띄우는 증인심문을 비롯한 법정에서의 심리 과정이 주가 되겠으나, 한편으로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피고는 무죄인가 유죄인가 하는 긴박감에 관련자를 둘러싼 주변의 인간 군상 등 다채로운 요소를 갖추고 있는 만큼 아무리 시대가 흘러도 퇴색되지 않는 것이 바로 이 장르다. 일본 고전추리소설에도 손꼽히는 유명한 작품들이 꽤 있다. 그중 하나가 오오카 쇼헤이大岡昇平가 쓴 《사건事件》으로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제31회)’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단순한 사건인 줄 알았으나 법정에서 조금씩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는 재판과정이 치밀하게 그려지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노무라 요시타로 감독이 ..
색다른 청춘 코미디, 일드 ‘사이타마의 호스트’ 사이타마의 호스트 埼玉のホスト 제목부터가 대놓고 《사이타마의 호스트》라니, 호스트, BL, 러브멜로, 병맛코미디, 이런 종류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패스하려 했으나 잠깐 본다는 것이 한편을 끝까지 마치게 된 묘한 드라마다. 스타배우 한명 없고 빼어난 꽃미모를 자랑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싶은 출연진으로 구성된 데다 이야기도 별거 없는데 대체 뭐에 끌렸을까...? 생각해봐도 모르겠으니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하고, 우선 정보를 찾아보았다. ‘사이타마의 호스트’와 ‘사람을 신용하지 않는 여자’ 그리고 ‘어떤 비밀을 갖고 있는 가부키쵸 호스트’가 보내는 새로운 러브스토리 & 청춘코미디! 모든 것이 어중간한 호스트들과 클럽의 재건을 위해 나선 컨설턴트, 그리고 인기넘버원 호스트가 때로는 서로 부딪치고, 때로는 격려하며..
무협판타지 + 범죄수사드라마 ‘기프티드’ 기프티드 ギフテッド, Gifted 대체 제목의 “기프티드”부터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데다가, 기획의도도 장르도 관전포인트도 알쏭달쏭한 드라마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소년탐정 김전일」로 유명한 아마키 세이마루天樹征丸의 신작만화를 영상화한 것이었다. 「기프티드(GIFTED)」란 선천적으로 어떠한 분야에 대해서 특출한 재능이나 능력을 갖춘 것을 의미한다.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의미에서 Gifted라고 불리게 된 듯하다. 동명의 창작물이 미국영화도 있고, 일본의 라이트노벨도 있고, 한국의 웹소설도 있으니 아마도 나만 모르는 용어였던 모양이다. 현대 과학으로 설명 불가능한 일들을 행하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니, 상상력을 펼치기 딱 좋은 소재가 아닌가. 도카이 TV와 WOWOW가 공동제작한 드라마 《..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스페셜드라마 ‘만천의 골’ 만천의 골 満天のゴール 죽으면 별이 된다는 설은 어린아이에게나 들려줄 법한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달래기 위한 희망의 기도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스페셜드라마로 제작된 《만천의 골》은 후지오카 요코藤岡陽子의 동명소설이 원작으로, 사람의 삶과 죽음을 담담하게 그려낸 최루성 의료 소설이다. 누구나 마음에 상처를 안고 힘든 일이나 슬픈 일을 딛고 살아간다. 또한 삶의 여정, 그 어디즈음에서건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두려운가? 물론 두렵다. 그러나 삶과 죽음은 늘 함께 하는 것이므로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큼이나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 또한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모으듯 남은 날들을 금빛별로 가득 채우..
일본식 휴먼코미디 ‘슈퍼 바구니안의 내용물이 궁금한 나’ 슈퍼 바구니안의 내용물이 궁금한 나 スーパーのカゴの中身が気になる私 장바구니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생활패턴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쇼핑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바구니 속은 별로 흘깃거리지 않는 편이지만, 계산대 줄이 지루할 때면 본의 아니게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고기 구워먹으려는데 부탄가스가 떨어졌나보다’ ‘오늘 저녁메뉴는 카레라이스일까’ ‘계란 두 판, 식구가 많은가보네’ 등등의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그러고 있노라면 내 장바구니로 슬그머니 시선을 돌리게 된다. ‘남들이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이런, 내 사생활이 드러난 것만 같아...’ 뭐 켕기는 게 있는 건 아니지만, 사실 어떻게 보인다한들 생판 남남인 사이에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지 않을까 싶은데 요상한 드라마가 등장했다. 《슈..
서스펜스? 멜로? 드라마 ‘헐레이션 러브’ 헐레이션 러브 ハレーションラブ, Halation Love 올해의 3분기 일본드라마, 손쉽게 볼 수 있는 작품 중에는 영 건질 게 없는 실정이라 중도포기한 드라마가 수두룩한데 그래도 다음회가 조금 궁금해진 작품이 《헐레이션 러브》다. 도라마코리아에서는 “헐레이션 러브”이고 왓챠에서는 “할레이션 러브”이니 “Halation”, 너 대체 뭐냐...? 이는 사진건판이나 필름의 뒷면에서 반사한 빛으로 인해 밝은 부분 주위가 흐릿해져 빛의 고리 같은 모양이 생기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첫회에 그런 사진이 등장한다. 사진 찍기가 취미인 한 여대생의 평범한 일상을 그리는 듯싶다가 불온한 그림자가 드리우며 끝난 1화.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도통 예측이 안 되는 관계로 알쏭달쏭한 스타..
신본격 미스터리 소설 원작드라마 ‘노킹 온 록트 도어’ 노킹 온 록트 도어 ノッキンオン・ロックドドア, Knockin’on Locked Door 팝의 음유시인 밥 딜런Bob Dylan의 명곡 “Knockin’on Heaven’s Door”에서 이름을 따온 탐정사무소 「Knockin’on Locked Door」. 천국의 문이 아니라 잠긴 문을 두드리는 소리로 문 앞에 선 인물을 파악할 수 있다는 2인조 탐정의 이야기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소심한 나는 이제껏 한 번도 문을 쾅쾅 두드려본 적이 없으니까. 사실 노크 소리로 배달인지, 이웃인지, 잡상인인지 정도는 대략 구분이 된다. 그리고 느닷없이 울리는 벨소리에 깜짝 깜짝 놀랄 때가 많기 때문에 약속된 바 없이 문 앞에서 금방 용무가 끝날 일이라면 함부로 초인종을 꾹 누르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 뭐 그렇다는 얘기..
세 여성을 둘러싼 비밀, 일드 ‘그녀들의 범죄’ 그녀들의 범죄 彼女たちの犯罪 독신의 캐리어우먼, 부잣집 가정주부, 맡은 일에 충실한 여형사, 이 거리 어딘가에 있을 법한 그녀들. 모두들 각자 나름대로 생각하는 “보통의 행복”을 쫓으며 살아왔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180도 다른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범죄 스릴 서스펜스다.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고 드라마화되기도 한 와 극장판까지 제작된 인기 시리즈 을 쓴 요코제키 다이橫關大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극찬한 일본 추리 소설의 유망주라고 하는데 과연 어떤 치명적인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서른 전후의 세 여성이 맞닥뜨린 추악한 진실과 그녀들이 안고 있는 비밀의 실타래가 서서히 풀어지며 사건의 전말은 예상을 뒤집기를 반복하고, 평범한 줄로만 알고 있던 세계가..